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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고슬기씨의 혈액 검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 고슬기는 충혈된 눈으로 임소연을 죽일듯이 노려보았고, 그녀의 목을 물어 피를 토하게 하고 싶었다.
  • 하지만 그녀는 그럴 수 없었다.
  • 이런 상황을 수없이 겪는다 해도 임소연이 그녀의 약점을 쥐고 있는 한 타협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 “죄송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
  • 고슬기는 입을 열어 모든 죄목을 인정했다.
  • “그때 저를 사랑하는 남자를 버리고 다른 남자와 어울렸고, 아빠는 저 때문에 화가 나셔서 병이 걸리신 거예요. 5년이 지나고 다른 남자에게 버려지니 제 가족들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되었어요. 전 정말 후회해요!”
  • 그녀는 몸을 떨며 고가네 별장을 향해 털썩 무릎을 꿇었다.
  • “제가 눈이 삐어서 쓰레기 같은 사람을 가족이라 여겼고, 제가 무능해서 아빠와 동생을 고생시켰고, 집안이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들었어요. 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죽을 죄를 졌어요!
  • 이 말들을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임소연은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 그녀는 고슬기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 “고슬기, 그만해!”
  • 그녀가 다른 가십거리가 될 만한 말을 꺼낼까 봐 임소연은 급히 우산을 들고 쭈그렸고, 고슬기를 끌어 옆에 있는 부하에게 밀어냈다.
  • “네 아버지가 너와의 부녀 관계를 끊겠다고 얘기하셨어. 그러니 이곳엔 더이상 널 환영할 사람은 없어!”
  • 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고슬기의 한쪽 팔을 잡았으며, 매우 거칠게 그녀를 인파 밖으로 끌어냈다.
  • 멀리에서도 그녀의 절망적인 목소리를 똑바로 들을 수 있었다.
  • “아버지, 죄송해요, 제 잘못이에요, 다 제 잘못이에요. 아버지...”
  • 이 말은 모든 사람의 가슴에 와닿았고, 동시에 절망적이고 침통한 느낌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매우 불편하게 했다.
  • 파박.
  • 유희철은 컴퓨터를 내리쳤고, 옆에 있는 재떨이를 집어 멀지 않은 문으로 내던졌다.
  •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 유희철의 표정은 매우 차가웠고, 미간의 움직임 속에 그의 분노가 느껴졌다.
  • 풍성으로 돌아오기 전 그는 그녀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고, 그때 다른 사정이 있나 싶었다.
  • 하지만 그녀 입으로 직접 인정했다.
  • 바람기, 역시나 그게 그녀의 본성이었던 것이다!
  • 복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이내 시빈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 “도련님, 고슬기씨의 혈액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저희가 예상했던 대로 도련님의 얼굴을 회복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다만...”
  • 시빈은 멈칫했고, 잠시 주저하며 보고서를 유희철 앞으로 건네주었다.
  • “고슬기씨가 왜 처녀가 아님에도 여전히 얼굴을 회복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원인은 밝히지 못했습니다. 저희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유일하게 답을 줄 수 있는 루카 박사님은 현재 외국에 계셔서, 아마...”
  • 유희철은 어두워진 안색으로 문서를 쳐다봤고, 미간을 찌푸리며 도통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 “도련님?”
  • 시빈은 유희철을 보며 그를 떠보려고 얘기했다.
  • “아니면 고슬기씨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알아볼까요? 그 여자, 그때 도련님에게 처녀피를 준 여자, 그리고 이솔 아가씨까지 포함하여 도련님을 도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에요.”
  • 이 말을 듣자 유희철이 차갑게 웃었다.
  • “알아본다고? 그럴 필요 없어.”
  • 방금전 라이브 영상에서 그가 알고 싶었던 그녀의 5년에 대해서 이미 직접 들었다.
  • 시빈이 고개를 끄덕였고, 또 뭐가 생각난 듯이 고개를 들고 유희철을 바라보았다.
  • “참, 오늘 어르신한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솔 아가씨랑 어서 빨리 결혼 날짜를 정하라고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