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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분식집 아르바이트

  • “주워온 거 맞다!”
  • 민지훈이 답장했다.
  • “한심하네, 다른 사람의 물건으로 부자인 척하는 것이 좋아? 정말 네가 멍이라는 사실을 개변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
  • 민지훈은 윤소희가 보내온 문자를 보면서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리고 그는 핸드폰을 치웠다.
  • 민지훈은 이제 윤소희의 생각을 신경 쓰지 않아서 그녀가 무슨 말을 해도 상관없었다. 민지훈의 마음속에서 윤소희는 한여름밤의 꿈 같았다. 이제 민지훈은 꿈속에서 깨어났으니 더는 그녀를 마음에 둘 필요도 없었다.
  • 민지훈은 핸드폰을 치우고 기숙사 안을 휙 둘러보았다. 사람들이 다 잠든 것을 보자 민지훈도 누워서 잠들었다.
  • 이른 아침에 민지훈의 핸드폰이 또 울렸다.
  • 민지훈이 전화를 받자 화를 내는 임지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민지훈, 지금 몇 시인지 알아? 10분만 줄게, 10분 안에 못 오면 그 반달 월급을 평생 못 받게 되는 줄 알고 있어!”
  • 민지훈이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이미 10시가 되었다.
  • 오늘은 일요일이었다. 일요일에는 항상 일찍 분식집에 가서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했다.
  • “10분 후에 도착할게!”
  • 민지훈은 큰소리로 대답하고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세수를 했다.
  • 어제저녁에 임지영과 약간 말다춤이 있었지만, 반달 월급을 위해서라도 민지훈은 임지영의 말을 들어야 했다. 민지훈은 자신이 땀 흘려 번 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 10분 후 민지훈은 학교 서쪽 문 앞의 분식집에 도착했다.
  • 부드러운 머릿결과 하얗고 촉촉한 피부를 가진 임지영은 전형적인 미인이었다. 그녀는 핑크색 티와 빨간 미니스커트를 입었고 귀여운 핑크색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임지영은 분식집 문 앞에 앉아서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달려온 민지훈을 보고 있었다.
  • 사실 외모만 따지면 임지영은 귀엽고 작게 생겨서 학과 퀸카라고 불리는 것도 과찬이 아니었다.
  • “지금 몇 시인지 알기나 해?”
  • 다가온 민지훈을 보고 임지영은 즉시 일어나서 민지훈에게 삿대질하면서 코웃음을 쳤다.
  • “계속 일하고 싶어? 하기 싫으면 빨리 말해, 여기는 어르신을 모시는 곳이 아니야! 자기가 어르신인 줄 알고 이제야 일어나는 거야?”
  • 민지훈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 “어제저녁에 술 좀 마셔서...”
  • “누가 너보고 술 마시래? 오늘 일해야 하는 거 몰라?”
  • 임지영은 매우 싫어하는 눈빛으로 민지훈을 쳐다보았다.
  • “네가 뭔데 나가서 술 마셔? 돈 좀 벌었다고 돈 있는 척하면서 여자 꼬실 수 있는 줄 알아? 그런 꼴로 나가서 술 마시는 게 부끄러운 줄도 몰라?”
  • 민지훈은 이런 말에 익숙해져서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 “젊은이가 나가서 술 마실 수도 있지, 다 그러면서 크는 거야.”
  • 이때 임지영의 아버지 임성이 분식집에서 걸어 나왔다.
  • 민지훈은 미소를 지었다. 민지훈이 이 분식집에서 남아있는 유일한 이유는 눈앞에 나타난 임성이라는 아저씨 때문이다.
  • 그때 민지훈은 빈털터리여서 밥 먹을 돈도 없었다. 그러자 임성이 곤경에 빠진 민지훈에게 가게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해서 민지훈이 밥을 얻어먹을 수 있었다. 임성이 아니었다면 민지훈은 이미 굶어 죽었을 것이다!
  • “얼른 들어와, 오늘은 할 일이 많다!”
  • 임성은 웃으면서 민지훈에게 손짓했다.
  • 민지훈은 잠시 망설이다가 분식집에 들어갔다.
  • 그러자 임지영은 민지훈을 째려보면서 콧방귀를 뀌었다.
  • “가난한 새끼... 돈이 없으니까 여기서 설거지를 할 수밖에 없잖아!”
  • “적당히 해라!”
  • 임성은 한숨을 쉬었다.
  • “아빠, 도대체 누구 편인데? 이 자식이 이 꼴인데 아직도 도와줘?”
  • 화가 난 임지영은 발을 동동 구르며 가게에 들어갔다.
  • 민지훈은 헛웃음을 지은 임성을 보고 서둘러 들어가서 채소를 씻었다.
  • 이 분식집은 임성과 그의 아내 오미나가 차린 것이다. 두 사람은 원래 강성 출신이 아니었다. 임지영이 강성 대학교에 다니게 되자 두 사람은 지방에서 올라와 이곳에서 가게를 차렸다.
  • 민지훈이 채소를 씻고 주방으로 가져가서 다시 나왔을 때 오미나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내려왔다.
  • “지훈아, 네가 너무 늦게 와서 오늘은 하루 임금을 줄 수 없을것 같다!”
  • 오미나는 행주를 들고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40세가 넘었지만 여전히 우아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러자 그녀는 냉담한 태도로 말했다.
  • “날 탓하지도 말고... 모든 일에는 규칙이 있으니 우리도 가게의 규칙대로 해야지, 안 그래?”
  • 민지훈은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 “그렇습니다!”
  • “그래, 올라가서 모든 테이블을 깨끗하게 닦아, 손님이 트집을 잡지 못하게 해라!”
  • 오미나는 손에 든 행주를 민지훈에게 던져주고 앞치마를 벗고 싫어하는 표정으로 민지훈을 보았다.
  • 민지훈은 손에 든 행주를 보면서 조금 불쾌한 느낌이 들었다.
  • 이 집안의 모녀는 똑같아서 인정미가 전혀 없었다.
  • 민지훈은 오늘 하루만 하고 저녁이 되면 임성에게 내일부터 안 오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앞으로 자주 분식집에 와서 밥 먹는 걸로 임성의 은혜를 갚으려고 했다.
  • “뭘 봐? 당장 안 올라가?”
  • 임지영은 흉악한 눈빛으로 민지훈을 째려보았다.
  • 그러자 민지훈은 바로 올라갔다.
  • 점심이 다가오자 강성 대학교에서 나온 남학생 세 명이 분식집을 향해 달려갔다.
  • 이 학생들은 온몸에 명품을 둘렀다. 그리고 이 학생들의 행동만 봐도 일반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오미나는 세 명의 학생을 보더니 바로 움직이기 싫어하는 임지영을 밀었다.
  • “얼른 가봐. 딱 봐도 부잣집 자식인데 넌 뭘 기다리고 있니?”
  • 임지영은 바로 고개를 들고 환하게 웃었다.
  • “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오세요...”
  • 민지훈은 임지영의 이런 모습을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 임지영도 가난한 자를 무시하고 부유한 자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돈 있는 사람만 보면 웃음이 절로 나왔다.
  • “뭐가 맛있어요?”
  • 그중에 잘 생긴 남자가 입을 열었다.
  • 임지영은 분주하게 메뉴를 소개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럽고 듣기 좋았다.
  • “먼저 이만큼 하고 술은 제일 좋은 걸로 주세요...”
  • “좋아요,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 웃고 있던 임지영은 민지훈을 보자마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 “네가 왜 여기 있어? 얼른 가서 테이블이나 닦아! 돈 있는 사람이 부럽지?”
  • 민지훈은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를 저으면서 테이블을 닦으러 갔다.
  • 임지영은 입을 삐쭉거렸다.
  • “정말 촌놈이야...”
  • 민지훈은 임지영을 보면서 눈썹을 찌푸렸다.
  • 십몇 분이 지난 뒤 임지영은 아첨하는 표정으로 직접 반찬을 가져갔다.
  • 이 남자들은 뜨거운 눈빛으로 임지영을 보면서 그녀의 미니스커트에 시선을 두었다.
  • 옆에서 보고 있는 민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 이때 그중 한 명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 “형, 다음에 할까요? 오늘은 먼저 이 예쁜 여자를 꼬셔볼까요?”
  • “오늘 해야지, 안 하면 어떻게 이 여자를 꼬실 수 있니?”
  • 김호는 차갑게 웃었다.
  • 민지훈은 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조금 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