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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수련의 시작

  • “이곳의 영기는 정말 별로네. 단약이 없으면 신무의 경지에 진입하기 어렵겠어!”
  • 성지연이 고개를 들어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신태한은 조금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었다. 두 여인이 그 반지 속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게다가 그녀들이 외부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 신태한은 그녀들을 따라 그 작은 집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크지 않았고, 거실 하나와 방 네 개밖에 없었다. 신씨 가문의 거대한 장원에 비하면 아주 작은 집이었다.
  • 성지연과 백인아는 작은 거실에서 신태한이 우린 영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 차는 신태한이 평소 아껴두던 것으로, 본인도 아까워서 잘 마시지 않는 것이었다.
  • “이런 영기가 희박한 곳에서는 빠르게 실력을 올리려면 단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전에 먼저 진기의 불을 수련해야 해. 너는 음양 신맥을 가지고 있으니, 어렵지는 않을 거야.”
  • 성지연이 말했다. 이에 신태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지연 누님.”
  • “이리 와봐. 우선 너한테 태극신공과 사상신공부터 전수해 줄게.”
  • 성지연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야말로 매혹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 신태한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 성지연 역시 그를 제대로 배양해 내고 싶었다. 그러면 훗날 그녀에게도 강한 조력자가 생기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 성지연은 가느다란 손을 신태한의 이마에 얹고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신태한의 머릿속에 수많은 문자들이 떠올랐다.
  • 처음에는 한 문장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점차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그것들을 이해하고 통달하게 되었다.
  • 성지연이 말했다.
  • “지금 이건 신통력으로 너한테 전수하고 있는 거야. 단순히 신공만 전해주는 게 아니라, 신공에 대한 나의 이해까지 함께 전해주는 거라서, 너는 그냥 따라서 수련만 하면 돼!”
  • 그 말에 신태한은 속으로 살짝 놀랐다. 성지연이 신통력을 사용할 수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 신통력은 범무의 경지 6단계가 되어야 수련해 낼 수 있는 것이었는데, 정신력과 진력이 결합하여 탄생한 일종 무형의 정신력으로, 굉장히 신기한 것이었다.
  • “우리에 관한 일은 절대 비밀로 해야 한다.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돼. 네 약혼녀도 포함해서!”
  • 백인아가 엄숙한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 그러자 성지연이 덧붙였다.
  • “말해주자면, 나와 언니는 적이 많아. 우리의 적들은 그중 누구라도 손가락만으로 너를 눌러 죽일 수 있어.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비밀을 지켜! 우리도 함부로 반지 밖으로 나가지 않을 거야.”
  • 신태한은 속으로 경악했다. 그는 자신이 받아들인 두 여인이 이렇게 위험한 인물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 그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백인아와 성지연도 갑자기 사라져 버리더니 반지 속으로 들어갔다.
  • ‘태극신공과 사상신공이라니!’
  • 비록 적은 부분에 불과했지만, 신태한은 감격스럽기 그지없었다. 필경은 아무나 신공을 수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무도의 세계에서 무공은 범급, 영급, 현급, 지급, 천급, 성급, 신급으로 나뉘고, 이는 또 각각 대승과 소승으로 나뉜다. 단약 또한 이런 식으로 나뉘지만, 상중하 세 가지 등급으로 나뉜다는 점에서 조금 다를 뿐이었다.
  • 천급의 무공만 해도 굉장히 드물었고, 신급 무공은 더욱 희귀했다.
  • 신공이란 전설 속의 신들이 수련했다고 전해지는 무공으로, 매우 강력한 무공이었다. 수련 후에는 산과 바다를 뒤엎고, 천둥번개를 소환하는 힘을 가지게 되고, 심지어는 하늘을 거스르고 운명을 바꾸며, 허공을 가르고 하늘에 올라 신이 될 수도 있었다.
  • 태극신공은 주공법으로, 기와 몸을 수련하는 데 쓰이며, 굉장히 심오하면서도 강력한 무공 심법이다.
  • 반면에 사상신공은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 각각 청룡신공, 백호신공, 주작신공, 현무신공으로 나뉘며, 모든 것을 포용하는 이 네 가지 신공은 공격 또는 방어 보조형 무공으로, 수련 후에는 강력한 무공을 펼칠 수 있게 된다.
  • 신태한은 후원으로 향했다. 파릇파릇한 나무들이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있었다.
  • 현재 그는 천지간의 오행 영기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보통의 영맥은 속성에 따라 달라지지만, 신태한의 음양 신맥은 천지 오행을 대표하고 있기에 그는 오행 진기를 수련할 수 있었다.
  • 비록 태극신공은 심오한 수련 심법이지만, 성지연이 신통력을 통해 전수해 준 덕분에 신태한은 이를 완전히 통달할 수 있었다.
  • 그가 태극신공을 펼치자, 단전의 태극 음양도가 곧바로 회전하기 시작하며 천지의 영기가 순식간에 그의 몸속으로 몰려들었다.
  • 상급 영맥만 하더라도 영기를 흡수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데, 신맥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 신태한은 동굴 입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태극신공을 펼쳤다. 몸속에 흡수된 영기는 즉시 정제되어 순백색의 따뜻한 흐름으로 변해 그의 골격, 근육, 경락을 순환하며 그의 몸 내부를 윤택하게 했다.
  • 강력한 무사가 되려면 몸의 안과 밖을 모두 단련해야 했다. 신태한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몸의 내부를 강화하여 체내에 강력한 힘을 지닌 기류, 즉 진기를 탄생시키는 작업이었다.
  • 신태한은 저도 모르는 사이 수련 상태에 들어갔고, 이에 따라 영기가 미친 듯이 그의 몸으로 흘러 들어갔다. 누군가 이 모습을 봤다면 분명 깜짝 놀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