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5화 예전 내 부하였어

  • 진영은 시체 마냥 널브러져 있는 장만용 부부를 보면서 말했다.
  • “부하인가?”
  • 동천보는 불편 해하면서 대답했다.
  • “네, 뒷일을 처리해 주는 사람입니다.”
  • 진영은 버럭 화를 내면서 말했다.
  • “하나만 물어볼게, 도대체 뭘 믿고 개인적인 일에 함부러 군 병력을 동원하는 건가?”
  • 동천보가 말했다.
  • “정말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도련님.”
  • 진영이가 차갑게 말했다.
  • “부대로 복귀한 뒤 바로 사직서 제출해! 너는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 동천보가 큰소리로 대답했다.
  • “알겠습니다. 벌 달게 받겠습니다.”
  • 진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동천보의 대답이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
  • “그래!”
  • 그리고 동천보는 고개를 돌려 장만용 부부를 보면서 소리쳤다.
  • “아직도 도련님께 사과드리지 않고 뭐하고 있어! 만약 도련님께서 너희들 용서하지 않으시면 내가 직접 너희들 죽여 버릴 거야!”
  • 장만용 부부는 버둥거리면서 일어나 울면서 진영에게 매달렸다.
  • 진영이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 “내 와이프랑 딸한테 사과해!”
  • 장만용 부부는 바로 송영정과 청청이 앞으로 기어가 싹싹 빌기 시작했다.
  • “진 사모님, 아니 진 아가씨, 이렇게 대단하신 분인 줄도 모르고 저희가 실례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 송영정은 이제 상황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마음씨가 착한 사람이다. 지금 눈앞의 장만용 부부를 보고 그는 진영에게 말했다.
  • “그만해, 이제 자신들도 잘못을 알겠지, 벌도 받았고.”
  • 진영이가 미소를 띠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 “자기 말 들어야지.”
  • 송영정은 진영이가 자기라고 하자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 동천보는 옆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다 장만용 부부에게 말했다.
  • “빨리 꺼져!”
  • 장만용 부부는 정신을 차리고 다친 것도 잊은 채 아이와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허겁지겁 도망쳤다.
  • 동천보는 진영에게 더 다가가고 싶었지만 진영은 가족들과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고 했고 그 말을 들은 동천보는 진영에게 인사를 한 뒤 바로 돌아갔다.
  • 진영은 딸을 품에 안고 송영정과 함께 유치원에서 걸어 나왔다.
  • 딸은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진영을 바라봤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신이 나서 진영에게 말했다.
  • “아빠, 아빠 대단한 사람이야? 이제 아빠도 돌아왔으니깐 나랑 엄마 이제 괴롭힘당하지 않을 거야!”
  • 진영은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 “그래, 이제 아빠가 옆에 있어 줄게, 누구도 우리 딸이랑 엄마 괴롭히지 못할 거야! 아빠가 무조건 지켜줄 거야!”
  • 송영정은 옆에서 그 말을 들으면서 신이 나 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 브라이어 성중촌.
  • 송영정은 브라이언 성중촌의 낡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 그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도 없었다.
  • 진영은 딸을 안고 송영정과 함께 6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갔다.
  • 송영정은 현관문을 열면서 진영에게 말했다.
  • “집이 좁고 깨끗하지는 않아, 들어와.”
  • 송영정의 아빠 송중빈이 거실에서 돋보기를 하고 신문을 읽고 있었고 송영정의 엄마 마효려는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송중빈은 딸이 낯선 남자랑 함께 들어오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 송영정이 처음으로 남자를 집으로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 매번 선 자리를 나가 보라고 해도 그녀는 절대 시집을 가지 않고 평생 혼자 청청이를 키우면서 살겠다고 했었다.
  • 송중빈은 신문을 내려놓고 일어서며 그들은 맞이했다.
  • 그리고 청청이를 안고 있는 낯선 남자에게 물었다.
  • “이분은?”
  • 송영정의 눈빛은 불안해 보였다.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진영의 품속에 안겨 있던 송청청이 의기양양 해하면서 말했다.
  • “할아버지, 청청이 아빠야! 아빠가 돌아왔어요!”
  • “뭐라고? 네가 바로 5년 전 우리 딸을 망가뜨리고 우리 가족을 지금 이 지경으로 만들어 버린 놈이야?”
  • 송중빈은 성격이 온화한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이 5년 전 자신의 딸을 망가뜨리고 미혼모로 만든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크게 화를 냈다.
  •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무슨 낯짝으로 내 딸을 다시 찾아와! 내가 너 오늘 가만두지 않을 거야!”
  • 어디선가 또 다른 분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마효려가 주방 칼을 들고 화를 내면서 주방에서 나와 진영에게로 다가갔다.
  • 송청청은 깜짝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다.
  • 송영정 역시 엄마를 막아서면서 울었다.
  • “엄마, 제발…”
  • 송영정이 잡고 있는 바람에 마효려는 진영이에게로 가지 못했다.
  • 그녀는 한 손에 식칼을 들고 진영이를 보면서 울부짖었다.
  • “짐승 같은 놈! 쓰레기야! 너 때문에 우리 집 양반이 가문에서 쫓겨났어, 내 딸 인생도 전부 망가졌고!”
  • 송중빈은 아내가 너무 격분하고 딸아이와 손녀가 우는 것을 보고 평소 큰소리 한번 내지 않던 그가 소리를 질렀다.
  • “그만해!”
  • 송중빈이 말한 그 세 글자에 마효려도 조용해졌다.
  • 송중빈은 아내가 들고 있던 칼을 자신이 가져가면서 아내를 한번 안아주고는 무뚝뚝하게 진영이를 보면서 말했다.
  • “그만 돌아가, 그리고 디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마, 우리 딸이랑 우리 가족에게 준 상처 이정 도면 됐어.”
  • 진영이도 그동안 송영정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알고 있다. 그는 딸아이를 안고 확고한 표정으로 송중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 “저 안 갑니다.”
  • “저도 그동안 영정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제가 영정이와 청청이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줄 겁니다. 그동안 서러웠던 세월만큼 전부 보상해 주면서 살겠습니다.”
  • 행복하게 전부 보상해 주면서 살겠다고?
  • 송중빈은 그 말을 듣고 진영이가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 그는 대책도 없으면서 입만 살아 있고 말만 버지르르 하게 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 이렇게 꿀 발린 말을 듣고 딸은 속아 넘어갈 수 있어도 자신은 아니다.
  • 마효려는 진영이의 면전에 대고 계속해서 욕설을 퍼부었다.
  • “꺼지라는 말 안 들려? 귓구멍 막혔어? 우리 집에서 당장 꺼져!”
  • 송중빈은 흔들림 없이 말했다.
  • “안 가면 신고할 거야!”
  • 사실 송중빈은 경찰이 오면 5년 전 딸아이의 상처를 다시 끄집어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딸은 또다시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는 신고를 하지 않았다.
  •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던 송영정은 눈물을 닦으면서 무언가 결심한 듯 말했다.
  • “아빠, 엄마, 이 사람 그냥 여기 있게 해요.”
  • 뭐라고?
  • 송중빈과 마효려는 깜짝 놀라서 송영정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 마효려는 당황해하면서 말했다.
  • “영정아, 미쳤어?”
  • 송영정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 “아뇨, 저 멀쩡해요. 이게 다 청청이를 위해서예요. 이제 청청이도 알만큼 알아요. 청청이도 아빠가 필요하고 아빠의 사랑이 필요하다고요. 엄마, 아빠, 한 번만 기회를 줘요, 한동안만 여기 있을 수 있게 해주세요.”
  • 송중빈은 그 말을 듣고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 그는 지금 눈앞에 있는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진영이가 자신의 손녀딸을 얼마나 사랑 해 주고 행복하게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딸의 말을 듣고 울고 있는 손녀딸은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허락했다.
  • 진영이가 집에 머무는 것을 허락한 송중빈을 보고 마효려도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더는 말하지 않았다.
  • 그녀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지만 그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마효려는 저녁도 먹지 않았다.
  • 송중빈 역시 먹는 둥 마는 둥 하다 아내의 마음을 풀어 주러 음식을 가지고 방으로 들어갔다.
  • 거실에는 진영과 송영정 그리고 딸 세 사람만 있었다.
  • 송영정은 딸에게 밥을 먹이면서 심란해 하며 진영에게 말했다.
  • “방이 2개밖에 없어, 그러니깐 나랑 청청이랑 같이 방을 쓰고 대신 바닥에서 자!”
  • 진영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 “그래!”
  • 식사를 마친 뒤 송영정은 진영이가 옷을 갈아입을 수 있게 아빠의 새 옷을 가져왔다. 그리고 진영은 욕실로 들어갔다.
  • 진영이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올 때 갑자기 현관 쪽에서 쿵쿵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 “문 열어!”
  • 송중빈과 마효려도 방에서 나왔고 송중빈은 불안해하면서 말했다.
  • “큰형 목소리야, 얼른 문 열어 봐.”
  • 가족들은 급히 문을 열었고 문 앞에는 50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서 있었다.
  • 큰 체구의 그 남성은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특히 무서운 눈매를 가지고 있었다.
  • 그는 바로 송중빈의 큰형이다. 송 씨 가문의 실질적인 주인 송중웅이다.
  • 송중빈은 송중옹을 보고 기뻐하며 말했다.
  • “형! 어떻게 시간이 돼서 여기까지 왔어! 얼른 들어와!”
  • 송중웅은 좁은 거실을 한번 보고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 “됐어, 여기서 말할게.”
  • 그 말을 듣고 송중빈과 마효려는 어색하게 서 있었고 너무도 창피했다.
  • 모두 송 씨 가문의 자제들인데 송중빈의 가족과 송중웅의 가족을 보면 천지 차이이다.
  • 송중웅은 송영정을 보면서 더 차갑게 말했다.
  • “5년 전 그놈이랑 같이 우리 회사 큰 거래처 황 회장을 때렸다고?”
  • 송영정은 다급히 설명했다.
  • “큰아버지, 제가 다 설명드릴게요.”
  • 송중웅은 그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 “네 설명 들으러 온 거 아니야, 5년 전 네가 그런 쓰레기 같은 놈이랑 놀아나 미혼모가 된 것 만해도 이미 우리 가문의 수치야! 그래도 가족이라 우리 가문에서 완전히 내쫓지 않고 회사도 다니게 했던 거야!”
  • “그런데 감히 그 쓰레기 같은 놈을 끌어들여? 시집을 가든 말든 상관은 안 하는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니? 얼마나 더 가문의 명성에 먹칠할 거니!”
  • “잘 들어, 황 회장님께 사과드려! 빌고 또 빌어서 용서받아 내!”
  • “아니면, 출근할 필요 없어, 해고니깐.”
  • 송중웅은 자신이 할 말만 하고 돌아갔다.
  • 송영정은 낯빛이 하얗게 질려 눈물이 고였다.
  • 송중빈은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담배만 피웠다.
  • 마효려는 송중빈을 때리면서 울었다.
  • “당신,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 형이 재산 전부 가져갈 때도 당신은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지금도 왜 아무 말도 못 하고 당하고만 있어!”
  • “당신 형네가 아버님 앞에서 우리 가족 나쁜 소리만 해대고 우리 딸 흉만 봐서 우리가 쫓겨난 거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손 놓고 아무것도 안 하냐고!”
  • “이제 집까지 찾아와서 가문에서 쫓아낸다고 모욕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한마디도 안 하고 서 있어? 입에 풀 발라 놨어? 당신이 그러고도 남자야?”
  • 진영이 샤워하고 나와 보니 집안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 그는 인상을 쓰면서 무슨 일인지 물었다.
  • 그러나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 결국 청청이가 진영이 옆으로 다가와 그의 옷깃을 잡고 쭈뼛쭈뼛 말했다.
  • “아빠, 방금 큰할아버지가 다녀가셨어, 엄마 보고 빌래, 아니면 회사 나오지 말라고 하고 우리 가족 가문에서 쫓아낸대.”
  • 진영은 그 말을 듣고 화가 치밀었다.
  • ‘송 씨 가문 사람들, 가만 안 두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