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유영식 일당은 몇 시간은 걸릴 것이다. 어쨌거나 아침에 체험해봤기에 조금만 마셔도 물속에 뛰어 들어가 욕정을 눌러야 할 정도임을 알았다. 게다가 유영식 그들은 아예 꿀꺽꿀꺽 마셨으니 한 시간 정도 즐기지 않으면 양영 주의 약효를 볼 수도 없을 것이다.
한서천이 룸에서 나오자 적지 않은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으며 클럽의 입구로 가서 한숨 돌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퍽!”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화가 치민 목소리로 누군가가 욕을 했다.
“X발, 어느 놈의 낡은 인력거야? 누구 거야?”
한서천이 미간을 찌푸리며 밖을 내다보았다. 그곳엔 한 BMW X 시리즈가 그의 인력거에 부딪혀 있었다!
옷차림이 화려한 청년이 분을 이기지 못하고 그의 인력거를 걷어찼다.
그의 옆에 역시나 화려하게 단장한 여자가 젊은이의 가슴팍을 두드리며 말했다.
“오 도련님, 화내지 말아요!”
그 남자와 여자를 보자 한서천의 안색이 대뜸 굳어졌다.
오서강!
여화선!
정말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한서천이 곧바로 걸어갔다.
“내 거야.”
“이런 X발...”
오서강이 몸을 돌려 한바탕 욕하려 하다가 그곳에 한서천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곧바로 입꼬리를 가볍게 올리며 웃더니 재밌다는 듯 말했다.
“아, 난 또 누구라고. 알고 보니 이 촌놈이었네. 네 헤어스타일을 보니 출소한 지 얼마 안 됐지? 감옥에 들어간 기분은 어때?”
여화선이 한서천을 훑어봤으나 그녀의 눈에는 조금의 감정적인 흔들림도 없었고 오히려 무시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한서천은 오서강을 노려보더니 말했다.
“네가 내 인력거를 고장 나게 했으니 배상해야겠지?”
“아~”
오서강은 깜짝 놀라더니 마치 가장 웃긴 농담을 듣기라도 한 듯 크게 웃으며 말했다.
“너 감옥에 오래 들어가 있다 보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너 여기 좀 봐봐, 이곳이 어떤 곳인지. YS 클럽이야! 돈 많은 사람이 돈 쓰는 곳! 너 같은 촌놈이 낡아빠진 인력거를 이곳에 세워서 길을 막는 것도 너에게 배상하라고 하지 않았는데 너 X발 지금 오히려 나한테 배상하라는 거야?”
“여기 좀 봐요, 다들 와서 보세요. 제 옛 동창이 금방 출소했어요.”
오서강이 이렇게 큰소리로 외치자 갑자기 많은 사람이 몰려와서 구경했다. 심지어 럭셔리 카 네 대가 멈춰서더니 거기서 8명의 남녀가 내렸다.
그들은 한서천을 보자 모두 잠깐 넋을 잃더니 곧 누군가가 비아냥거렸다.
“어, 한서천 오랜만이네! 너 몇 년간 어디 있었어? 하하하~”
다른 사람도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
한서천이 그들을 하나하나 훑어봤다. 유준, 조걸... 모두 과거의 친구들이었는데 왜 만나자마자 비아냥거리는 걸까?
“오 도련님, 이게 무슨 일이죠?”
유준이 오서강을 보며 물었다.
오서강은 낡은 인력거를 걷어차며 말했다.
“이거, 이 낡은 인력거 말이야. 우리 옛 동창이 이곳에 세워놓고 일부러 길을 막고 있었어. 그래서 내가 그만 부딪치고 말았지 뭐야.”
“휴, 한서천, 이건 네 잘못이야. 아무 능력도 없으며 YS 클럽엔 왜 왔어? 구걸하러? 아니면 폐지라도 모으려고?”
유준은 한서천 앞으로 다가가 YS 클럽을 가리키며 말했다.
“봐, 이렇게 고급스러운 곳이 네가 올 수 있는 곳이야?”
“하하, 서천아, 네 인력거가 도련님의 럭셔리 카에 부딪쳤으니 사고를 쳤기는 쳤지. 이제 어떡할 거야?”
조걸도 비웃는 투로 웃으며 한서천을 보고 말했다.
“오 도련님, 제게 좋은 방법이 있어요.”
여화선도 입을 열었고 그녀는 흘끗 한서천을 보더니 오서강에게 말했다.
“도련님께서 그의 인력거를 부숴버리면 화는 풀리지 않을까요? 어쨌거나 그에게 배상하라고 해도 그럴 능력이 없을 테고, 도련님은 그런 돈은 필요하지 않잖아요.”
“넌 정말 나의 귀염둥이야. 좋은 생각이야.”
오서강은 눈을 반짝이더니 여화선의 얼굴에 진하게 뽀뽀를 했다. 그리고 유준을 향해 말했다.
“가서 경비 몇 명 불러와.”
“네.”
유준은 곧바로 YS 클럽으로 달려갔고 나올 때 곁에 대여섯 명의 경비를 데리고 나왔다.
오서강이 그 경비들을 향해 말했다.
“너희들 나 알지? 난 너희 사장과 아는 사이야. 그리고 이곳의 단골손님이지. 방금 너희 클럽에서 600만 원을 썼어.”
“알고 보니 오 도련님이시군요. 당연히 알죠.”
경비 중 한 명이 대답했다.
오서강은 의기양양해서 턱을 치켜들고 한서천을 가리키며 그 경비에게 말했다.
“이봐, 이 촌놈의 인력거가 일부러 너희 클럽 입구에 세워져 길을 막았어. 게다가 내 차를 부딪치기까지 했고. 그러니 말해봐, 이 낡아빠진 인력거를 사정없이 부숴줘야 하지 않겠어?”
“도련님 안심하세요. 저희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곧이어 그 경비들은 무기를 들고 한서천의 인력거를 때려 부수려고 했다.
“어딜 감히!”
줄곧 침묵하던 한서천이 분노에 차서 외쳤다.
“한서천, 한 번 참으면 편안해질 텐데. 너의 이 인력거가 돈이 얼마나 든다고 그래. 오 도련님께서 부숴서 화라도 풀면 너도 이득이야.”
“그래, 지금 이미 이런 상태인데 무슨 자격으로 소리 질러?”
“네 운명이라 생각해. 한서천, 오 도련님은 네가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다른 동창들도 한서천을 말렸다. 다만 유준과 조걸에 비하면 일부러 한서천을 비웃으려는 의도가 없었고 심지어 예전에 한서천을 위해 증언해주지 못한 것 때문에 죄책감도 얼마간 느끼고 있는 듯했다.
오서강이 사람들 앞에서 한서천을 모욕하니 그들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오서강에게 밉보일 수 없었기에 그저 한서천에게 받아들이라고 권유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그들의 눈에 한서천은 갓 출소한 촌놈에 불과했으니까!
“건드릴 수 있는지 없는지는 너희들이 판단할 몫이 아니야!”
한서천이 큰 소리로 입을 열었다.
구경하던 사람들도 한서천을 손가락질하며 의논이 분분했다. 그들은 한서천이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저놈은 신경 쓰지 마, 얼른 부숴!”
오서강이 경비들을 향해 말했다.
한서천이 주먹을 꽉 쥐더니 경비를 막으려고 한순간 갑자기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X발, 누가 감히 내 형제를 건드려!”
유영식이 급하게 달려왔다.
보든 사람들은 그를 쳐다보았다. 여기에 있는 대부분 사람은 자주 YS 클럽에 들렀었기에 자연히 YS 클럽의 유 사장을 알고 있었다.
유영식은 곧바로 한서천 앞에 오더니 그를 보고 물었다.
“서천아, 누가 너를 괴롭혔어?”
이 말을 마치자 사람들은 모두 경악했다.
‘씁~ YS 클럽의 늠름한 사장이자 P 시티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 이런 촌놈을 보고 형제라고?’
오서강 일당도 눈이 휘둥그레서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고 심지어 환청이 들렸다고 생각했다.
유영식은 한서천이 말이 없자 구경하고 있던 사람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 사람도 부자였으나 유영식 앞에서 거짓말을 할 용기는 없었다.
그는 보고 들은 대로 얘기했고 그 말을 들은 유영식의 얼굴이 대뜸 굳어졌다. 그의 화난 호랑이 같은 눈이 오서강 일당을 노려보았다.
“이 유영식의 형제가 YS 클럽에 올 자격이 없어? 여기에 인력거를 세우면 안 된다고? 너희들이 내 형제가 타고 온 인력거를 부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