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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신비한 술의 탄생

  • 한서천이 천천히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새벽이었다.
  • “양영 주.”
  • 한서천은 눈뜨자마자 어제 빚은 양영주를 떠올리며 얼른 몸을 일으켜 테이블 위의 술통을 열었다.
  • 순간 농익은 술향기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 “하하, 성공이야!”
  • 한서천은 몹시 기뻤다. 하지만 양영 주의 약효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먹어볼 수밖에 없었다.
  • 눈 깜짝할 사이에 뜨거운 기류가 아랫배에서 폭발하는 듯싶더니 아랫도리에 변화가 생겼고 한서천은 넋을 잃고 말았다.
  • “젠장!”
  • 한서천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두말없이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는 마을의 강가까지 단숨에 달려왔고 그가 뛰어 들어가려 할 때 갑자기 손향예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 “도련님.”
  • “악!”
  • 한서천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는 손향예가 물통을 들고 강가에 물을 길으러 왔음을 알게 되었다.
  • 그녀의 곧고 긴 다리, 풍만한 엉덩이는 그의 남성 호르몬을 사정없이 자극했다.
  • 양영주를 마신 한서천은 손향예의 그 매혹적인 몸매를 보고 하마터면 그녀에게 달려들 뻔했다.
  • “도련님, 당신... 어머!”
  • 손향예는 한서천에게 뭐라 하려고 작은 입을 열었으나 곧 외마디 비명을 지르더니 온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한서천의 아랫도리를 흘끗 바라봤다.
  • “형수님, 저... 저.”
  • 한서천은 해명하고 싶었으나 우물쭈물하며 뭐라 하면 좋을지 몰라 아예 강물에 풍덩 뛰어들었다.
  • 한서천의 그 난처한 모습에 손향예는 예쁜 눈에 빛이 감돌더니 “풋!”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 “도련님, 빨리 아내를 찾아야겠어요. 아니면 매일 아침 이런 모습으로 얼마나 괴롭겠어요.”
  • 손향예가 수줍게 웃으며 한서천을 놀렸다.
  • “아니에요. 형수님, 오늘은 의외에요!”
  • 한서천은 말하며 몰래 진기를 가동하여 아랫배에 모인 욕정의 불길을 억압했다.
  • 이때...
  • “오빠!”
  • 한소함이 달려오더니 우선 손향예에게 인사를 했고 큰 눈을 깜빡이며 물속에 있는 한서천을 향해 물었다.
  • “오빠, 이른 아침부터 물에 왜 뛰어 들어가요?”
  • “더워서 그래.”
  • 한서천이 아무렇게나 대답했다.
  • 한소함은 예쁘장한 얼굴이 온통 빨갛게 달아오른 손향예와 난감한 기색이 역력한 한서천을 번갈아 보며 큰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말했다.
  • “오빠,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불러요.”
  • “알았어.”
  • 한서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 “휴, 서천아, 손향예가 확실히 예쁘기도 하고 마음씨도 고와! 하지만 어쨌거나 과부인 데다 불길하기까지 한 여자니 함부로 엮이지 마!”
  • 임수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 “내가 오늘 네 외할아버지댁에 가서 삼촌에게 돈을 좀 빌려야겠어. 조이균의 2천만 원을 갚고 가는 김에 동영 마을에 들러서 네 아내로 될 만한 사람을 구해야겠어. 그곳은 예물을 적게 받아.”
  • “가지 마. 서천이의 삼촌이 돈을 빌려줄 수 있겠어? 서천이 삼촌이 빌려주고 싶다고 해도 서천이 외숙모가 허락할 것 같아? 어쩌면 한바탕 당신을 모욕할지도 몰라.”
  • 한정군이 구식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 “그럼 어떡해요? 설마 당신이 정말 신장이라도 팔기를 기다려요?”
  • 임수아가 버럭 화냈다.
  • “아빠, 엄마, 저 시티에 한 번 다녀올게요. 제가 돌아오면 조이균의 2천만 원은 갚을 수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 한서천이 말을 마치고 방안에 잘 빚어진 양영주를 다섯 개의 깨끗한 병에 담아 챙기고 낡은 인력거를 몰고 마당을 떠났다.
  • ...
  • 약 한 시간 정도의 산길을 지나 한서천은 시티로 오게 되었다. 그는 바로 공중전화기를 찾아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고 곧바로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누구시죠?”
  • “영식, 나 서천이야.”
  • 상대방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윽고 흥분해서 대답했다.
  • “하하~ 서천이구나, 출소했어?”
  • “네, 출소했죠.”
  • “그래그래, 서천아, 너 언제 시티에 오면 둘이서 한바탕 마시자.”
  • “나 오늘 마침 시티에 도착했는데 넌 지금 어디 있어? 내가 만나러 갈게.”
  • “좋아, 서천아, 너 바로 YS 클럽으로 와. 마침 이곳에 친구들도 있는데 내가 소개 좀 해줄게. 나중에 네가 발전하는 것에 도움이 될 거야.”
  • “알겠어, 영식아. 이따가 봐.”
  • 전화를 끊고 한서천은 인력거를 끌고 YS 클럽으로 향했다.
  • 유영식은 감옥에서 알게 된 사람이었다. 그는 계승으로 유영식을 몇 번이나 구해줬고 그 뒤로 둘은 의형제를 맺었다.
  • 감옥에서 유영식은 한서천에게 출소만 하면 대박 나게 도와줄 거라고 했었다.
  • 마침 그는 양영 주의 판로를 확장하는 것에 유영식의 도움이 필요했다. 어쨌거나 그는 P 시티의 큰 인물이었고 많은 산업에 투자하고 있었다.
  • 이런 생각을 하며 한서천은 YS 클럽의 입구까지 도착했다.
  • YS 클럽은 P 시티에서 손에 꼽히는 클럽이었고 상류층들이 소비하는 곳이었다.
  • 외관의 인테리어는 휘황찬란했고 입구에 세워져 있는 차들도 모두 럭셔리 카였다.
  • 한서천의 낡은 인력거는 전혀 그곳과 어울리지 않았다.
  • “서천아.”
  •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한서천이 고개를 돌려보니 유영식이 입구에 마중 나와 있었다.
  • “영식아.”
  • “하하~ 서천아, 내가 보고 싶지 않았어?”
  • 유영식은 우락부락하게 생겼고 돈은 많지만 옷차림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 보기에도 아주 털털해 보였다.
  • 그는 거칠게 한서천을 끌어안더니 말했다.
  • “가자, 서천아. 우리 일단 들어가. 친구 놈들이 기다리다 목이 빠지겠어.”
  • “그래.”
  • 한서천은 인력거를 세워놓고 집에서 만들어 준 가방을 메고 유영식과 함께 YS 클럽으로 들어갔다.
  • 곧이어 유영식이 그를 데리고 한 호화 룸으로 들어섰다. 그 안에는 세 명이 앉아있었다.
  • 그 가운데 중년 남자는 정장을 입고 꼿꼿하게 앉아있었는데 한 눈으로 봐도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다.
  • 다른 한 남자는 검은색 옛식 복장을 하고 있었으며 손에 호두 두 알을 쥐고 있었다.
  • 나머지 한 사람은 젊은 사람이었고 편한 차림이었다.
  • 세 사람은 유영식이 데리고 온 한서천을 보자 깜짝 놀랐다.
  • “하하, 장휘, 나범, 지원아. 내 동생을 데리고 왔어. 내가 얘기했던 한서천이야.”
  • 유영식은 아주 기뻐하며 세 사람에게 한서천을 소개했다. 그리고 다시 정장 차림의 중년 남자를 가리키며 한서천을 향해 말했다.
  • “서천아, 장휘야. 홍운 부동산 사장이지. 너도 들어봤을 거야.”
  • 한서천이 미소를 띤 채 다가가 손을 뻗으며 말했다.
  • “알고 보니 장 사장님이셨군요. 안녕하세요. 전 한서천이라고 합니다.”
  • 유영식의 체면을 봐서 장휘는 한서천과 악수를 했으나 크게 그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 “자, 서천아. 이 녀석은 나범이야. 골동품 장사를 하지. P 시티의 골동품 계에서 톱 쓰리야. 그래서 다들 셋째 어르신이라고 불러.”
  • 유영식은 옛식 복장을 한 중년 남자를 가리키며 소개했다.
  • “셋째 어르신, 안녕하세요.”
  • 한서천이 다시 손을 내밀어 나범과 악수를 했다.
  • 나중에 유영식은 그 청년을 가리키며 말했다.
  • “서천아, 얘는 정지원이야. 있잖아, 보기에는 평범해 보여도 뒷배경은 어마어마한 놈이야. 우리 시티 위원장의 아들이지.”
  • 그 말을 듣자 한서천도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예나 지금이나 돈이 아무리 많아도 벼슬살이와는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다.
  • 권력은 영원히 재부보다 영향력이 컸다!
  • “안녕하세요.”
  • 한서천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정지원을 향해 손을 뻗었다.
  • 그러나 정지원은 한서천과 악수하지 않았고 그를 흘끗 쳐다보더니 유영식을 향해 말했다.
  • “유 형, 전에 몇 번이고 이 사람이 대단하다고 얘기했는데 왜 제 눈에는 그저 그런 사람으로 보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