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한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쌍신맥을 가지고 있는 이 두 명의 신비한 여인도 이렇게나 강한데, 그녀들의 적은 그런 그녀들을 이런 상황에 몰아넣을 수 있을 정도로 더 강하다니 말이다.
“제가 절벽에서 지옥의 영지를 캤는데, 이게 두 분의 부상에 도움이 될까요?”
신태한이 물었다. 그는 곧 두 개의 신맥을 얻을 것이었기에 지옥의 영지도 아깝지 않았다. 그의 말에 성지연의 얼굴에 순간 기쁜 기색이 비쳤다.
“물론 도움이 되지. 그게 있으면 우리는 금방 움직일 수 있을 거야.”
신태한은 빙그레 웃으며 지옥의 영지를 꺼내 두 몫으로 나눈 뒤 두 사람의 입에 넣어주었다.
아름다운 여인들에게 음식을 주는 것도 그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지옥의 영지는 두 여인의 부상을 완전히 회복시킬 수는 없었지만, 그녀들의 부서진 뼈를 복구하여 걸을 수 있게 해 주었다.
하지만 현재 그녀들은 아무런 힘이 없었다.
“두 분은 대체 정체가 뭡니까? 원수라는 자도 그렇게나 강하지 않습니까. 그자는 또 누굽니까?”
이는 신태한이 이제껏 궁금했던 것이었다. 그의 질문에 백인아는 차갑게 그를 흘겨보았다.
“계약서에는 그런 것을 말해줘야 한다는 내용이 없으니, 내가 그 질문에 대답할 필요는 없다.”
성지연은 머리를 정리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건 묻지 마. 너무 많은 것들이 엮여 있어서 너 같은 꼬맹이가 호기심 때문에 알게 됐다가는 위험해질 수도 있어. 이제 신맥을 네 몸으로 옮길 거야.”
신태한은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정신을 집중하며 신맥이 자신의 몸으로 옮겨지기를 기다렸다.
이내 백인아와 성지연은 가느다란 손을 신태한의 배 위에 얹었다. 그러자 그녀들의 손에서 각각 검은색과 흰색의 안개가 흘러나왔다. 검은색은 백인아의 지음 신맥이었고, 흰색은 성지연의 지양 신맥이었는데, 굉장히 신비로운 모습이었다.
곧이어 신태한의 몸속에는 검은색과 흰색의 기류 같은 것이 생겨나 그의 근육, 뼈, 경맥을 돌아다니며 순환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경맥은 서서히 굵어졌고, 뼈와 근육 또한 강화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순환 끝에, 마지막으로 그 검은색과 흰색 기류는 그의 단전에 모여 태극 음양도를 형성했다.
이는 바로 음양 신맥이었다. 성지연과 백인아는 신태한이 지음과 지양 두 개의 신맥을 성공적으로 융합해 낸 것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감동하며 흥분을 금치 못했다.
사실 그녀들은 지음과 지양 두 신맥이 융합되는 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었다. 이에 그녀들도 한 번 시도해 보는 셈 치고 신태한의 몸에 실험한 것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성공한 것이다.
성지연과 백인아는 천천히 뒤로 물러나 검은색과 흰색의 안개를 뿜어내는 신태한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복잡하면서도 놀라움이 담긴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녀들이 아는 한, 이제껏 음과 양 두 개의 신맥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들은 눈앞에 있는 이 소년이 제대로 가르침만 받는다면 어쩌면 세상에 둘도 없는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눈을 뜬 신태한은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상쾌함을 느꼈다. 또한 자신이 조금 강해진 것 같이 느껴졌다.
“이것이 바로 신맥입니까! 느낌이 정말 좋네요. 저도 나중에는 신무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겁니까?”
신태한은 살짝 흥분한 듯 말했다. 그의 얼굴에 순간 사악한 미소가 스쳤다. 꽤나 못돼 보이는 것이, 이전의 순진하고 얌전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에 두 미녀는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무도계에서 범무의 경지는 최초의 경지로, 연기, 췌체, 무체, 통맥, 진기, 신식, 진강, 신력, 진형, 대원만의 열 가지 경지로 나뉜다.
범무의 경지 위로는 신무의 경지가 있었는데, 이는 많은 무사들이 꿈꾸는 경지였다. 그 경지에 도달하면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되고, 더욱이는 천년의 수명을 가질 수 있었다. 신태한은 바로 범무의 경지 중 세 번째 단계인 무체의 경지에 멈춰 있었고, 이제껏 네 번째 단계인 통맥의 경지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고작 신무의 경지? 그건 그야말로 신맥에 대한 모욕이다.”
백인아가 하찮다는 듯 차갑게 코웃음 쳤다. 성지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는 이제 음양 신맥을 가졌으니, 더 멀리 내다봐야 해! 세상에는 끝도 없는 힘이 존재하고, 다양한 세계가 존재해. 지금 네가 있는 이 진무대륙은 속세의 작은 땅 하나에 불과하다고! 계약을 잊지 마. 우리가 힘을 회복하도록 네가 도와줘야 한다는 걸! 그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야!”
신태한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살아 있는 한 반드시 계약을 이행하여 두 분 누님이 힘을 완전히 회복하실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그러자 백인아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가 힘을 회복하도록 도울 가장 빠른 방법은 단약에 의지하는 거야. 물론 등급이 굉장히 높은 단약 말이야! 우리가 실력을 회복하면 우리 사이의 계약도 끝이 나는 거고, 그때가 되면 우리는 원수를 찾아가 복수할 거야.”
신태한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이 두 절세의 미인이 계속 그의 곁에 머문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즐거움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