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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데릴사위는 인권이 없다

  • 이건은 여준일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 “이건, 너, 너 시발 미쳤어? 아니면 다리가 문제라도 생긴 거야?”
  • 이건이 두말하지 않고 여준의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을 보자 여인은 깜짝 놀랐다.
  • 옆에 있던 오 선생님도 입을 크게 벌리고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 “아빠, 왜 그래요?”
  • 이소봉이 달려와 이건을 잡아끌었다. 그는 아버지가 넘어진 줄로 알고 있었다.
  • 하지만 이건은 아들의 말에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 여준을 화나게 하면 아들까지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서였다.
  • “이건, 당장 일어나!”
  • 여인은 몹시 화가 났다. 이건이 오자마자 무릎을 꿇으니 그녀는 너무나 망신스러웠다.
  • “무릎 꿇어!”
  • 이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들고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 “너, 너 뭐라고 했어?”
  • 여인은 멍해졌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이건을 바라보았다.
  • “내가 시발 너더러 무릎을 꿇고 여 도련님께 사과하라고 하잖아. 넌 시발 귀가 먹었냐?”
  • 이건은 속으로 두려움이 극치에 달해 아예 그의 아내를 잡아끌어 무릎을 꿇게 했다.
  • 금성의 서열 1위 부자도 여준의 앞에서 손자처럼 구는데 그의 아내가 여준더러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라고 하다니. 이건 죽고 싶어 환장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 그는 오늘 하건을 찾아가 떠보았다. 그는 하건이 여준을 떠올릴 때, 눈에 두려운 기색이 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 비록 하건은 그에게 많은 것을 말해 주지 않았지만 그도 멍청하지 않았다. 그도 여준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두려운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 그제서야 여인은 정신을 차렸다. 여준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과 내키지 않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 “얼른 사과하지 않고!”
  • 이건이 호통쳤다.
  • 여인은 속으로 흠칫 놀라며 몹시 언짢은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 “죄, 죄, 죄송해요!”
  • 여준이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이건은 심장이 떨려서 또 호통쳤다.
  • “큰 소리로. 진심을 담아서 사과해!”
  •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더없이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
  •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물불 가리지 않고 까불면 안 되는 것이었는데. 어르신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저 같은 여자와 따지지 말아 주세요!”
  • “다음에 문을 나설 때는 꼭 이를 닦아. 구취 때문에 다른 사람을 괴롭게 하지 말고.”
  • 여준은 차갑게 여인을 힐끗 보고 아들의 손을 잡고서 밖으로 걸어갔다.
  • 여인은 더없이 울적했지만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
  • 여준 부자가 유치원에서 나간 뒤, 스쿠터를 타고 떠나가서야 두 사람은 일어날 수 있었다.
  • 옆에 있던 오 선생님은 진작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 스쿠터를 타고 떠나는 부자 두 사람을 바라보며 그녀는 이건이 왜 이토록 여준을 무서워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 여준은 그저 양씨 가문의 데릴사위지 않는가?”
  • “이건, 너 오늘 내가 이토록 큰 치욕을 당하게 하고서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한다면 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 일어난 뒤, 여인은 분노로 이글거리는 두 눈으로 이건을 노려보았다.
  • “넌 시발 살기 싫은 거야? 저 무서운 사람을 건드리다니!”
  • 이건은 분노에 차 호통쳤다. 그는 속으로 아내보다 더욱 울적했다!
  • 오늘 오전에 여준에게 무릎을 한 번 꿇었는데 금방 또 한 번 꿇었다. 그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 “저, 저 인간이 도대체 누군데? 당신이 왜 저 인간을 이토록 무서워하는 건데?”
  • 이건이 화를 내는 것을 보자 여인의 기세는 또 약해졌다.
  • “하건도 저 사람 앞에서 손자처럼 구는데 내가 왜 저 사람을 이토록 무서워하냐고?”
  • 이건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 “양씨 가문의 데릴사위잖아? 하 사장님은 우리 금성 서열 1위 부자고. 그런데 왜 저 인간을 무서워해?”
  • 여인은 어쩐지 믿을 수 없었다.
  • “나도 저 사람의 진짜 신분을 몰라. 하지만 기억해 둬. 앞으로 저 사람들 가족을 만나면 얌전히 굴어. 아니면 길을 피해 다니든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널 가만두지 않겠어!”
  • 이건은 코웃음을 치며 유치원 밖으로 걸어갔다. 마음속에는 온통 답답한 기분뿐이었다.
  • “금성 서열 1위 부자도 저 인간 앞에서 손자처럼 군다고?”
  • 오 선생님의 다리가 흔들렸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오늘부터 반드시 양소운을 잘 해 줘야겠다고 다짐했다.
  • 여준이 양씨 가문의 데릴사위인 이유로 그녀는 평소에 양소운을 몹시 야박하게 대했었다. 양소운이 다른 아이들에게 비웃음을 당할 때도 그녀는 비록 따라서 비웃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행동을 묵인했다.
  • 오늘에 있은 일도 그녀의 방임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양소운이 화가 극도로 난 뒤에 이소봉을 때린 것이었다.
  • 집으로 돌아오자 양지혜와 강려는 모두 집에 있었지만 양림은 어디에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 “엄마, 저 양씨 하지 않을래요. 전 아빠 따라 여씨로 할 거예요. 다른 애들이 다 저더러 작은 못난이고 양씨 가문의 잡종이래요. 애들이 모두 절 괴롭혀요.”
  • 양지혜를 보자 양소운은 달려가 양지혜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 집에 있던 어른 셋은 모두 멍해졌다. 곧이어 양지혜와 강려는 싸늘한 눈빛으로 여준을 바라보았다.
  • “왜? 우리 양씨 가문에서 데릴사위 노릇을 하는 것이 수치스럽다는 거야?”
  • 양지혜는 비꼬는 얼굴로 여준을 바라보았다.
  • 강려는 더더욱 펄쩍 뛰었다. 그녀는 여준을 손가락질하며 욕을 퍼부었다.
  • “너 같은 멍청이가 간이 부었구나. 감히 인권을 요구해?”
  • 그들 모녀는 여준이 소운을 시켜서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였다.
  • 소운은 철이 없어 분명 어른이 뭐라고 하면 그는 그렇다고 믿는 것이다.
  • 그 순간, 양지혜는 여준에게 몹시 실망했다.
  • 그녀는 소운이 양씨든, 여씨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에게 남동생이 있었고 양씨 가문을 위해 대를 이을 수 있었으니까.
  • 다만 여준의 태도에 몹시 불만스러웠고 실망했을 뿐이었다.
  • 여준은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 “소운이 아버지 성을 따르는 것은 인지상정이지. 게다가 오늘 소운이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 것은 사실이야. 이는 소운의 성장에도 좋지 않아. 그래서 내 생각에는 소운의 성을 여씨로 고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 “자네 생각에?”
  • 강려는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 “데릴사위 주제에 우리와 이 일을 토론할 자격이 있어? 누구네 데릴사위가 아들더러 자기 성씨를 따르게 하던가?”
  • “남은 남이고 저는 저죠.”
  • 여준이 말했다.
  • 팍!
  • 강려는 손을 들어 여준의 따귀를 때리고 분노에 차 말했다.
  • “이 집에서 넌 바로 못난이야. 너한테는 영원히 인권이 없어. 앞으로 소운을 시켜 이런 말을 또다시 꺼내면 실컷 때려 줄 줄 알아!”
  • 여준은 화가 났다. 그녀가 양지혜의 친어머니가 아니었다면 바로 강려를 망가뜨렸을 것이다!
  • “앞으로는 없어. 나도 마음먹었어. 이혼해!”
  • 양지혜는 코웃음을 치며 돌아서서 침실로 갔다. 그리고 이혼 서류를 꺼내 여준에게 넘겨주었다.
  • “그 위에 사인해. 사인하고 내일 구청으로 가서 이혼 수속을 밟자고.”
  • 양지혜는 싸늘하게 여준을 바라보았다.
  • 여준은 앞에 놓인 이혼 서류를 바라보았다.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 오 년의 감정과 오 년의 희생이 결국 이런 결과를 불러왔다는 말인가?
  • 양지혜의 싸늘하고 매정한 얼굴을 보자 여준의 마음은 칼로 베는 것처럼 아팠다. 그의 얼굴에는 처참한 표정이 드러났다.
  • 그는 이혼 서류를 받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하려고 했다.
  • ‘이혼은 해 줄게. 하지만 소운이는 반드시 내 성씨를 따라야 해.’
  • 그런데 마침 양지혜의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 “누나, 어서 살려 줘. 오지 않으면 영원히 이 동생을 보지 못할 거야!”
  • 전화 저편에서 양림의 겁에 질린 울음소리가 전해졌다.
  • 양지혜의 안색이 갑자기 변하더니 큰소리로 물었다.
  • “무슨 상황이야? 너 지금 어디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