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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너랑 놀아주려고 돌아왔지

  • 그녀는 어둠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 5년, 1800일이 넘게 지났지만, 그녀는 하루 종일 빛이 보이지 않는 방에서 몸부림 치며 마치 악몽속에서 사는 듯했다. 지금 한 줄기의 빛조차도 그녀에겐 구원의 손길이었다.
  • 유희철은 차갑게 서 있었고, 이내 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불을 켜달라고? 불을 키면 네가 못 볼 게 있을 거야. 어떤 일은 내가 해도 징그럽거든.”
  • 고슬기는 순간 제자리에 굳어 있었다.
  • 그녀가 볼 수 없다는 게 뭘까?
  • 그가 무슨 징그러운 일을 하려는 걸까?
  • 그녀는 몸을 떨며 남자의 다리를 잡고 일어나려고 했고, 복도의 있는 빛으로 그의 얼굴을 보려고 노력했다.
  • 시선이 남자의 얼굴에 닿자 큰 손이 순식간에 그녀의 목을 잡았다.
  • 펑!
  • 문이 굳게 닫혔고, 유희철은 그녀를 캄캄한 방으로 끌고 간 후, 그녀를 차가운 바닥으로 눌렀다.
  • 남자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고 그녀의 귓가에 음산하게 속삭였다.
  • “고슬기, 5년 전 내가 너한테 버려지고 풍성을 떠난 그날 밤에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고상한 고슬기씨가 남자랑 노는 걸 그렇게 좋아하니까 이번에 내가 놀아주려고 돌아온 거야!”
  • 찌직!
  • 고슬기가 입고 있던 옷이 찢어졌다.
  • 그리고 남자는 일어났고, 암흑 속에서는 벨트가 풀리고 옷을 벗는 소리가 났다.
  • 고슬기의 온몸이 떨렸다.
  • 남자가 무엇을 할지 눈치를 챈 고슬기는 갑자기 미친 듯이 몸부림을 쳤고, 울부짖으며 남자를 밀어내려고 했다.
  • “싫어! 유희철, 나한테 이러지 마, 제발...”
  • “이러지 마? 고슬기, 설마 잊은 거야? 그때 나도 너한테 이렇게 빌었다는 걸? 이제 와서 이러지 말라니, 이미 늦었어!”
  • 어둠 속에서 남자가 무릎을 꿇자, 그녀는 거대한 힘에 못 이겨 마루 위에 엎드려졌다. 남자는 그녀의 허리를 꽉 움켜쥐었고, 그녀의 마지막 옷가지를 찢은 후 올라탔다.
  • “아——!”
  •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고, 죽을 것 같은 고통이 온몸을 뒤덮었다.
  • 고슬기는 온몸을 움츠렸고, 이를 악물며 고통스러운 울음 소리를 내었다.
  • 그녀는 5년 전 그 무서운 밤이 기억났고, 그녀의 첫경험, 처녀 피를 가져간 남자도 이렇게 거친 방법과 굴욕적인 자세로 그녀의 인생을 파괴했다.
  • 바닥, 그리고 성매매자와 기녀의 자세로 하고 있었다.
  • 고슬기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 “유희철, 나는 더러워, 나는 정말 더러워, 네가 알던 그 고슬기가 아니라고, 네가 이렇게 할 가치도 없어!”
  • “네가 날 미워하는 걸 알고, 날 모욕해도 괜찮아. 하지만 제발... 이런 방식으로 하진 말아줘. 희철아...”
  • “닥쳐! 너는 내 이름 부를 자격도 없어!”
  • 또다시 뼈가 으스러질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 어둠속에서 남자는 갑자기 그녀를 안아 올렸고, 순식간에 멀지 않은 창문 앞에 그녀를 깔았고, 여전히 같은 자세였다.
  • 그의 입술은 그녀의 귓가에 닿았고, 그는 숨을 헐떡이며 차갑게 웃었다.
  • “오늘을 기억해. 고슬기, 네가 더럽기 때문에 이런 자세 밖에 어울리지 않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