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도전에 응할 겁니다
- 신태한의 아버지 역시 족장 자리를 노리고 있었기에, 그 시기가 되면 신태한도 분명 휘말리게 될 것이고, 힘이 없다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될 것이다.
- 신씨 가문의 족장 자리는 종래로 대물림되는 법 없이 언제나 싸움을 통해 쟁탈 되어 왔었다. 필경 이 세계는 힘이 있어야 존중받는 곳이기 때문에, 강한 실력을 보여주어야만 사람들이 믿고 따를 것이었다.
- 그렇기에 신씨 가문의 족장이 되려면 무력으로 사람들을 굴복시켜야 했다. 심각해 보이는 신경호의 표정에 신태한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 “아버지… 골치 아픈 상황입니까?”
- 이에 신경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 “골치 아픈 상황이지. 나와 족장 자리를 두고 경쟁할 사람이 여러 명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이는 두 형제가 있다… 이 얘기는 그만하고, 오씨 가문의 천재가 너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으니, 가서 거절하거라.”
- ‘거절하라고?’
- 신태한은 도전장을 받은 후로 거절할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이제는 범무의 경지 5단계의 무사였고, 신공도 익힌 상태였다. 하지만 태극신공을 수련한 덕에 내공을 숨길 수 있어 신경호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성장을 알아채지 못한 것이었다.
- “아버지, 저는 절대 송씨 가문과 오씨 가문에게 무시당할 수 없습니다! 도전에 응할 겁니다!”
- 신태한의 눈빛은 단호했고, 전의가 감돌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몸에서 순간 강력하고 순수한 진기가 뿜어져 나왔다.
- 이를 본 신경호는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그 진기를 통해 아들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신경호는 분명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강해진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는 기뻤다.
- 신경호는 신태한의 어깨에 큰 손을 얹으며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 “이 아비는 네 편이다. 오씨 가문의 천재에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게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거라!”
- 그러자 신태한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 “아버지, 그럼 저한테 돈을 좀 지원해 주시겠습니까?”
- 비록 신태한에게는 대단한 아버지가 있었지만, 그 본인은 굉장히 가난했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그가 방탕해질 것을 걱정하여 항상 검소한 생활을 하게 했던 터라, 그는 명색이 족장의 손자임에도 무척이나 후줄근한 모습이었다.
- 신경호는 비록 대단한 신분이기는 했지만,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그리고 신태한을 위해 단약을 모으느라 적지 않은 돈을 썼기 때문에 신태한이 함부로 돈을 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 “어디에 쓰려고?”
- “영약을 조금 사서 재배하고 싶습니다.”
- 신태한은 낮은 목소리로 답하며 눈동자를 굴렸다. 영약 재배는 엄청난 경험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고, 정성을 들여 관리해 주어야 했다.
- 일반적으로 영약을 재배하는 사람은 대부분이 연단사들이었고, 대부분 백발의 노인들이었다. 젊은이들이 영약을 재배하는 것은 매우 드물었다.
- 첫째로는 경험이 없기 때문이었고, 둘째로는 인내심이 없기 때문이었다. 어떤 영약은 다 자라기까지 여러 해가 걸리기도 하니 말이다.
- 열몇 살짜리 꼬맹이가 영약을 재배하려는 것은 신경호 역시 처음 보는 것이었지만, 신태한의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보고는 마음을 다잡고 저장 가방을 꺼냈다.
- “장난질을 하려는 것이라면 네 놈 엉덩이를 때려서 한 달 내내 의자에 앉는 것조차 악몽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 신경호는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 이에 신태한은 흠칫 몸을 떨었다.
- “삼천 대영금이다! 이 삼천 대영금을 배로 늘릴 자신이 없다면, 앞으로는 나에게 돈 달라는 소리는 하지 말거라.”
- 신경호는 특수 제작된 영금 수표 한 장을 꺼냈다. 그러자 신태한은 웃으며 그 돈을 받아 들고는 말했다.
- “걱정 마세요. 저는 신씨 가문에서 가장 젊은 연단사가 될 사람이라고요!”
- 그런 그의 말에 신경호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금의 신태한이 더 이상은 영맥이 없던 예전의 그 신태한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이에 그는 속으로 몰래 기뻐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신씨 가문은 더 강대해질 것이다. 아무래도 신씨 가문은 이미 여러 해 동안 연단사를 배출해 내지 못했으니 말이다.
- 신경호는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 “그럼 얼른 가서 뭐든 해보거라. 뭐라도 해내지 못한다면 흠씬 두들겨 맞을 줄 알거라! 오씨 가문 쪽에는 내가 대신 응답해 주마.”
- 이에 신태한은 삼천 대영금을 들고 서둘러 떠났다.
- 신태한이 수련하는 청룡신공은 목 속성으로, 넘치는 생명의 원기를 품은 청룡 진기가 영약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 게다가 청룡신공 중에는 영약 재배에 특화된 보조 공법인 “용담공”이라는 것이 있었다.
- “용담공”을 시전하면 체내의 청룡 진기를 신비한 액체로 응집시킬 수 있는데, 그 액체를 사용하면 영약의 성장을 가속할 수 있었다.
- 게다가 그가 수련하는 주작신공은 또 불꽃을 방출할 수 있었다. 이는 신공을 수련하여 방출된 불꽃이었기에 연단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터였다.
- 사상신공은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었지만, 그중 많은 강력한 법문은 아직 신태한의 실력이 부족해 수련할 수가 없었다.
- 이제 신태한에게는 삼천 대영금이 생겼다. 이는 삼십만 소영금에 해당하지만, 이마저도 범급 중등의 세골단 한 알을 사기에는 부족했다.
- 그러니 단약이 얼마나 비싼지는 굳이 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일반 무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었다. 가장 저렴한 단약조차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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