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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즉흥 수술

  • ‘벌거벗은 채로 이도진의 앞에 누워있었다니! 아악!’
  • 허지윤은 더 이상 당시의 상황을 상상할 수 없었다.
  • 이때 이도진은 혈관 집게를 들고 신속하게 상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의 동작은 마치 한 마리의 새처럼 빨랐고 혈관 집게는 새의 입과 같았다.
  • 매우 신속하게 피와 살 더미 속에서 한 덩어리 솜뭉치를 쪼아냈다.
  • “진짜, 진짜 있었어!”
  • 모두들 눈을 크게 뜨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양 과장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놀란 그는 뒷걸음질 쳐서 가슴과 엉덩이가 빵빵한 예쁜 여자 간호사에게 부딪쳤다.
  • 양 과장은 너무 놀라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그는 심지어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눈앞의 유덕화는 결코 보통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그는 눈알을 살짝 굴리더니 몸을 돌려 도망가려 했다.
  • “헤헤, 존경하는 양 과장님, 어디 가세요? 우리 매형한테 절해야죠?”
  • 양 과장은 떠날 방법이 없었고 울며 겨자 먹기로 제자리에 서있었다.
  • 이때 이도진이 옆에 있는 간호사에게 말했다.
  • “혈관 집게 주세요.”
  • 간호사는 즉시 길고 가는 펜치를 건네주었다.
  • “너너너, 뭐 하려는 거야?”
  • “그건 환자의 췌장이야!”
  • 방금까지 뛰쳐나가려 하던 양 과장은 벌떡 뛰었다. 이도진은 이미 빠른 속도로 환자의 췌장 부근에서 콩알만 한 종양을 떼어냈다.
  • 양 과장은 그대로 멍해졌다. 세 번의 검사를 걸치면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종양이었다.
  • “땡!”
  • 이도진은 메스와 혈관 집게를 간호사의 쟁반에 던졌다. 종양을 한번 쳐다보고는 유덕화를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 “안심하세요, 양성종양이에요. 앞으로 식이 보충제와 항산화제 많이 챙겨드시고 밤 새우시면 안 돼요.”
  • 이때 이도진은 매우 침착하게 상처 내부의 선혈을 깨끗이 닦아내고 바늘 하나를 집어 들고 역시 눈 깜짝할 사이에 상처를 봉합했다.
  • 전체 수술시간을 다 합해도 1분도 안되는 시간이었다.
  • 유덕화가 통증을 느끼기도 전에 수술은 이미 끝나버렸다.
  • “3분 후면 통증이 느껴지실 거예요, 견디기 어려우시면 진통제 한 알 드시면 돼요.”
  • 유덕화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이도진을 바라보았다.
  • “감사합니다, 진짜 감사드려요! 만약 당신이 아니었다면 전 양 과장 손에 죽었을 거예요.”
  • 유덕화의 말이 떨어지자 털썩 소리와 함께 양 과장은 급히 무릎을 꿇었다.
  • 이도진을 향해 연신 절을 하기 시작했다.
  • 그는 두려움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 이도진은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 “나가, 능력 없으면 노력이라도 해야지.”
  • “네! 알겠습니다!”
  • 이도진의 말에 양 과장은 바로 도망갔다.
  • 사실 이도진이 자신의 목숨을 구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계속 남아 있었다면 유덕화가 절대 자신을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 유덕화도 더 이상 따지기 귀찮았고 이도진의 체면을 봐서 뭐라 하지 않았다.
  • 이도진을 쳐다보는 유덕화의 눈에는 감격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휠체어에 앉은 허명섭을 보며 말했다.
  • “허 사장님, 이분과 아는 사이인가요?”
  • 허준호는 앞다투어 대답했다.
  • “제 매형입니다! 저희 집 데릴 사위에요!”
  • 유덕화는 갑자기 웃었다.
  • “허 사장님, 내일 법무팀 사람들 저희 그룹으로 보내세요. 부두 350억짜리 프로젝트, 앞으로 맡아서 하세요!”
  • 방금까지 허공에 떠돌던 허명섭의 마음은 바로 안정되었다. 허준호는 옆에서 재잘재잘 대고 있었다.
  • “하하! 아빠, 내가 말했잖아, 매형은 우리 집 구세주라고! 누나 진짜 보배를 주었어!”
  • “악! 아파아파!”
  • 허지윤의 병실로 돌아온 일가족은 모두 격동되어 있었다.
  • 이도진은 병실을 나와 허지윤을 위해 제조한 “특효약”을 주었다. 매일 손수 허지윤에게 사탕을 먹여야 했다.
  • 허명섭은 회사로 출근했고 VIP 병실에는 허준호의 재잘거리는 소리고 가득 찼다.
  • 유옥분은 말없이 웃기만 했고 눈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 머리에 누르고 있던 큰 돌덩어리가 땅에 떨어졌으니 허준호가 아무리 시끄럽게 떠들어도 귀찮지 않았다.
  • 허지윤도 속으로 무척이나 기뻐했다.
  • 하지만 머릿속에는 늘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하나 있었다.
  • ‘이도진 같은 훌륭한 남자가 왜 내 곁에 남아 있지? 왜지? 왜 이런 남자가 자존심을 버리고 데릴사위로 들어 온 거야?‘
  • 허지윤이 한창 딴생각을 하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 “똑똑.”
  • “분명 매형일 거야.”
  • 허준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히죽히죽 웃으며 문을 열었다.
  • “매형, 매형 돈으로 들어온 VIP 병실에 뭐 하러 노크를 해?”
  • 허준호가 손을 내밀어 문을 열려는 순간.
  • “퍽!”
  • 갑자기 큰 소리가 울려 퍼졌고 병실 문은 누군가에 발로 치여 열려버렸다.
  • “퍽!”
  • 문짝은 허준호의 몸에 바로 부딪쳤고 허준호는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 방 안에서 유옥분과 허지윤은 급히 고개를 돌려 문밖을 내다보았다.
  • 문 앞에는 한 남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 커다랗고 우람하고 살기등등한 얼굴이었다. 소처럼 건장했고 그의 근육은 돌보다 단단해 보였다.
  • 바로 이때 문밖에서는 최천수의 오만방자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그는 거들먹거리며 들어왔고 이도진이 없는걸 보고 물었다.
  • “뭐야, 그 애송이는 내가 오는 걸 알고 벌써 도망친 거야? 괜찮아, 너희들이 있잖아!”
  • 최천수는 허지윤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혀를 내밀어 자신의 입술을 핥았다.
  • 변태적인 눈빛이 뿜어져 나왔다.
  • 음탕하고 사악했다.
  • “헤헤헤, 원래는 너 사무실로 불러서 놀려고 했는데, 더 이상 못 참겠네!”
  • 말하면서 최천수는 건장한 사내를 데리고 VIP 병실로 들어왔다.
  • 그는 문을 잠그고 한걸음 한 걸음 허지윤을 향해 걸어갔다.
  • “뭐 하는 짓이야?”
  • 유옥분은 황급히 두 손을 벌려 허지윤의 앞에 막아섰다.
  • 최천수는 유옥분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갑자기 눈이 반짝였다.
  • “어머, 전에는 몰랐는데 사모님 꽤 맛있게 생겼는데요, 나이가 좀 있긴 하지만 한 손 가득 살이 꽉 잡히겠어요.”
  • 말하면서 최천수는 두 손을 벌려 달려들려 했다.
  • “개자식, 우리 엄마 건드리지 마!”
  • 허준호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황급히 땅에서 일어나 최천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 하지만 반쯤 다가왔을 때 건장한 남자가 허준호의 목을 졸랐다.
  • 건장하고 힘찬 팔뚝에 허준호는 곧 두발이 허공에 둥둥 떠있다가 바로 벽에 눌러졌다.
  • “악!”
  • “큭큭큭!”
  • 허준호는 악착같이 발버둥 쳤지만 남자의 힘이 너무 세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었다.
  • “매형!”
  • “매형…”
  • “하하하하!”
  • 최천수는 방자하게 웃기 시작했다.
  • “그 자식이 지금 오면 뭐 어쩌겠어? 내가 왔는데…”
  • “똑똑똑.”
  • 이때 누군가 갑자기 문을 두드렸다.
  • 최천수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건장한 남작에게 말했다.
  • “당장 가서 문 막아! 문밖에서 내가 이 두 여자 갖고 노는 거 똑똑히 들려줄 거야! 아마 미쳐 돌아버리겠지, 가슴이 찢어지도록 울부짖게 만들 거야!”
  • 건장한 남자는 허준호를 들고 문 뒤로 다가갔고 자신의 몸으로 문짝을 막았다.
  • 최천수의 웃음은 갈수록 사악해졌다.
  • “헤헤헤, 이제 사람들도 다 왔으니, 시작해볼까?”
  • “찌직!”
  • 최천수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그 튼튼하던 병실 문이 한 손에 의해 뻥 뚫려버렸다.
  • 사람을 구하던 날렵한 손이 지금은 지옥에서 온 귀신 발톱처럼 보였다.
  • 쇠처럼 단단했다!”
  • “윽! 윽! 윽!”
  • 건장한 남자는 목이 졸렸고 허준호를 풀어주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고 있었다.
  • 하지만 소처럼 덩치가 우람한 남자는 아무리 애를 써도 문밖에서 온 그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 이 손이 약간 힘을 주고 살짝 비트는 것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