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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그녀가 감히 박 도련님에게 설거지를 시키다니!

  • 그녀는 양손으로 초청장을 들고 커다란 두 눈을 깜빡거리지도 않고 박환희를 응시하고 있었다. 만약 박환희가 그녀의 생일파티에 참석한다면 그녀가 박 씨 엔터테인먼트에서의 지위는 훨씬 달라질 것이다.
  • “받으세요.”
  • 박환희는 고개를 돌려 안심하고 면을 먹고 있는 그녀를 돌아보더니 무슨 영문인지 승낙했다.
  • 집사 아저씨는 초청장을 받았지만 내심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 같잖은 여자가 어떻게 아름다운 사모님과 비길 수 있을까? 도련님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여자와 연관이 있는 거지?
  • 이 여자는 자신의 속마음을 얼굴에 다 드러내놓고 있었다.
  • “감사합니다 박 대표님. 기다릴게요.”
  • 왕시아는 큰 눈으로 현관에 있는 신발장을 가볍게 쓸어 넘겼는데 안에는 여자의 신발 몇 켤레가 놓여 있었다. 다 명품 브랜드였다. 소문에 박환희에게 몰래 결혼한 아내가 있다고 하던데 정말인 거 같다.
  • 자신이 문 앞에 이렇게 오랫동안 서있었는데 혹시 그녀가 집에 없나? 만약 집에 있다면 왜 나오지 않지?
  • 어떤 여자라도 박환희의 아내로서 여자가 집에 찾아오는 걸 듣고 진정할 수가 없을 텐데?
  • 하지만 그녀는 잘못 생각했다.
  • 안영은 이토록 침착했다. 그녀는 파전을 한 조각 먹고 그릇에 담긴 면도 다 먹고 국물까지 다 마셨다.
  • 뒤돌아서 부엌에 그릇을 놓은 뒤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박환희에게 한 마디 던졌다.
  • “여보, 이따가 설거지해.”
  • 대표님한테 일 시키는 것도 무척이나 자연스러웠다.
  • 은방울 굴리는 듯한 목소리를 들은 왕시아는 못 참고 목을 길게 빼고 보았지만 뒷모습만 보았다. 그녀는 늘씬한 몸매에 실크 홈웨어 차림이었는데 단지 뒷모습뿐이었지만 아름다웠다.
  • 더 놀라운 건 그녀는 감히 박환희 이 남자더러 설거지하라고 명령을 했다.
  • 박 대표님은 대중들의 눈에서 도도하고 수단은 단호하고 냉혹한 대표님이다.
  • 그런 그가 뜻밖에도 집에서 이런 하찮은 일을 하다니?
  • 왕시아가 놀라고 있을 때 바로 앞에 잘생긴 남자는 입술을 살짝 벌려 대답했다.
  • “응, 여보.”
  •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왕시아를 바라보았다.
  • “죄송하지만 설거지하러 가야 하는데 다른 볼일 있어요?”
  • 크게 부릅 뜬 왕시아의 눈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 “아, 없어요.”
  • 박환희는 뼈마디가 뚜렷한 손가락을 뻗어 소매를 걷어 올리고 몸을 돌려 주방으로 들어섰고, 곧이어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 왕시아는 자신이 어떻게 강송 별장을 걸어 나왔는지 모른다...
  • 박환희는 정말 집에서 설거지를 하는구나... 박환희에게 설거지를 시키는 여자라니 정말 질투가 났다!
  • 차에 올라타자 매니저는 넋이 나간 왕시아의 모습을 보고 긴장해서 물었다.
  • “안 받았어?”
  • “받았어.”
  • 왕시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 “근데 왜 기분이 안 좋아?”
  • 매니저는 눈을 깜빡거렸다.
  • “그...”
  • 왕시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만둬야지, 다른 사람한테 얘기해도 믿지 않을걸. 그녀는 아직도 자신이 잘못 들은 거라고 의심한다.
  • 저런 남자도 정말 설거지를 할까?
  • 설거지를 하고 나니 박환희 그릇 안의 면은 이미 불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의 국수를 다 먹고 파전 두 조각까지 먹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 시간을 보니 오후 3시가 넘었다.
  • 박환희는 위층에 올라가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 “저녁에 나랑 같이 비행하자.”
  • 안영은 말이 없었다.
  • 남자의 눈치를 보고 그녀는 바로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
  • “좋아! 여보와 함께라면 당연히 칼산을 오르고 불바다에 뛰어든다고 해도 망설임이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