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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아이들에 대한 단서

  • 남산 별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유진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
  • 고미진에게 한 방 먹였을 뿐만 아니라 정도 그룹으로부터 협력 제의까지 받았다. 게다가 더욱 기쁜 건 아이들의 행방을 알아보기 위해 보낸 사람으로부터 새로운 단서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것이었다!
  • 그건 오늘에 일어난 일 중에서 가장 설레는 일이었다!
  • ‘아가, 기다려. 엄마가 꼭 데리러 갈게!’
  • 그녀가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고미진이 미친개처럼 달려들며 그녀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 “고유진 너 감히 나한테 가짜 정보를 줘서 날 웃음거리로 만들어? 너 일부러 정이현 앞에서 날 망신 주려고 한 거지? 나와 정이현 사이에는 아이까지 있어. 그러니까 중간에서 우리 사이를 방해하고 내 모든 걸 빼앗아 갈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
  • 고유진은 이런 말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던지라 그녀와 쓸데없이 말대꾸하기 귀찮아 바로 자리를 뜨려 했다.
  • 고미진은 실눈을 뜬 채 고함을 질렀다.
  • “고유진, 너 이런 짓을 하고도 내가 너한테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줄 거로 생각해?”
  • “안 주면 그만이지.”
  • 고유진은 코웃음을 치며 뒤돌아섰다.
  • 고미진은 순간 멈칫하더니 바로 그녀의 앞길을 막아섰다.
  •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어딜 가?”
  • 고유진은 비꼬듯 말했다.
  •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해도 아이들에 대한 진짜 단서를 알려주지 않을 거잖아?”
  • 그건 고미진이 그녀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었기에 그렇게 쉽게 중요한 정보를 넘겨줄 리가 없었다.
  • 고미진은 냉소를 지었다.
  • “생각보다 똑똑하네. 하지만 난 너그러운 사람이야. 밀레이 대가를 찾을 방법만 말해준다면 네가 나한테 했던 모든 걸 다 없던 일로 할 수도 있어.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단서도 너한테 줄게. 어때?”
  • ‘밀레이 대가?’
  • 고유진은 순간 흠칫했다.
  • 그녀는 정도 그룹에서 밀레이 대가와 협력하려고 정이현이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밀레이 대가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났다.
  • ‘설마 밀레이 대가를 통해 정이현의 마음을 얻으려는 건가? 정이현도 만나지 못하는 사람을 자기가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 고유진은 마음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 “꽤 괜찮은 거래네. 하지만 난 널 믿을 수 없어. 그만 돌아가!”
  • 고유진의 태도에 고미진은 순간 멈칫하다가 바로 뒤쫓아갔다.
  • “고유진! 너 반드시 아이를 찾을 거라면서? 아이들에 대한 단서가 지금 바로 눈앞에 있는데 뿌리치겠다는 거야? 네 아이는 지금 가난한 촌구석에서 고통받고 있어. 어쩌면 매일 굶주리면서 학대받고 있을지도 몰라! 만약 나중에 그들이 알게 된다면 널 원망하지 않을까?”
  • 고유진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 아이를 찾으러 갔던 사람도 그녀의 아이 중 한 명이 인적이 드문 산간 지역에 있어 단서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었다.
  • 만약 그녀의 아이가 진짜 그곳에 있다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어야 할지 모를 일이었다!
  • 고유진은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득의양양해하는 고미진을 보며 물었다.
  • “네가 나한테 준 단서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 가짜 정보를 건네준 적이 한두 번도 아니잖아.”
  • 고미진이 말했다.
  • “만약 내가 준 정보가 가짜라면 너 역시 내가 밀레이 대가를 만나게 놔두지 않을 거잖아. 하지만 내가 진짜 정보를 준다면 너도 나와 밀레이 대가 사이의 일에 끼어들지 마.”
  • 고미진은 잊지 않고 협박을 이어갔다.
  • “너의 한 아이가 내 손에 있다는 걸 잊지 마.”
  • 고유진은 그녀의 협박 따위는 두렵지 않았다.
  • “너 약속은 지키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널 정이현 옆에서 떼어놓을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 고유진의 강렬한 카리스마에도 고미진은 도도하게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 “그래 좋아. 공정한 거래를 위해서 지금 바로 정보를 적어서 교환하도록 해.”
  • 그녀는 말을 마치자 미리 준비해 둔 메모지와 펜을 꺼냈다.
  • 두 사람은 재빠르게 정보를 적어 주고받았다.
  • 고미진이 떠나자 고유진은 바로 메모지를 열어보았다. 메모지에는 ‘남명시 전촌’이라고 적혀져 있었다. 그녀는 바로 비서에게 문자를 보내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게 했다.
  • 날이 밝자마자 고유진은 유 비서의 전화를 받았다.
  • “보스, 단서는 진짜였어요. 남명시 전촌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했고 이미 사람을 보냈어요.”
  • 고유진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 “바로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