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하늘의 장난
- 비 오는 날에는 어두운 기운이 조금 가라앉아 절벽의 더 깊은 곳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따라서 신태한은 더 깊은 곳까지 내려갈 수 있었고, 그러면 그 “지옥의 영지”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비록 지옥의 영지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성약이 있으면 많은 진귀한 단약과 바꿀 수 있었고, 단약이 있으면 그는 현재의 처지에서 벗어나 강한 실력을 얻을 수 있었다.
- 빗방울이 신태한의 몸 위에 쏟아져 내리며 그를 무척이나 불편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절벽 위의 바위도 더 미끄럽게 만들었다.
- 이에 그는 더 조심스럽게 가파른 절벽을 내려갔다. 자칫하다가는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있었다.
- 신마절벽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제껏 아래로 내려갔던 사람도 적지는 않았지만, 다시 올라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 그렇게 두 시진이 지났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수년간 단련해 온 강한 신체로 수십 리 깊이의 절벽 아래까지 내려간 신태한은 비교적 발 디디기 좋은 곳을 찾아냈다.
- 그곳에서 아래쪽을 찬찬히 살피던 그는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흥분으로 심장이 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 “지옥의 영지!”
- 신태한은 잔뜩 흥분한 채 외치며 아래쪽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그의 발 아래 십 리 정도 떨어진 곳에 하얀색의 커다란 호떡같이 생긴 물체가 절벽에 붙어 있었다.
- 그는 그것이 전설 속의 지옥의 영지임을 확신했다. 이곳은 항상 검은 죽음의 기운으로 덮여 있었고 지옥의 영지의 색깔은 절벽의 색과 매우 비슷했던 터라 발견이 어려웠다.
- 신태한은 흥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야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신태한은 지옥의 영지 옆에 도달했다. 그는 침을 삼키며 얼굴만한 크기의 하얀 지옥의 영지를 바라보았다.
- 그는 이제 그 지옥의 영지에서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신태한은 지옥의 영지를 채취하기 위해 한 손을 뻗었다.
- 그는 이것이 천 년 이상 된 지옥의 영지일 것이라 짐작했다. 경매에 내놓으면 천문학적인 액수일 것이다.
- 어렵사리 지옥의 영지를 채취한 신태한은 그것을 조심스럽게 수납 주머니에 넣었다.
- 그는 입꼬리가 귀에 걸린 채 웃음을 터트렸다.
- “하하, 이제 난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게 될 거야!”
- 이 지옥의 영지를 팔면 괜찮은 등급의 단약을 잔뜩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다.
- 비는 점차 잦아들고 있었다. 신태한은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라 더 이상 이 넓은 절벽을 탐색하지 않고 이만 올라가기로 했다. 필경은 체력에도 한계가 있었고, 올라가는 것도 굉장히 힘들고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 하지만 절벽을 반쯤 올라갔을 때쯤, 그는 절벽이 갑자기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 신태한은 깜짝 놀랐다. 흥분되었던 마음도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 나쁜 예감이 들었다.
- 위쪽을 올려다보니 수많은 작은 돌들이 절벽에서 떨어져 깊은 심연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 방금까지만 해도 미세하게 흔들리던 절벽도 점점 더 강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 “젠장, 겨우 지옥의 영지를 얻었는데, 이게 무슨 하늘의 장난이야!”
- 갑작스럽게 흔들리는 땅에 신태한은 저도 모르게 낮은 욕지기를 내뱉었다. 그는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쓰며 울퉁불퉁한 절벽을 꽉 붙잡았다. 그렇지 않으면 이 진동에 아래로 떨어져 버릴 것이다.
- 하지만 점차 거세지는 진동에 신태한은 서서히 절망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의 위쪽에서는 더 큰 돌들이 떨어져 내려오고 있었고, 그가 잡고 있는 암석에도 틈이 벌어지고 있었다.
- “하늘이여, 이제 막 지옥의 영지를 얻었는데, 저를 지옥으로 떨어뜨리려 하시는 겁니까. 지금 저를 놀리시는 겁니까!”
- 신태한은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욕지기를 내뱉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 순간, 아래쪽의 검은 기운이 위로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니 그가 잡고 있던 바위가 갑자기 갈라져 버렸다…
- “으악-”
- 신태한은 검은 기운으로 가득한 심연 속으로 떨어졌다. 그의 울분에 가득 찬 외침만이 그곳에 메아리쳤다…
- 얼마나 지났을까, 신태한은 눈을 떴다. 놀랍게도 밝은 빛이 보였다. 이곳은 심연의 바닥이었는데도 말이다.
- 가장 믿기 어려웠던 것은 현재 그가 물속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숨까지 쉴 수 있었다.
- 신태한은 물 위로 떠 올랐다. 그가 있는 곳은 한 물웅덩이였는데, 물웅덩이에서는 하얀색의 신성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 그런 와중 신태한을 경악하게 했던 것은, 물웅덩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늘어뜨린 아름다운 외모의 두 여인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는 것이었다.
- 가장 충격이었던 것은, 눈앞에 있는 두 명의 선녀 같은 모습의 여인들이 옷을 전혀 입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 여인들의 완벽한 몸이 적나라하게 그의 앞에 드러나 있었던 것이다. 그 두 명의 나체 여인들은 마치 백옥으로 정교하게 조각한 것처럼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 허리는 하나같이 가늘었고,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녀들은 신태한이 본 가장 아름다운 여인들이었다.
- 이렇듯 충격적인 광경에 신태한은 순간 돌처럼 굳어버렸다. 얼굴은 물론 귀까지 온통 빨개져 있었고, 심장과 호흡은 당장이라도 멈춰버릴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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