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결혼
- “아니!”
- 윤하영은 아연실색했다.
- 남자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손을 흔들어보였고 곧 뒤에 있던 도우미들이 몰려왔다.
- “아가씨,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 “저기요, 왜 이러세요! 이러지 마세요!”
- 30분 후, 윤하영은 완전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 그녀의 머리카락은 정성어린 케어를 받고 어깨에 가볍게 늘어뜨려져 있었다.
- 얼굴에는 옅은 화장을 하고 립스틱만 얇게 바르고 있었는데 안색이 훨씬 좋아보였다.
- 그리고 파리 패션위크 최신 컬렉션으로 갈아입었다.
-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 이를 본 남자는 깜짝 놀란 듯했고 손을 흔들어보이더니 도우미들을 물러나게 했다.
- “자기소개부터 할게요, 민서준이라고 합니다. 어젯밤 일은 정말 미안합니다. 누가 제가 먹는 음식에 약을 탄 것 같아요. 그래서 그쪽한테 못할 짓을 했고요.”
- 윤하영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 “저기… 저한테 200억 주신다고…”
- “돈 드릴게요, 대신에 조건이 하나 있어요.”
- “무슨 조건이요?”
- 민서준은 진지하게 말했다.
- “결혼할 신부가 필요합니다.”
- 부산까지 도망왔는데 여전히 자신을 목표로 이런 보잘것 없는 수단을 쓰다니.
- 그는 결혼할 여자가 필요했다. 그 사람들한테 통제받아서도 안 되고, 집안 조건도 깨끗한 여자가 필요했다.
- 그리고 눈앞의 여자는 마침 그의 모든 요구에 적합했다.
- 윤하영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갑자기 자신과 결혼하자니?
- “혹시 제가 싫으신 건가요?”
- 민서준의 목소리는 차갑게 식었다.
- 그러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 한쪽 다리가 불구가 되었는데 어떤 여자가 자신과 결혼하려 하겠는가?
- “가세요! 제가 한 잘못에 대한 보상으로 돈은 드릴게요.”
- “아저씨, 아저씨랑 결혼하면 진짜 200억 줄 거예요? 그럼 계속 학교 다녀도 돼요?”
- “물론이죠. 전 그쪽 자유를 제한하지 않을 겁니다.”
- “그래요! 그럼 결혼해요!”
- 그 말에 민서준은 잠시 어리둥절해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 윤하영은 이연화때문에 얼굴도 모르는 남한테 팔려가느니 차라리 자신이 먼저 결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 적어도 눈앞의 이 아저씨는 자신에게 200억을 주겠다고 했고 심지어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 민서준이 말을 이어나갔다.
- “이건 결혼에 관한 협의서입니다. 하지만 아직 그쪽 나이도 어리니까 혼인신고는 2년 뒤에 하는 걸로 하죠.”
- 윤하영은 펜을 들고 또박또박 한 자 한 자 자신의 이름을 서명했다.
- 그러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아저씨, 저희가 결혼했다는 사실은 먼저 비밀로 하는 건 안 될까요? 아직 학교 다니는 중이라 결혼때문에 괜히 학교에서 손가락질 받고 싶지 않아요.”
- “그러죠.”
- 민서준이 대답했다.
- “고마워요, 아저씨. 아저씬 정말 좋은 분이세요.”
- 민서준은 카드를 한 장 꺼내들며 말했다.
- “그 안에 200억 있고 비밀번호는 그쪽 생일이에요.”
- 윤하영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 “아저씨가 제 생일을 어떻게 아세요?”
- 이에 민서준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돈벌레인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순진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 그는 한때 민 씨 가문의 주인으로서 가문의 영광과 명예를 한 몸에 받던 사람이었다.
- 그러나 사고로 다리를 다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부산에 숨어 살았다.
- 그런 그가 결혼할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당연히 미리 윤하경의 배경을 알아보았던 것이다.
- 민하준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 “앞으로 하영이 넌 내 와이프니까 네가 원하는 건 뭐든 다 줄게.”
- ……
- 민서준은 사람을 시켜 윤하영을 윤 씨 집으로 바래다주게 했다.
- 윤하영은 얼떨떨한 상태로 차에서 내렸다.
- 이렇게 결혼을 해버렸다고?
- 너무 충동적인 거 아닌가?
- 윤진아는 윤하영이 럭셔리하지만 너무 튀지도 않는 고급 승용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뿐만 아니라 최신상 의상을 입고 있었다.
- 이 제품은 윤진아가 전에 잡지에서 봤던 제품이었다. 전 세계에 딱 100벌밖에 없는 한정판, 아무리 돈이 많아도 구매할 수 없는 제품이었다!
- 이에 윤진아는 그녀에게 걸어가 말했다.
- “운하영, 너 스폰서 생겼니?”
- 윤하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눈앞에 있는 윤진아를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 부모님 눈에 윤진아는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 듣는 자랑스러운 보배둥이였다.
- 하지만 윤진아의 추악한 정체는 오직 그녀만이 알고 있다.
- 윤진아는 윤하영을 내려다보며 그녀를 비웃었다.
- “돈 때문에 늙고 못생겼지만 돈 많은 늙은이랑 잤나보지? 얼마나 줬어? 설마 겨우 이 옷 한 벌밖에 못 받은 건 아니겠지?”
- 윤진아는 그녀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그러고는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 “네가 진짜 윤 씨 집안 아가씨면 뭐해? 난 네 부모님, 네 신분, 네 모든 걸 빼앗을 거야! 그리고 넌, 그냥 내 디딤돌일 뿐이고!”
- 말을 마친 윤진아는 윤하영이 발악하기를 기다렸다.
- 하지만 이번엔 실망을 금치 못했다.
- 윤하영은 아주 담담하게 대답했다.
- “그렇게 한쪽만 싸고도는 부모, 네가 뺏어가든 말든 맘대로 해, 난 상관없으니까.”
- 말을 마친 그녀는 윤진아를 돌아서 방안으로 걸어갔다.
- 윤진아는 경악하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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