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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여신의 초대

  • “무슨 상황이야?”
  • “또?”
  • “바로 1위로 올라가다니!”
  • “빨리, 빨리 켜보자.”
  • 공지를 본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눈이 휘둥그레졌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연달아 임희원의 방송을 켰다.
  • 의자에 앉은 임희원은 작은 입을 손으로 가리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 그녀는 갑자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끌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 “대박!”
  • “대박!”
  • “무서울 정도야!”
  • “1위라니!”
  • 댓글 창이 폭발할 것 같았다.
  • “이런!”
  • 순식간에 넘치는 데이터 수량을 견디지 못한 심지성의 구형폰은 발열을 하며 렉이 걸리기 시작했다. 곧 수명을 다할 것 같았다.
  • “이 정도라고?”
  • 심지성 본인도 놀라웠다. 그는 좋은 핸드폰으로 바꾸지 않은 지난날의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 그는 전원 버튼을 눌러 핸드폰을 재시동했다.
  • 손을 데일 것 같았던 온도가 식고 나서야 심지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신의 핸드폰이 터질 것 같은 두려움을 경험했다.
  • 기나긴 기다림 후, 핸드폰이 드디어 재가동되었다. 심지성은 다시 앱을 켰지만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윤희원의 방송에 들어가지 않았다.
  • “딩동.”
  • 그런데 이때, 알림과 함께 개인 톡이 하나 날아왔다.
  • 윤희원이 보낸 개인 톡!
  • 여신이 개인 톡을 보냈다!
  • 심지성은 흥분하며 톡 방에 입장했다.
  • “감사합니다.”
  • 윤희원이 감사 인사를 했다.
  • “아니에요, 사실 오랫동안 지켜봤어요.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 심지성은 튀어나올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 답장을 했다.
  •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녀를 오랫동안 지켜본 건 사실이었다. 그게 방송 속의 그녀가 아닐 뿐.”
  • 그 말을 본 윤희원은 의문스러운 표정이었다.
  • 팔로워 목록을 확인해 보니 심지성은 오늘 처음 팔로우 한 사람이었고 그의 아이디 역시 오늘 금방 가입된 아이디었다. 오랫동안 팔로우하고 있던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 설마 새로 아이디를 만든 거야?
  • 그녀는 “심도령”의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가능성밖에 없을 것 같았다.
  • 상대방의 말투로 미루어 보아 그는 순수하게 그녀의 방송을 좋아할 뿐 결코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 게다가 얼굴을 비친 적도 없으니 외모 때문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호기심이 강해도 호기심 하나로 이렇게 큰 지출을 할 수는 없었다.
  • 그녀는 이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팬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했다.
  • 그녀는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결심을 내린 듯 키보드를 두드렸다.
  • “혹시… 한 번 뵐 수 있을까요?”
  • 메시지를 본 순간 심지성은 스프링처럼 침대에서 튀어 올랐다.
  • 이, 이, 이!
  • 여신님께서 만나자고 하다니!
  • “그게… 덕분에 인지도가 많이 올랐어요, 밥 한 끼 사드리고 싶은데.”
  • 심지성이 오해를 할까 봐 윤희원은 부연 설명을 보탰다.
  • 심지성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는 심호흡을 하며 심장을 진정시킨 후, 답장을 보냈다.
  • “나중에 기회가 될 때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 심지성은 짤막한 말을 남기고 윤희원이 답장을 하기도 전에 앱을 껐다. 그는 두 손을 뒤통수에 깍지 끼고 편안하게 누워 찬란한 미소를 지었다.
  • 한 편, 긴장한 채 답장을 기다리던 윤희원은 진동과 함께 메시지를 확인했다.
  • 그런데 답장을 본 윤희원의 작은 입이 이내 튀어나왔다.
  • “거절한 거예요?”
  • “저 남자한테 먼저 약속 잡은 거 처음인데!”
  • …··
  • 퍽!
  • 술병이 땅에 떨어지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술병은 산산조각이 났고, 술이 온 바닥에 뿌려졌다. 동시에 임소한의 분개한 목소리가 들렸다.
  • “시X!”
  •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 동생들에게서 모은 돈으로 승부는 결정 났다고 확신했는데, 이렇게 손쉽게 반격을 당할 줄은 절대 몰랐다.
  • 그는 단숨에 2천만 원을 질러버렸던 것이다!
  • 임소한은 말할 것도 없고, 그의 아버지 임성재여도 이렇게 큰돈을 한꺼번에 날려버린 상황이라면 적지 않은 데미지를 입을 것이다.
  • 자신의 거들먹거리던 모습이 떠오르자 그는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는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 “어디서 나타난 자식이야?”
  • 그의 동생들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한참을 지나서야 한마디 말이 튀어나왔다.
  • “형님, 보통내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 동생 중 한 명인 성훈이 걱정하는 어조로 말했다.
  • 임소한이 아무리 잘 나간다고 해도 사실상 천해시 한정이었다. 한국에는 천해시보다 큰 도시가 충분히 많았다.
  • 그리고 성훈은 한국에 아주 오래된 신비로운 대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은밀히 알고 있었는데, 그가 아는 것에 따르면 그들은 백 년 전에 이미 상상도 할 수 없는 부를 장악했다.
  • 그들은 평소에 남의 눈에 잘 띄지 않게 조용히 생활하지만 상대가 누가 되었든 거슬리게 행동하면 개미를 죽이는 것만큼 간단하게 해결해 버린다.
  • “개소리! 그 자식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어차피 일개 학생일 뿐이야.”
  • 임소한은 콧방귀를 뀌었다.
  • “그렇게 잘나가는 사람이라면 내가 모를 일이 있어? 어디 감히 나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 “형, 흥분하지 마세요.”
  • 이때, 민재가 입을 열었다.
  • “아무리 학생이라도 평범한 사람 같지는 않아요. 제가 이따가 알아볼게요. 저희 인맥이라면 금방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 “그래, 알았어.”
  • 그 말을 들은 임소한은 냉정을 되찾았다. 그는 손으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 “그럼 네가 책임지고 알아봐 줘. 최대한 빨리!”
  • “네, 형. 걱정 마세요.”
  • 민재는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 “지성… 지성? 지성 내 말 듣고 있어?”
  • 심지성은 기숙사 침대에 누워 미녀 선생님의 환상에 잠겨 있었다. 조우빈이 그를 여러 번 불렀지만 그는 시종일관 반응이 없었다. 그의 앞에 다가가보니 그는 바보같이 웃고 있었다.
  • 조우빈은 그의 눈앞에 손을 휘두르며 장난스레 말했다.
  • “지성, 뭐야? 봄이라도 온 거야?”
  • “어? 아! 우빈, 무슨 일이야?”
  • 심지성은 그제야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와 옆에 있는 조우빈을 쳐다보았다.
  • “아니, 밥 먹으러 갈래? 오후에 수업 있는 거 잊지 않았지?”
  • “아, 가자, 가자.”
  • 심지성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침대에서 내려와 외투를 집어 몸에 걸쳤다.
  • “가자!”
  • 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숙사를 나섰다.
  • “지성, 우리 주말에 모이기로 했어. 형수님도 괜찮다고 하는데, 넌 어때?”
  • 정종문은 심지성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빛나는 얼굴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심지성은 관심이 없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 “됐어, 나는 여신이 있어!”
  • “……”
  • 그들은 경멸하는 표정으로 심지성을 쳐다보았다. 이 자식, 판타지 물을 보고 마법에라도 걸린 거야?
  • 세 사람의 표정을 본 심지성은 어깨를 으쓱하며 신비로운 미소를 지을 뿐,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 네 사람은 평소와 다름없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바로 교실로 갔고, 오후 내내 수업을 들은 후, 함께 학교 헬스장으로 갔다.
  • 대학교에 입학한 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들은 별다른 일이 없으면 매일 같은 시간 함께 학교 헬스장으로 향했다.
  • 조우빈은 전에부터 운동을 해왔던 터라 또래들 사이에서 몸이 좋기로 손꼽혔다.
  • 한국의 신비로운 명문가문인 심 씨 가문의 후계자로 태어난 심지성은 경영 실력을 갖추는 동시에 기본적인 신체능력도 갖춰야 했다.
  • 거대한 사업체를 거느린 만큼 반대 세력 역시 적지 않았다. 사람들은 대놓고 감히 심 씨 가문과 맞서지는 못하지만 몰래 음모를 꾸미고 있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 하여 심 씨 가문 후계자들은 누구나 어려서부터 훈련을 받게 되는데 가장 기본적인 신체 자질 역시 그중 하나였다. 심지성에게 있어 그건 숙명적으로 생명의 일부였다.
  • 그리고 유웅휘, 그는 조우빈과 심지성과 함께 다니며 매일 운동하는 습관을 길러가고 있었다.
  • 그러나 정종문 그는…
  • “쯧쯧…”
  • 네 사람이 헬스장에 입장한 후, 정종문은 자연스럽게 소파로 가서 앉았다. 그의 시선은 연신 하얀 다리 위로 돌아다녔다.
  • 매일 세 사람을 따라 헬스장에 오는 그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몸매 좋은 여자들을 감상하는 것이었다.
  • 격렬한 운동으로 인해 온몸에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 “종문, 매일 먹고 자고 게임만 하지 말고 운동 좀 해. 너 몸 괜찮겠어?”
  • 조우빈은 포기하지도 않고 매일 잔소리를 했다.
  • “욕심을 내려놓아야 부처를 모실 수 있는 법이야.”
  •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지.”
  • 정종문은 말을 하면서도 시선은 여전히 러닝머신 위의 여학생에게 머물러 있었다. 그는 뛸 때마다 흔들리는 가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 “……”
  • 조우빈은 어이가 없었다. 그는 이미 그의 무논리에 익숙해졌다.
  • “꺄악!”
  • 이때, 별안간 들려온 비명 소리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 헬스장 한 쪽 구석, 나시를 입은 건장한 남자의 큰 손이 한 여학생의 가녀린 손목을 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 깜짝 놀란 여학생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 “왜… 왜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