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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환생

신의 환생

만두나와라뚝딱

Last update: 2021-12-02

제1화 아내가 바람피다

  • “나 지금 바쁘니까 당신이 아들 학부모회의에 참석해.”
  • 사해그룹 정문 앞,
  • 여준이 당직을 서고 있는데 와이프한테서 전화가 왔다. 와이프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자기 할말만 하고 끊어버렸다.
  • 끊긴 전화를 보고 여준은 쓴 미소를 보였다.
  • 최근에 와서 와이프의 태도는 점점 차가워지고 있었고 매번 그를 보는 눈빛에는 실망뿐이었다.
  • 타인은 서른이 되어야 감정 위기가 찾아 온다건만 그는 스물 여섯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서른이 된것만 같게 느껴졌다.
  •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보아니 금세 큰 비가 내릴 모양이다.
  • 아들의 학부모회의에 참석하는 여부를 떠나서라도 하교시간을 맞춰 데리러 가야한다,
  •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여준은 과장 사무실로 향했다.
  • 프런트 미녀와 노닥거리고 있던 보안부 과장 이건은 여준의 방문에 화가 났다.
  • “전 아무것도 보지 못하였으니 계속 하시죠.”
  • 여준은 말을 마치고 나가려던 찰나 프런트 미녀가 그보다 더 당황한채로 급급히 뛰쳐나갔다.
  • “들어와!”
  • 이건은 의자에 기댄채 담배에 불을 부치고는 물었다.
  • “당직을 서지 않고 사무실에 오긴 왜 온거야.”
  • 여준은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 “저…과장님,반차 휴가를 내려구요.”
  • “휴가는 왜?”
  • 이건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을 이어갔다.
  • “밖에 비오려 하기도 하고 아들 학부모 회의에 참석을 해야…”
  • “열심히 일할 생각은 안하고 게으름 피울 궁리만 하지? 네가 회사 오너야? 어?”
  • 이건은 화난채로 여준을 손가락질 하며 일어났다.
  • “양씨 집안 데릴 사위가 되어가지고 남자 체면이나 깎아 먹고. 회사에 출근 했으면 일이나 열심히 할것이지 게으름 피울 생각만 하고 아님 회사가 너희 양씨 집안인줄 알아? 오냐오냐하면서 공짜 밥이나 주게?”
  • 여준은 화가 났지만 방금전 이건의 외도를 목격한것때문에 괜히 시비를 거는거라 생각하며 참았다.
  • “저…처음으로 애 학부모 회의 문제로 휴가 내는건데요.”
  • “이 꼬락사니로 무슨 학부모회의야. 너 스스로 봐봐, 애 학부모 회의에 참석할 면목이 있기는 한거야?”
  • 이건은 언성을 높혀가며 말을 이어갔다.
  • “한해 봐봐.네가 직접 키운 경호원이지.온지 일년만에 팀장 직급 달고 승진했는데 너 봐봐 4년이 되었어도 여태 일반 경호원이잖아. 무슨 염치로 와이프고 애들 얼굴 보냐? 어떻게 살면 살수록 점점 무능할수 있어.”
  • “그만하세요!”
  • 여준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 당장이라도 이건의 얼굴에 한 방 날라고 싶었다.
  • “내가 널 건드렸어? 나한테 화내고 X랄이야. 오늘 네가 허락하던 안하던 난 휴가를 맡을거야!”
  • 여준은 화내면서 몸을 돌리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 “여준, 오늘 회사밖으로 반발자국이라도 내딛으면 넌 해고야!”
  • 이건은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무능한 놈이 감히 그에게 대들다니!
  • 여준은 멈칫 하더니 주먹을 꽉 쥐고는 문을 열고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 몇몇 경비원들이 밖에서 구경하던 중 얼굴을 굳히고 나온 여준을 보더니 모두 놀랐다.
  • 보안팀에서 제일 물러 터진 놈이 오늘 갑자기 보스에게 대들다니, 그들 모두에겐 의외였다.
  •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준은 유유히 홀밖으로 걸어나갔고, 방금전의 프런트 아가씨는 그를 쳐다보기 부끄러운지 얼굴을 푹 숙였다.
  • 여준은 자신의 스쿠터를 타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들의 유치원으로 행했다.
  • 학교에 도착하기도 전에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이내 큰비로 번졌다.
  • 하지만 그는 비를 피할 곳을 찾지 않고 비를 맞으며 유치원으로 달려갔다.
  • “선생님, 죄송합니다. 비가 많이 와서 늦게 되었습니다.”
  • 그 시각 반에서는 학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학부모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물에 젖은 개처럼 초라한 여준을 모두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 "어휴, 이분은 누구시죠. 자기 아이 학부모 회의에도 늦다니, 아이를 이토록 소홀히 대하다니, 쯧쯧."
  • “양씨 가문의 데릴사위잖아요. 여자한테 얹혀살기로 유명한 그사람 말이에요.”
  • “아, 그당시 온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분이 바로 이분이시구나, 진짜 남자들의 수치라니까요!”
  • “만약 내남편이 이 모양 이 꼴이면, 난 진작에 돌려차기 하나를 날렸을 거야.”
  • 학부모들은 너도나도 그를 풍자하고 비웃고 있었다.
  • “모두 조용히 해주세요. 여러분에게 소개하겠습니다. 이분은 양소운의 아버지 여준씨입니다. 여준씨 먼저 들어오세요.”
  • 하선생이 말했다.
  • “네.”
  • 여준은 몸의 빗물을 털고 아들 쪽으로 가서 앉았다.
  • “하 선생님, 잘못 알고 계신거 아니에요? 양소운의 아버지가 어떻게 여준이지요? 성이 양씨 여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 한 여자가 갑자기 소리높여 말했다.
  • 모두 그녀의 뜻을 이해하고 웃기 시작했다.
  • “여자한테 얹혀 사는게 그렇게 쉬운 줄 아세요. 솔직히 그는 양씨 가문이 기른 한 마리의 개입니다. 양씨 가문의 대물림을 위해 존재하는 거죠.”
  • 여준은 눈에 분노가 가득차서 주먹을 다시 쥐었다.
  • ‘오늘 무슨 날이길래 이토록 재수가 없지?’
  • 비록 예전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의 비웃음을 감당해야 했지만 오늘은 유달리 화가 났다.
  • “아빠.”
  • 이때 아들 소운이가 뒤에서 불렀다.
  • 자신의 아들이 제일 뒷줄에 홀로 덩그러니 앉아있는 것을 본 여준은 코가 찡해났다.
  • “소운아, 아빠가 미안해. 하지만 일부러 늦은 거 아니야.”
  • 여준은 소운의 곁으로 가서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미안함에 아들을 안아주고 싶었지만 이내 자신의 옷이 흠뻑 젖어있는 것이 생각나자 소운이의 머리를 쓰다듬는걸로 대신했다.
  • “아빠는 출근해야잖아요. 바쁜거 알아요. 괜찮아요.”
  • 소운이는 기특하게도 여준을 탓하지 않았다.
  • 여준의 눈가는 금새 촉촉해졌다. 고작 4살밖에 안 되는 아들은 이토록 자신을 헤아려 주는데, 정작 자신은 무능하게도 아들에게 제일 좋은 물질적 생활과 관심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여준은 마음속으로 무능한 자신을 자책했다.
  • ‘소운아, 조금만 기다려. 아빠가 꼭 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재벌2세로 만들어 줄게!’
  • 여준은 남몰래 주먹을 꽉 쥐었고, 그 모습은 마치 중대한 결정이라도 내린 듯 하였다.
  • 이어지는 학부모 회의에서 선생님은 소운이가 학업에 열중하지 않는다고 호명하였지만 여준은 딱히 마음에 두지 않았다.
  • 아들의 학업 성적이 어떠한지는 여준이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집으로 돌아간후, 양지혜는 소운의 옷이 젖어있는 것을 보고 버럭 화를 내기 시작했다.
  • “밖에 비가 오면 택시를 타고 올줄도 몰라? 꼭 애를 비 맞게 해야 돼?”
  • “쓸모 없는 놈, 택시 한번 타는 게 얼마나 한다고!”
  • 옆에 있던 잠모님 강려도 한마디 거들었다.
  • 사실 비는 멈춘지 오라다. 소운이도 젖은 원인은 오는 길에 여준이랑 붙어앉았기 때문이다.
  • 하지만 여준은 변명대신 소운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혔다.
  • “지혜야, 왕도련님께서 돈을 빌려주신대. 하지만 조건으로 네가 3일간 그와 함께 보내야 된다는 것이야...”
  • 양지혜는 얼굴색이 돌연 변하더니 눈치를 보며 방문을 닫고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 “엄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전 동의한다고 한 적이 없어요.”
  • 그들 양씨 가문은 라이벌의 함정에 빠져 당장 파산위기에 직면하였다.
  • 왕씨 가문의 큰 도련님 왕문학은 이자없이 60억을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그대신 양지혜를 콕 집어 원했다.
  • 양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든 희망을 양지혜한테 걸었다.
  • 심지어 할머니께서도 직접 와서 빌었다.
  • 그녀는 아직 응답하지 않았지만 가문의 흥망을 위해서 어느정도 마음이 흔들린 상태였다.
  • 하지만 강려가 여준이 있는 자리에서 이 말을 꺼내는 건 일부러 여준을 남감하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 “지혜야, 양씨 가문의 운명은 모두 너한테 달렸어. 꼭 가야해!”
  • 강려가 말했다.
  • “엄마, 그만해요. 먼저 회사로 가요.”
  • 양지혜는 말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 “여보, 난 일 있어서 회사에 가야해.”
  •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여준한테 말하고는 떠났다.
  • 강려도 뒤따라 나갔다.
  • 하지만 소운이에게 옷을 갈아입히던 여준의 손은 공기중에 그대로 굳어있었다.
  • 육감이 특출한 그는 양지혜와 강려의 대화를 토씨 한글자도 놓치지 않고 모두 들었던것이다.
  • 지금의 그는 눈이 충혈되었고 노기가 서려있었다.
  • 방금전 두 사람의 대화는 여준의 속을 발칵 뒤집어 놓았고, 덕분에 평정심을 찾기란 여간 어렵지 않았다.
  • 그는 양지혜한테 자신이 쓸모없는 등신이 아닐뿐만 아니라, 그녀 집안의 위기까지도 해결해줄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 그는 본래 상경 여씨 가문의 도련님이다. 신분이 존귀할 뿐만 아니라 권력과 재부를 모두 갖추었다.
  • 60억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 하지만 그는 남 모를 고충이 있었기에 양지혜에게 진실을 말할수가 없었다.
  • 8년 전, 갑작스러운 격분으로 인해 여준의 아버지는 생사불명인 상태였고, 그의 어머니는 큰어머니 손에 목졸려 처참하게 죽었다. 여준 자신도 큰어머니가 보낸 사람들한테 쫓겨 극심한 내상을 받은 몸을 이끌고 겨우 금성이라는 이 작은 곳에 피신할수 있었다.
  • 여씨 가문의 추격을 피해 8년간 그는 신분을 숨기고 금성에서 대학을 마친후 양씨 가문의 데릴사위로 들어갔다.
  • 이 모든 건 실력이 회복된 후 복수하러 가기 위함이었다.
  • 그렇기에 양씨 가문이 그토록 원하는 60억은 그에게는 껌씹기보다 더 쉬운 일이었다.
  • 그에게는 아버지가 사라지시기 전에 주신 슈퍼 블랙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 여태까지 사용하지 않은 것은 큰어머니한테 꼬리가 잡힐가 봐서였다.
  • 이건이 굴욕을 줘도, 학부모들이 비웃어도 그는 모두 감내할수 있었다.
  • 하지만 아내가 이토록 어리석은 짓을 한다는데 남편으로서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
  • “지혜야, 절대로 네가 어리석은 결정을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거야!”
  • 여준은 아들을 잘 달래고는 스쿠터를 타고 양씨 가문의 회사로 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