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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그를 가져야겠어

  • 앞에 있는 남자가 그녀의 손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아가씨, 사실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습니다. 도련님이 이 주사 자국을 보지 않아도 아가씨가 피를 준 사람이라고 알고 있을 거예요.”
  • 윤이솔은 살며시 웃었고, 주사기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확실하게 차가움을 비추고 있었다.
  • “내가 이렇게 해야만 희철 씨가 매일 이걸 확인하고 나한테 죄책감을 가지지.”
  • 5년 전, 밖에서 떠돌던 유희철이 갑자기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 유희철 할머니의 도움과 함께 그녀는 유희철에게 ‘피를 제공해주는’ 여자가 되었다. 매달, 진짜 피를 주는 사람이 피를 보내오면 그녀는 주사 바늘로 팔을 찔러 가짜 자국을 남기고는 유희철에게 주었다.
  • 그녀는 순진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분수를 잘 알았다.
  • 유희철은 최근 몇 년 동안 풍성을 떠날 때 한 여자의 처녀 피를 사용했고, 나중엔 전부 윤이솔의 덕을 봤다고 알고 있었다.
  • 시간이 다 된 것을 보자 윤이솔은 빌딩의 최고층을 올려다봤고, 옆에 있는 남자를 흘겨보더니 조용히 지시했다.
  • “피는 먼저 가지고 있어.”
  • “오늘 밤, 피를 주기 전에 그를 가져야겠어.”
  • .....
  • 고슬기는 건물 외벽에 한참을 앉아있었다.
  • 햇빛이 그녀의 몸에서 차가워질 때까지 그녀의 손발은 굳어 있었고, 그녀는 여전히 일어나 건물로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 결국 임소연에게 전화가 걸려와 그녀에게 호통을 쳤다.
  • “고슬기 이 영악한 계집애! 잔꾀 부릴 생각 마, 티비에서 이미 너를 봤어! 한 시간 뒤에 소식이 없으면 어떻게 될지 알지?”
  • 전화를 끊은 후 고슬기는 창백해진 얼굴로 일어났다.
  • 이를 악물고 뒤를 도는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 “엉엉, 아빠, 아빠 어딨어? 유유 무서워, 유유 집에 갈래...”
  • “아빠 찾을래, 엉엉...”
  • 고슬기는 근처에서 한 아이가 눈물을 닦으며 금융 건물의 광장에서 헤매고 있는 걸 봤고, 그 아이는 길을 잃은 게 분명했다.
  • 고슬기는 제자리에 서서 잠시 망설였다.
  • 여자아이에게 다가가려고 했을 때, 모자를 쓴 남자 몇 명이 여자아이한테 다가갔다.
  • “아이야, 엄마 아빠 못 찾겠어? 아저씨랑 가자, 같이 찾아줄게.”
  • “아저씨가 사탕 줄게, 차에는 겨울 왕국 드레스도 있다.”
  • 고슬기는 멀리서 여자아이의 희미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싫어요! 아빠가 사탕을 주고 유유를 주면서 유혹하는 낯선 아저씨들은 다 나쁜 사람이라고 했어요!”
  • 남자들은 말문이 막혔고, 이내 악랄하게 말했다.
  • “어린 것이 꽤 똑똑하네, 그런데 우리를 만났으니 도망가지 못할 거야.”
  • 납치범이다!
  • 고슬기는 순간 긴장을 해 비틀거리며 달려갔고, 남자들에게 외쳐댔다.
  • “어서 아이를 놔줘!”
  • 남자들은 순간 굳어서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 “누구야?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지!”
  • 여자아이는 이미 정신을 잃었고, 남자의 팔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익숙한 얼굴과 옷을 보니 유희철의 딸이 확실했다!
  • 고슬기는 주먹을 쥐었지만 몸은 어쩔 수 없이 떨리고 있었다.
  • “그 아이는 유유고, 내가 저 아이 엄마야! 아이를 놔주면 아무 일도 없었던 셈 쳐줄게. 그렇지 않으면...”
  • 그녀는 말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고, 갑자기 큰소리로 외쳤다.
  • “도와주세요! 빨리 도와주세요! 누가 제 아이를 납치하려고 해요! 살려주세요...”
  • 멀지 않은 곳에서 마침 순찰을 돌던 경비들이 소리를 듣고 찾아왔다.
  • 남자들은 순간 당황하더니, 여자아이가 정말 자신을 ‘유유’라고 한 것이 기억나자 사납게 고슬기를 째려봤고, 아이를 그녀에게 던진 후 도망갔다.
  • “ㅅㅂX들, 재수도 지지리 없네!”
  • 고슬기는 무방비 상태에서 여자아이가 던져지는 걸 보자 몸을 날려 아이의 작은 몸을 받아냈다.
  • 그리고 둘은 같이 땅으로 넘어졌다.
  • 고슬기는 여자아이의 머리를 보호하려고 품에 꽉 안았고, 땅에서 두 번을 구른 후에야 멈추었다.
  • 충격이 매우 컸던 탓인지 품 안에 있는 여자아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
  • 고슬기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아가야, 괜찮지? 무서워하지 마, 나쁜 아저씨들은 이미...”
  • “엉엉.”
  • 눈 앞에 낯선 사람의 얼굴이 떡하니 보이자 여자아이는 순식간에 울기 시작했다.
  • 고슬기는 어쩔 줄 몰라 제자리에서 굳어버렸다.
  • “울, 울지 마.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나는 그냥...”
  • “유유야!”
  • 때마침 남자의 화가 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 고슬기는 순간 몸이 굳어서 아무 움직임도 없었다.
  • 그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고, 고슬기의 어깨를 거칠게 잡았다.
  • “그 손 치워, 건들지 마!”
  • 하지만...
  • 유희철은 순간 미친듯이 흔들리는 두 눈동자와 마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