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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직접 사죄하러 오다

  • 진영은 딸아이를 안고 영정을 위로하면서 말했다.
  • “괜찮아, 혹시 내일 황득치가 사과하러 올 수도 있잖아?”
  •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나을 뻔했다.
  • 그의 말을 듣고 마효려는 바로 그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 “입만 살아 가지고! 만약 네가 회사에서 황 회장을 때리지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어!”
  • 송영정은 진영이를 탓하지 않았다. 당시 진영이는 자신을 구하는 과정에서 황득치를 때렸기 때문이다.
  • 그녀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 “황 회장이 사과하러 온다고? 꿈 깨, 이 일을 더 물고 늘어지지 않고 스카이 그룹과 다시 비즈니스를 할 수만 있어도 감지덕지할 거야!”
  • 진영이가 담담하게 말했다.
  • “걱정하지 마, 내가 내일 사죄하러 온다고 했으니 내일 꼭 올 거야!”
  • 송영정의 가족들은 그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그렇게 잘난 체하는 황득치가 절대 사과하러 올 위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 아무리 황득치가 양심에 찔리더라도 그는 절대로 사과하러 올수 없다.
  • 왜냐하면 진영이가 그의 왼쪽 다리를 부러뜨려 그는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기 때문이다.
  • 그는 목발을 짚어 가면서 사과하러 올 인간이 아니다!
  • 송중빈은 진영이의 허세스러운 말을 들으면서 낯빛이 어두워져 말했다.
  • “허황된 꿈을 꾸지 말고 어떻게 황 회장님께 사과드릴 지나 생각해.”
  • “내일 내가 영정이를 데리고 직접 사과하러 갈 거니깐 진영이 너도 함께 따라와.”
  • 송중빈은 말을 마치고 마효려와 방으로 들어갔다.
  • 송영정도 딸 목욕 시키러 욕실에 물 받으러 들어갔다.
  • 진영은 베란다 쪽으로 걸어가 전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 “전저, 동천보한테 전해…”
  • 그날 밤, 진영은 송영정과 딸과 함께 한방에 있었다. 비록 진영은 바닥에 누워 있었지만 송영정은 여전히 불편했다.
  • 그는 잠들 기전 진영에게 말했다.
  • “남자들이 어떤 동물인지는 알고 있어, 그래도 예의를 지켜 주면 좋겠어!”
  • 진영은 어색해 하면서 말했다.
  • “그래!”
  • 그때 딸아이가 바닥에 누워 있는 아빠를 보면서 말했다.
  • “엄마, 아빠는 왜 엄마랑 같이 안자?”
  • 송영정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살짝 언성을 높이면서 말했다.
  • “누가 엄마랑 아빠는 같이 자야 한다고 가르쳤어?”
  • 청청은 또박또박 대답했다.
  • “TV에서는 다 그러던데.”
  • 송영정이 대답했다.
  • “도대체 무얼 본 거야! 이틀 동안 티비 금지! 벌이야.”
  • 청청은 입을 삐죽하면서 토라졌다.
  • 다음날, 이른 아침.
  • 송영정의 가족이 일어나 보니 진영이가 이미 아침을 준비했다.
  • 송중빈과 마효려, 송영정은 어색하게 서 있었고 딸만 신나서 말했다.
  • “우아, 맛있겠다.”
  • 흰죽과 유우, 계란 프라이 그리고 각종 과일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 송중빈이 제일 먼저 진영을 한번 보고는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
  • “다들 아침 먹자, 청청이 유치원 데려다주고 우리는 과일을 사서 황 회장님께 사과드리러 가자, 용서 빌어야지.”
  • 송중빈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 “혹시 계신가요?”
  • 마효려는 미간을 좁히면서 말했다.
  • “아침부터 누구야!”
  • 소영정이 말했다.
  • “혹시 정수기 같은 거 팔러 온 방문 판매하는 사람 아닐까요? 제가 한번 나가 볼게요.”
  • 송영정이 현관문을 열었다.
  • 그녀는 문을 여는 순간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라서 말했다.
  • “당…당신이 여기는 왜?”
  • “영정아, 누구야? 뭔데 그렇게 놀라!”
  • 송중빈과 마효려는 송영정이 깜짝 놀라 하자 젓가락을 내려놓고 바로 달려왔다.
  • 현관 쪽으로 온 그들은 하얀 입원 복을 입고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있는 탈모의 중년 남성을 보았다.
  • 그 남성 뒤에는 정장 차림의 보디가드들도 서 있었다.
  • 송중빈과 마효려는 그 모습을 보고 멍해졌으며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 그 남성은 억지로 웃어 보이면서 말했다.
  • “저는 HL 그룹 회장 황득치 입니다. 어제 제가 진 선생님과 송 아가씨에게 실례했습니다. 마음이 불편해서 이렇게 일찍 사과드리러 왔습니다!”
  • 뭐라고?
  • 송중빈과 마효려, 그리고 송영정까지 황득치의 말을 듣고 전부 할 말을 잃고 서 있었다. 그들은 한참 동안이나 말없이 그렇게 서 있었다.
  • 얼마 뒤, 그들은 정신을 차리고 어젯밤 진영이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 ‘내일 아침 일찍 황득치가 직접 사과하러 올 거예요.’
  • 그리고 세 사람은 일제히 거실 식탁에서 딸아이의 밥을 먹이고 있는 진영이를 놀란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이 상황이 지금 우연인가? 아니면 저놈이 시킨 건가?”
  • 송영정은 침을 꼴깍 삼키고는 여전히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황득치에게 물었다.
  • “황 회장님, 진심이신가요?”
  • 황득치는 송영정의 말을 듣고 급해하면서 말했다.
  • “그럼요, 오늘 제가 직접 사과하러 온 겁니다. 방금 계단도 도움 없이 직접 걸어서 올라왔습니다. 목발을 짚고 한 계단씩 올라왔습니다. 제 사죄의 마음을 담아서 말이요.”
  • 송영정과 송중빈 그리고 마효려는 황득치의 그 말을 듣고 또 깜짝 놀랐다.
  • 얼굴이 빨개지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헐떡거리는 모습을 보니 황득치는 목발을 짚고 스스로 계단을 오른 것 같았다.
  •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 그렇게 잘난 척하는 안하무인 황득치가 지금 사과하러 부러진 다리를 이끌고 목발을 짚은 채로 6층까지 계단으로 올라왔다.
  • 지금 이 상황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 황득치는 송영정이 아무 말도 없이 서 있자 조급 해하면서 입술을 꼭 깨물고 말했다.
  • “송 아가씨, 제가 용서가 안 되시나 봅니다. 그럼 제 성의를 더 보여드려야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제 제가 너무 무례하게 굴었죠. 이렇게 무릎 꿇고 빌겠습니다. 송 아가씨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 황득치는 말 하면서 목발을 던져 버리고 깁스를 한 채로 송영정 앞에 무릎 꿇었다.
  • 그 모습을 본 송영정과 그의 가족들은 깜짝 놀랐다.
  • 황득치 뒤에 서 있던 보디가드들도 당황해하면서 말했다.
  • “회장님, 왼쪽 다리는 아직 다치신 상태라 이렇게 무릎 꿇으시면 회복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 황득치는 그들을 밀어 버리면서 말했다.
  • “저리 꺼져! 지금 송 아가씨 한테 사과하고 있는 거 안 보여? 죽고 싶어?”
  • 황득치는 그의 부하들을 밀어 버리면서 고집스럽게 송영정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다.
  • 이때, 진영은 딸을 안고 나오면서 멍해 있는 송영정에게 말했다.
  • “자기야, 황 회장님께서 직접 집까지 찾아오셔서 사과하는데 이번 한 번만 용서해 드리는 게 어때?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으시겠지.”
  • 송영정은 진영의 말을 듣고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황득치를 말리면서 말했다.
  • “네네, 용서해 드릴게요, 제발 무릎은 꿇지 마세요! 왼쪽 다리가 잘못되시면 저 책임 못 집니다.”
  • 황득치는 감격스러워하면서 말했다.
  • “그럼 아가씨 용서해 주시는 겁니까?”
  • “네, 용서할게요.”
  • 송영정은 속으로 생각했다.
  • ‘용서하지 않아 다리가 완전히 잘못되면 나는 책임 못 져!”
  • 황득치는 마치 아이처럼 기뻐하면서 말했다.
  • “용서했다, 송 아가씨께서 나를 용서해 주셨다!”
  • 황득치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돌아갔다.
  • 그의 보디가드들 역시 깜짝 놀라 그를 부축하여 함께 돌아갔다.
  • 송영정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 “혹시 저 사람 미쳤나?”
  • 진영이 웃으면서 말했다.
  • “그냥 너무 기뻐서 저러는 것 같은데?”
  • 송영정 가족들은 서로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