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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보석을 몰라보다

  • 황득치가 떠난 뒤 송영정과 그의 가족들은 그제야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 그들은 식탁으로 돌아와 식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송중빈은 진영에게 물었다.
  • “어젯밤, 황 회장이 아침 일찍 사과하러 올 거라고 자네가 그랬지? 정말로 왔네? 설마 자네가 시킨건가?”
  • 마효려는 아니 꼽게 말했다.
  • “그냥 얻어걸린 거지 뭐, 저녁에 어디 다녀오는 것도 못 봤는데 쟤가 어떻게 했겠어. 그리고 뭐 하는 일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 무슨 능력으로 황 회장을 움직여! 내 생각에는 황 회장이 어제 그런 일을 하고 악몽을 꿨을 거야! 그리고 꿈에서 부처님이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나 보지. 그러니깐 아침 일찍 사과하러 온 거야! 벼락 맞을 짓을 한 것이 틀림없어.”
  • 마효려는 뼛속까지 불교를 믿는다. 그녀는 집에서도 관세음보살을 모셔 두고 매일 그 앞에서 향을 피운다.
  • 때문에 그녀가 방금 황득치 이야기를 할 때도 부처님께서 가만두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 비록 아내의 말은 미신에 가까운 말이라 송중빈은 크게 믿음이 가지 않았으나 그 역시도 백수 진영이가 황득치를 직접 사과하러 오게 할 능력은 없다고 생각했다.
  • 그 역시 황득치가 스스로 사과하러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황득치가 양심에 찔려 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그러나 송영정은 진영이가 아마도 동천보를 통해 황득치의 사과를 받아 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동천보는 소문난 악질이다. 그런 사람만이 황득치 같은 양심 없는 사람을 상대할 수 있다.
  • 이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기뻐하던 그녀는 갑자기 생각이 들었다.
  • ‘벌써 두 번이나 동천보의 도움을 받았다. 다음에도 일이 생기면 또 동천보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진영이의 욱하는 성질머리 좀 고쳐야겠다.”
  • 그때
  • 송 씨 가문의 골든 빌리지.
  • 송청송 어르신은 서재에서 큰아들 송중웅과 셋째 아들 송중평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송중평이 말했다.
  • “황 회장님께서 송영정이를 용서했다고 하네요. 심지어 저희 회사와 계속 일을 진행하겠다며 전화까지 왔더라고요.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죠.”
  • 송중웅도 말했다.
  • “황 회장님은 사업하는 사람이야, 송영정이 데리고 온 그놈이 성격이 지랄맞아서 그래.”
  • “황 회장님은 귀한 분이야,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혀 본 분이시지. 송영정이 데려온 그 망나니 같은 사람을 상대하기가 귀찮으셨던 거야. 그래서 그냥 한번 봐준 거겠지.”
  • 송 어르신은 큰아들이 송영정과 진영이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두고 치욕스러운 느낌을 받아 더 쌀쌀맞게 말했다.
  •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렇게 망신스러운 손녀를 뒀을까? 송 씨 가문의 수치야!”
  • 송중웅이 말했다.
  • “아버지, 내일 칠순 잔치를 하실 때 아예 둘째네를 우리 가문에서 내쫓아 버리는 건 어때요? 잔치에도 못 오게 하고요.”
  • 송중평도 옆에서 거들었다.
  • “그러니깐요, 만약 그 가족이 잔치에 오기라도 한다면 지인들 앞에서 무슨 망신이에요.”
  • 송 어르신은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 “그만들 해, 황 회장도 용서했는데 지금 내쫓아 버리면 우리가 황 회장 보다도 못하다고 비교하면서 말들이 많을 거야.”
  • 그날 점심,
  • 송영정 가족들은 할아버지 고희연 초대장을 받았다. 내일 시간 맞춰 그랜드 하얏트 호텔로 가야 된다.
  • 초대장을 받은 가족들은 너무도 기뻤다.
  • 할아버지께서 자신들을 초대한 것을 보니 가문에서 완전히 내쫓아 버리지는 않을 듯 해 보였다.
  • 초대장을 받은 그들은 너무도 기뻤다.
  • 할아버지께서 내일 고희연에 초대하셨다는 것은 자신들을 아직도 가족이라고 생각하신다는 의미이다.
  • 가족들은 할아버지께 어떤 선물을 해 드리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 송영정이 말했다.
  • “너무 비싼 건 살수 없고, 너무 싼 물건은 웃음거리가 될 거 같네요. 너무 비싸지도 않으면서 실용적인 물건이면 좋겠는데.”
  • 송중빈과 마효려는 송영정과 함께 한참을 고민했지만 마땅히 좋은 선물이 생각나지 않았다.
  • 그러다 진영이가 말했다.
  • “아니면 선물 제가 준비할게요. 할아버님께 제일 귀한 선물을 해 드릴게요.”
  • 송영정은 반신반의하면서 말했다.
  • “진영, 내일은 할아버지 고희연이야, 그저 그런 생일 선물이 아니야, 제대로 준비할 수 있어?”
  • 진영이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 “걱정하지 마, 나한테 맡겨 봐.”
  • 진영은 바로 베란다로 가 전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 “송 씨 가문 어르신에게 어울릴 만한 선물 하나만 준비해 줘, 가격은 상관없어, 무조건 제일 좋은 거여야 돼.”
  • 전저가 대답했다.
  • “알겠습니다!”
  • 다음날,
  • 모두들 할아버지 고희연에 참석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 막 문을 나설 때 송영정은 갑자기 선물이 생각나 바로 진영에게 물었다.
  • 진영은 작은 상자를 꺼내 보여주면서 웃었다.
  • “이미 준비했지, 이거야.”
  • 그 상자는 꽤 낡은 상자였다. 그리고 크게 눈에 띄지도 않았다.
  • 뚜껑을 열어보니 안에는 포장되어 있는 단약 한 알 있었다.
  • 순간, 송중빈과 마효려 그리고 송정영도 할 말을 잃고 서 있었다. 할아버지 고희연에 이딴걸 준비하다니!
  • 송영정은 다급히 물었다.
  • “진영, 어떻게 이런 걸 선물이라고 준비해!”
  • 진영이 웃으면서 말했다.
  • “내 말 좀 들어봐, 이 단양은 60년 전에 만든 약 이야. 안궁환이라고 하는 단약인데 각종 귀한 재료들로만 만든 약이지. 고혈압, 고지혈, 고혈당으로 유발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엄청난 효과가 있어!”
  • 그 단약은 진영의 명령을 받은 전저가 엄청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선물이다.
  • 전저는 송 씨 가문 어르신을 조사하면서 그분은 돈이 부족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 그러나 연세가 지긋하신 탓에 고혈압, 고지혈, 고혈당과 같은 고질병을 가지고 계신다.
  • 이런 3고군 환자들은 중풍 같은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전저는 정말로 힘들게 그 안궁환을 구해 진영에게 준 것이다.
  • 송중빈 부부와 송영정은 별로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 단약을 진영이는 엄청난 명약처럼 말한다고 생각했다.
  • 그러나 또 엄청나게 비싼 선물을 준비할 돈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 이제 바로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새로운 선물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 송영정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 “진영, 이 안궁환 진짜 귀한 약재로 만든 거 맞지?”
  • 진영이가 대답했다.
  • “당연하지!”
  • 송영정은 속는 셈 치고 진영이가 가져온 그 안궁환을 선물로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 그들은 그 약이 정말로 신비한 효능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의 웃음거리만 되지 않기를 바랐다.
  • 그날 점심,
  • 진영은 딸을 안고 시간을 맞춰 송영정과 함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도착했다.
  • 오늘은 송 씨 가문 어르신의 고희연이다. 송 씨 가문에서는 호텔 다이아 홀을 전체 예약하였고 홀 내부에는 테이블이 50개 나 있었다.
  • 송 어르신은 고풍스러운 한복을 차려입고 큰아들 송중웅과 셋째 아들 송중평등 가족들과 함께 직접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 “골드 F 그룹 진금해 회장, 대천 작가 그림 한 폭, 송 어르신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 “천우 건설 담중승 회장, 산호 한 뿌리, 송 어르신의 장수를 기원합니다.”
  • 입구에서 선물을 받는 직원은 끊임없이 귀빈들의 성함과 선물을 읽고 있었다.
  • 진영과 송중빈 가족들이 홀 안으로 들어설 때 입구 직원이 말했다.
  • “송중빈 가족, 쓸모없는 단약 한 알, 아버지 만수무강하세요.”
  • 쓸모없는 단약!
  • 홀에 있던 수백 명의 귀빈들은 그 말을 듣고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 송 어르신 역시 화가 치밀어 이제 막 홀 내부로 들어오고 있는 송중빈 가족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 송중빈이 가족들을 데리고 아버지에게로 와서 인사를 드리기도 전에 송 어르신은 화가 나서 말했다.
  • “중빈아, 도대체 무슨 선물을 한 것이냐?”
  • 송중빈은 아버지가 화내는 모습을 보고 바로 설명을 드렸다.
  • “아버지, 제가 설명드릴게요, 그 약은 안국환이라고 하는 약인데 삼고를 치료하는데 그렇게 효과가 뛰어나다고…”
  • 송중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송 어르신 뒤에 서 있던 송중웅이 코웃음을 치면서 그의 말을 잘랐다.
  • “흥, 동생아, 너는 아버지께서 빨리 쓰러지기라도 했으면 좋겠니?”
  • 송중빈은 낯빛이 하얗게 질려서 말했다.
  • “아버지, 형, 저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 탁!
  • 낡은 상자가 송중빈 가족 앞에 떨어졌다. 상자는 산산조각이 났고 상자 안에 포장되어 있던 안궁환이 굴러 나왔다.
  • 송중웅의 아들 송호명이 그 상자에서 안궁환을 꺼내 그들 앞에 던져 버린 것이다.
  • 송호명은 비웃으면서 말했다.
  • “이딴 약은 그쪽이나 먹으시죠.”
  • 송중빈과 마효려, 그리고 딸아이를 안고 있던 송영정까지 전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 진영은 그런 가족들을 보고 바로 그 안궁환을 집어 들고 차갑게 말했다.
  • “지금 이 약을 버리셨으니 다시 돌려 달라고 하시면 안 됩니다.”
  • 송중웅과 주변 사람들은 웃으면서 말했다.
  • “별 볼 일 없는 단약이 뭐라도 되는 줄 아는 거야? 절대 돌려 달라고 하지 않을 거니깐 가져가,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