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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늦은 밤의 은밀한 감정

  • 그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떠났고 서원영만 쓸쓸하게 남았다.
  • 서원영은 발을 구르더니 속으로 결심했다.
  • ‘흥! 나를 제자로 받아주지 않으면 너를 계속 따라다닐 거야. 네가 타협할 때까지!”
  • 한서천은 다시 유영식과 만나 앞으로 약주를 연구 개발하는 일에 대해 토론한 후 마을로 돌아갔다.
  • 마을로 왔을 때는 이미 오후였다. 집으로 들어서서 얼른 새로 산 핸도폰을 한소함에게 건넸다. 한소함은 새 핸드폰을 보고 기뻐하며 물었다.
  • “오빠,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이 생겼어요? 이 핸드폰 진짜 너무 예뻐요!”
  • 한정군은 핸드폰을 가지지 않았고 그를 향해 물었다.
  • “서천아, 너 대체 무슨 약재를 판 거니?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을 벌었어? 너 절대 법을 어기는 짓을 하면 안 돼.”
  • “아빠, 걱정 마세요! 제가 감옥에서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 진작 인생의 도리는 깨우쳤어요. 절대 법을 어기는 일은 안 해요.”
  • 한서천이 담보했다.
  • 임수아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 “요즘 마을에 근거 없는 소문이 흉흉해, 너도 얼른 장가를 가야 할 텐데.”
  • 한서천은 이 말을 듣자 머리가 지끈거렸다.
  • “엄마, 이 일 때문에 걱정하지 마요. 결혼은 연분에 따라 해야죠.”
  • 한소함이 그 말을 듣자 귀여운 코를 찡그리며 물었다.
  • “오빠, 연분이라면 향예 씨?”
  • 그녀의 말은 완전히 생각을 거치지 않고 한 말이었다.
  • “소함아, 함부로 말하지 마. 너 정말 다른 생각을 품은 사람이 듣기라도 하면 온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퍼지지 않겠어?”
  • 임수아가 굳은 얼굴로 그녀를 나무랐다.
  • “아직 이른 시간이니 제가 산에 가서 돌아볼게요. 저녁 식사는 저를 기다리지 마세요.”
  • 한서천은 말을 마치고 괭이를 들고 집을 나섰다. 그는 향예의 집으로 향했다.
  • 향예는 마당에 한서천이 나타나자 즉시 기뻐하며 말했다.
  • “서천아, 여긴 무슨 일이야? 오늘 종일 보이지 않아서 네가 도시로 나간 줄 알았어.”
  • “한 번 갔다왔어요.”
  • 한서천은 말을 마치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 “이건 제가 산 선물이에요. 마음에 들어요?”
  • 향예는 그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보고 마음속으로 너무 고마웠다. 비록 그녀는 이 핸드폰의 가격을 알 수 없었지만 최소한 이건 서천이 그녀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 한참 보더니 그녀가 입을 열었다.
  • “서천아, 이 선물은 너무 값져서 내가 가질 수 없어.”
  • 그녀는 다시 핸드폰을 그에게 돌려주었다.
  • 이토록 꽉 막힌 마을에서 남녀가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뒷말이 오고가기 쉽상이었다.
  • 한서천은 다시 그녀의 손에 핸드폰을 쥐어주며 말했다.
  • “형수님, 타인의 시선은 신경쓰지 마세요. 다른 사람은 당신을 불길한 여자라고 할지 몰라도 제 눈에는 착하고 평범한 여자일 뿐이니깐요.”
  • 향예는 그 말을 듣고 너무나 감동했다. 그녀는 즉시 핸드폰을 받으며 말했다.
  • “서천아, 너 오늘 나를 찾아 온 이유가 단지 핸드폰을 주기 위해서는 아니지? 무슨 일이든 나의 도움이 필요하면 바로 말해.”
  • 한서천이 대답했다.
  • “형수님, 지난 번 제가 캐러 갔던 양영 초는 어떤 곳에서 많이 자라죠?”
  • “사람 제대로 찾았네. 우리 집 뒷산에 있는 땅 한 곳에 온통 자라있어. 이따가 내가 캐러 데리고 갈게.”
  • 향예는 기쁜 듯 말을 마치고 핸드폰을 집 안에 가져다 놓고 괭이를 들고 한서천과 함께 뒷산으로 향했다.
  • 두 사람이 뒷산으로 가던 길에 마침 장춘봉과 다른 촌민들을 마주쳤다.
  • “어머! 서천아, 너 향예를 데리고 어디로 가는 거야? 설마...”
  • 마을 사람 한이안은 다가오는 두 사람을 보고 즉시 모호한 말투로 입을 열었으나 결국 말을 끝맺지 않았다.
  • 한서천이 싸늘하게 말했다.
  • “뒷산에 약초를 캐러 가요.”
  • 같은 마을에서 살던 한명보가 즉시 말을 이었다.
  • “뒷산에 양기를 강화시키는 약초가 확실히 많아. 좀 캐와서 먹어도 좋은 일이지.”
  • “그렇고 말고! 젊은 사람은 많이 양기를 보충해야지.”
  • 장춘봉이 의미심장하게 한마디 했다.
  • 향예는 순간 얼굴이 확 붉어지더니 고개를 떨구었고 그녀의 수줍은 모양은 옆에 있던 두 남자가 침을 흘리게 만들었다.
  • 한서천이 향예의 손을 잡아 끌며 말했다.
  • “얼른 가요! 곧 해가 떨어지니깐.”
  • 그는 온종일 수다만 떠는 촌민들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향예를 보니 그 촌민들이 전에도 그녀를 적지 않게 괴롭혔다는 생각이 들었고 속에서 더욱 화가 치밀었다.
  • 두 사람은 꽤 멀리 걸었으나 여전히 의논이 분분한 촌민의 말소리를 듣게 되었다. 한서천은 향예를 끌고 걸음을 재촉했다.
  • 뒷산의 빈터에 확실히 많은 양영 초가 자라나 있었으나 관리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썩 좋은 상태로 자라있지 않았다.
  • 이때 한서천은 속으로 결심하고 있었다.
  • ‘이 양영초를 가져가서 심을까?’
  • 향예는 그런 그의 속셈을 눈치채고 말했다.
  • “서천아, 난 이 약초들이 얼마나 값이 나가는 지 모르지만 그래도 네게 알려야 겠어. 절대 이 약초의 정보를 밖으로 말하지 마. 마을에 나쁜 속셈을 굴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 향예의 말을 듣고 한서천은 즉시 약초를 집으로 옮겨심을 생각을 접었다.
  • 아직은 양영 초의 용도를 다른 사람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 큰 면적의 토지를 가지고 큰 규모의 관리가 있어야 대량 재배가 가능하다.
  • 두 사람이 뒷산에서 돌아올 쯤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향예가 입을 열었다.
  • “우리 집에서 저녁 먹고 가. 오늘 닭이 계란을 낳았어.”
  • 한서천은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을 들으며 사양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 “네, 그럼 형수님 손맛을 느껴볼게요.”
  • 작은 방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고 향예가 불을 켰으나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불이 켜지지 않았다.
  • 그녀는 조바심이 나서 말했다.
  •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이게 왜 안 켜지지?”
  • 한서천이 다가와 말했다.
  • “제가 한 번 볼게요! 저녁 준비하러 가세요. 이런 일은 남자가 해야 할 일이니 제가 볼게요.”
  • 향예는 그의 말을 듣고 감동한 한편 긴 의자를 옮겨오며 말했다.
  • “내가 의자를 잡아줄게. 전구가 고장난 건지 확인해 줄래?”
  • 한서천은 긴 의자 위에 서서 전구를 새로 갈았고 삽시에 방안이 환하게 밝혀졌다. 한서천은 어둠에 익숙해졌던 터라 갑작스러운 밝은 빛에 눈이 부셨고 순간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의자에서 넘어졌다.
  • “윽!”
  • 그는 다리쪽에서 고통이 느껴지자 참지 못하고 소리를 냈다.
  • 하지만 바로 있때 그는 다리가 의자에 부딪치며 아프다는 것을 알았고 바닥에 넘어진 것이 아니라 향예의 몸 위에 넘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 “서천아, 너 괜찮아? 어디 다친 데 없어?”
  • 향예의 듣기좋은 목소리가 울렸다.
  • 한서천은 그제야 향예가 바닥에 누워있었으며 자신의 자세가 꽤나 난감한 상태임을 알았다.
  • “저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형수님, 혹시 저 때문에 다치진 않았나요?”
  • 한서천은 미안한 얼굴로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