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이 화나서 피를 토하는 모습을 보자 사람들은 동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더더욱 심하게 비꼬았다.
“저것 좀 봐. 이게 바로 데릴사위가 된 결과야. 자기의 여자가 남의 품에 뛰어드는 것을 보고도 어찌할 수가 없으니 피나 토하지.”
“무능력한 멍청이 같으니라고. 정말 남자의 체면을 깎는다니까. 화가 나 피를 토해도 싸지.”
“이런 놈과 동기였다니. 너무 수치스러운걸.”
“만약 내 남자가 이토록 나약하고 무능하다면 난 진작에 그를 차버렸을 거야.”
사람들이 하나같이 마음껏 비꼬았다. 그들의 시선에는 깨고소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여준을 바라보는 양지혜는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여 몹시 복잡했다.
“지혜야, 넌 항상 내가 무능력 하다고 미워하고 내가 노력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 그럼 오늘 내가 너한테 보여 줄게. 나 여준이 어떤 사람인지!”
여준은 사람들의 풍자 어린 시선을 무시하고 손을 들어 입가의 핏기를 닦았다. 그의 눈에서 매서운 기색이 느껴졌다.
그는 마치 다른 사람으로 바뀐 것처럼 그의 주위에서 풍기는 기류마저도 달라졌다.
식장의 온도가 갑자기 확 떨어진 것은 아닌지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은 이상하게 한기를 느꼈다.
양지혜는 속으로 흠칫 놀랐다. 여준이 마치 그녀가 모르는 사람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지금 여준의 모습이야말로 그녀가 가장 보고 싶었던 남자다운 모습이었다!
왕문학 등 사람들도 모두 여준의 기세에 눌려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멍청이는 어떻게 해도 멍청이지. 네가 오늘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지혜는 오늘 내 여자야.”
왕문학은 비웃는 얼굴로 여준을 바라보았다.
“자기 여자가 눈 앞에서 다른 남자가 준 반지를 끼고 다른 남자와 러브샷 하는 모습을 보는 기분은 분명 좋지 않을 거야.”
그는 앞으로 두 걸음 다가와 여준의 옆에 섰다. 그의 눈에는 매서운 기색이 서렸다.
“난 네 여자가 나와 러브샷을 마시게 할 뿐만 아니라 그녀가 세상 사람들의 초점이 되게 할 거야. 넌 그저 무능하게 보고만 있고 화를 낼 수밖에 없겠지. 너 같은 멍청이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가난뱅이일 뿐인데 무슨 수로 나한테서 여자를 빼앗겠어?”
왕문학의 눈에는 불만과 가소로움이 가득했다. 그가 박수를 치자 갑자기 건장한 남자 다섯이 나타났다.
이 다섯 남자가 양지혜를 바라보는 눈빛은 사악하기 그지없었다.
몸집이 건장한 다섯 남자를 본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들도 왕문학이 뭘 하려는 생각인지 알지 못했다.
“쟤네들 다섯 명이야말로 내가 널 위해 준비한 바람 상대 다섯 명이야. 좀 있다 넌 방으로 가서 생방송을 봐도 되고 여기서 녹화된 영상을 봐도 돼. 이 바람 상대 다섯 명은 분명 네 마음에 들 거야. 하하하.”
왕문학이 방자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눈에는 복수를 마친 통쾌함만 남아 있었다.
“왕문학, 너 무슨 뜻이야?”
양지혜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가 아무리 멍청해도 왕문학의 악의를 느낄 수 있었다.
“아주 막막하지? 괴롭지? 속상하지?”
왕문학은 돌아서서 양지혜를 바라보며 악독한 눈빛으로 말했다.
“양지혜, 넌 너무 자신을 대단하게 여기고 있어. 넌 이 왕문학이 여자가 부족한 사람이라서 너랑 자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 지고 남은 꽃 주제에 C발 난 너랑 자고 싶은 생각도 없어. 오늘 너랑 잘 사람은 저 다섯 명이야. 그뿐만이 아니지. 난 이 전체 과정을 녹화해서 인터넷에 뿌릴 거야. 세상 사람들이 예전의 학교 퀸카가 어떤 여자인지 보게 할 거야. 너는 마음껏 즐기라고. 하하하.”
왕문학은 지금처럼 마음이 통쾌한 적이 없었다.
양지혜가 예전에 그를 거절했으니 지금 그의 분노와 복수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
다른 동창들은 왕문학의 말을 듣고 비록 모두들 양지혜와 여준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소름이 돋는 기분이 들었다.
양지혜는 몸이 휘청거렸다. 그녀는 모든 기운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순간, 그녀는 속이 재처럼 탔고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왕문학이 그녀에게 진심일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왕문학이 이토록 악독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앞으로 그녀더러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라는 말인가!
이 순간, 양지혜는 머릿속이 새하얘졌고 절망에 잠겼다!
왕문학은 웨이터가 가져온 와인 한 잔을 들고서 기분 좋은 듯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또 웨이터의 손에서 시가를 받아 들었다. 웨이터가 불을 붙이자 그는 한 모금 빨고 나서 여준의 얼굴에 대고 연기를 내뿜었다.
“여준, 너 같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가난뱅이가 무엇으로 나와 싸우겠다는 거야? 하하하.”
왕문학은 방자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마치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오만하기 그지없었다.
“3 분의 시간이 있으니 마음껏 허세를 부리라고.”
여준은 싸늘한 시선으로 왕문학이 허세를 부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핸드폰을 들고서 문자를 보낸 뒤, 차갑게 웃었다.
“3 분 뒤에 죽기보다 못하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게 해 줄게. 이 3 분을 잘 아껴 둬.”
“날 죽기보다 못하게 만들겠다고?”
왕문학은 멍해졌다가 바보를 보는 듯한 시선으로 여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귀를 후비는 행동을 하며 말했다.
“너 그게 무슨 뜻이야? 내가 방금 전에 이해를 하지 못했어.”
“문학아, 쟤가 3 분 뒤에 널 죽기보다 못하게 만들어 주겠다잖아.”
해영이 웃음을 터뜨렸다.
왕문학은 또 시가를 한 모금 빨고 여준의 얼굴에 내뱉으며 경멸 조로 말했다.
“날 죽기보다 못하게 만들겠다고? 네 입으로?”
“하하하.”
“입만 살아서!”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모두 바보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여준을 바라보았다.
“자, 자, 너의 공연을 시작해 봐. 어디 좀 보자고. 어떻게 이 왕문학을 죽기보다 못하게 만들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