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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이 모든 것은 당신이 한 것 맞지?

  • “그래, 시간이 되었지. 그런데 난 지금 멀쩡하잖아? 아무 일도 없잖아?”
  • 왕문학은 얄미운 얼굴로 여준을 바라보았다.
  • 그러나 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그의 아버지가 건 전화였다.
  • 전화를 받자 스피커에서 아버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 “너 이 망할 자식, 도대체 어느 큰 인물에게 미움을 산 거야?”
  • “우리 집안이 너 때문에 망했어. 너 딱 기다려. 내가 널 직접 때려죽이지 않으면 내가 성을 간다!”
  • ‘뭐라고?’
  • 왕문학은 당장에서 망해졌다.
  • ‘이게 다 무슨 말이지?’
  • 그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달칵 소리가 나더니 전화 저편에서 씩씩거리며 핸드폰을 부수었다.
  • 곧이어, 또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 “도련님, 큰일 났어요. 지난주에 계약했던 350억짜리 대출 계약을 은행에서 긴급하게 스톱했대요!”
  • “뭐, 뭐라고? 왜?”
  • 왕문학이 비명을 질렀다.
  • “은행 쪽에서는 우리 왕씨 가문이 끝장날 것이라고 우리에게 대출을 해 주면 돌려받지 못할 것이래요!”
  • “그게 무슨 개소리야? 자기네가 망해도 우리 왕씨 가문은 망하지 않을 거야!”
  • 왕문학이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전화벨이 또 울렸다!
  • 일 초의 간격도 없이 전화가 이어서 또 걸려 왔다!
  • “도련님, 큰일 났어요. 공장 측 소방의 사람들이 우리 소방 검수가 불합격이라고 공장을 강제적으로 폐쇄하겠대요!”
  • “도련님, 공급업체 세 곳에서 우리 회사에 납품하지 않겠대요!”
  • “도련님, 회장님이 경찰서에 잡혀갔어요.”
  • “….”
  • 연이은 나쁜 소식이 전해오자 왕문학의 안색이 서서히 창백해졌다. 그는 자제하지 못하고 몸을 덜덜 떨었다.
  • 그의 이마에서도 식은땀이 줄줄 떨어졌다. 그는 겁에 질린 얼굴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여준을 바라보았다.
  • “네가… 네가 한 짓이야?”
  • “너는 겨우 데릴사위일 뿐이잖아. 너한테 어떻게 이렇게 큰 힘이 있어?”
  • 여준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 “그저께 내가 한 말 아직 기억해? 내가 말했잖아. 오늘 꼭 네가 나한테 무릎 꿇게 하겠다고.”
  • 털썩!
  • 왕문학은 두 다리가 나른해지더니 여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문자 한 통으로 순식간에 왕씨 가문을 망하게 하다니. 이 힘은 정말이지 너무 무서웠다.
  • 왕문학은 철저하게 당황했고 두려웠다.
  • 그는 이번에 상대를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아주 크게 잘못 건드린 것이다.
  • 여준이 이토록 자신의 신분을 잘 숨겼을 줄이야!
  • 그의 배후에는 왕문학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세력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 “여준아, 여준 형, 반장,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잠깐 정신이 나갔나 봐. 감히 널 몰라보고 까불었어. 제발 나한테 기회를 한 번만 더 줘!”
  • “제발 우리 집안을 살려 줘!”
  • 그는 퍽퍽 소리를 내며 미친 듯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 어찌나 세게 박았는지 이마가 까져 피가 흘러나왔다.
  • 다른 사람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 그들은 하나같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입을 크게 벌린 채, 눈앞의 이 장면을 믿을 수 없었다.
  • 여준, 한낱 데릴사위가 문자 한 통으로 그 대단한 왕씨 가문을 무너뜨렸다.
  • 왕씨 가문 도련님 왕문학은 아예 여준의 앞에 무릎을 꿇고 끊임없이 용서를 빌고 있었다.
  • 그들의 반장인 여준은 정말 그저 데릴사위인 것뿐인가?
  • 그 순간, 양지혜마저도 겁을 먹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 그녀는 뚫어지게 자신의 남편을 낯선 얼굴로 바라보았다!
  • 그랬다. 지금 그녀의 눈에 비친 여준은 매우 낯설었다!
  • 그녀는 전에 여준이 줄곧 자신한테 60억이 있다고 강조하던 것이 떠올랐다.
  • 그때, 그녀는 그 말을 믿지 않고 여준이 허세를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 그러나 지금 그녀의 마음은 씁쓸하기만 할 뿐이었다.
  • 그녀는 여준과의 5 년 동안의 사랑이 오늘 이 일을 겪은 뒤, 더 이상 예전으로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마치 엎지른 물처럼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었다.
  • 그들의 감정은 이미 금이 갔다.
  • 메울 수 없는 금이 생겼다!
  •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몹시 화가 나기도 했다.
  • 여준이 이토록 대단한 힘이 있으면서도 자신을 속인 것에 화가 났다.
  • 못난이 데릴사위를 하면서도, 매일 어머니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그는 자기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았다.
  • 이 남자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무섭고 모질었다!
  • “여준 형, 아니, 아버지라고 부를게. 아니, 할아버지라고 부를게요. 할아버지, 제발 우리 왕씨 가문을 놔주세요. 너그럽게 우리 왕씨 가문을 놔주시기만 한다면 전 앞으로 할아버지 곁에서 충성스러운 개가 될게요!”
  • 왕문학은 정말 두려웠다.
  • 태어나서부터 금수저였던 그는 어려서부터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렸었다.
  • 하지만 단번에 하늘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니 그는 적응이 되지 않았다.
  • 가장 결정적인 것은 아버지가 경찰서에 잡혀갔다는 것이었다.
  • 여준의 이 무시무시한 힘으로 말 한마디만 하면 그의 아버지는 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 게다가 감옥에서 얼마나 살 수 있을지도 여준 및 그의 배후 세력의 눈치를 봐야 할 것이다.
  • 게다가 이렇게 음모를 꾸며 양지혜에게 복수하고 여준에게 수모를 안겨 주었는데 여준이 그를 놔주기는 하겠는가?
  • 답은 부정적인 것이었다.
  • 아니나 다를까, 바로 이때, 형사들이 쳐들어왔다.
  • “누가 왕문학이지?”
  • 그중 한 형사가 물었다.
  • 왕문학은 덜컥 겁을 먹고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 가장 두려워하던 것이 드디어 왔던 것이다!
  • “아버지, 할아버지, 제발 살려 주세요. 우리가 전에 친구였던 정을 봐서 한 번만 살려 주세요. 살려만 주신다면 뭐든 다 할게요!”
  • 왕문학은 울음을 터뜨렸다. 이마의 피가 눈물과 섞여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의 얼굴은 매우 일그러져 있었다.
  • 다른 사람들도 형사들이 들어온 것을 보자 하나같이 숨소리도 크게 내지 못했다.
  • “모두 데려가서 조사해. 얼마간이라도 멍청한 짓을 한 사람이 있을 테니.”
  • 여준은 왕문학을 발로 차고 형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과 지혜를 비웃던 동창들이 아닌가?
  • 오늘, 그들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안겨 줄 것이다.
  • 여준의 말을 들은 동창들은 하나같이 안색이 급변했다.
  • 여준은 순식간에 왕씨 가문 전체를 망하게 했다. 그들은 왕씨 가문과 비했을 때, 아무것도 아니었다.
  • “여준, 준이 형, 우리가 잘못했어. 우리가 널 비웃으면 안 되는 거였어. 우리는 사람도 아니야!”
  • 많은 사람들이 사정하기 시작했다.
  • 그러나 여준은 그들의 말에 대꾸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묵묵히 서 있을 뿐이었다.
  • 형사들은 여준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여준이 이런 말을 내뱉자 그들은 순식간에 여준의 신분을 알아챘다.
  • 분명 왕씨 가문을 겨냥한 이번 행동의 주모자일 것이다.
  • 이번 일은 가장 윗사람마저도 깜짝 놀랐으니 그들은 당연히 여준의 미움을 사려고 하지 않았다.
  • “전부 데려가.”
  • 리더로 보이는 형사가 명령을 내리자 형사들은 모든 사람을 제압한 뒤, 끌고 나갔다.
  • 형사들은 양지혜를 알지 못한지라 양지혜도 제압 당했다.
  • “그 여자는 내 아내야.”
  • 여준이 덤덤하게 말했다.
  • 양지혜를 제압하던 형사는 흠칫 놀라더니 바로 양지혜를 풀어 주었다.
  • 모든 사람들이 형사들에게 끌려 나가는 것을 본 양지혜는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여준은 자기가 토한 피를 바라보고 말없이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
  • “여준!”
  • 양지혜는 이를 악문 채, 소리를 질렀다.
  • 여준은 멈춰 섰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 “이 모든 것이 당신이 한 것이 맞지?”
  • 양지혜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