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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오해의 조제실

  • “윤하영 씨, 거기 서 있지 말고 약 조제 좀 도와줘요.”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행복한 한가로움이 끝났네요.”그렇지만 그녀는 곧 빠르게 약 조제를 시작했다.처방전을 한 번만 훑어보고도 정확한 약을 순식간에 찾아내고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그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이숙분 님?”“네, 여기요!”“이 약이에요. 하루 세 번, 식사 전에 드세요.”“감사합니다!”“황수 님?”“여기 있습니다!”“이 약은 복용 후 절대 술을 드시면 안 됩니다.”“알겠습니다!”약 조제뿐만 아니라 약 복용 방법과 주의 사항까지 꼼꼼히 설명하던 그녀의 모습은 전문가의 그것이었다.갑자기 지나가던 허 의사가 큰 소리로 외쳤다.“거기, 뭐 하는 거야!”그의 고함에 약을 기다리던 환자들마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허 의사는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윤하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호통쳤다.“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잘못하단 사람 목숨을 잃게 할 수도 있다는 걸 몰라?”윤하영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태연하게 물었다.“제가 뭘 했는데요?”“뭘 했냐고? 네가 약을 이해나 하고 조제하는 거야? 약을 집기 전에 저울로 무게를 재야 한다는 기본도 모르는 거야? 1그램 차이로도 큰일 날 수 있어! 심하면 사람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그런데 맨손으로 약을 대충 집어?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허 의사는 거침없이 몰아붙였다.“지금까지 몇 명에게 약을 줬는지 당장 확인해! 이미 약을 먹은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기든 네가 책임져야 해!”환자 대기실에서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저 젊은 의사 처음 보는데, 새로 온 건가 봐. 아무것도 모르면서 일하는 거 아니야?”“맞아, 어제 막 온 인턴이라던데. 유명 대학 나왔다고 하더니 그게 무슨 소용이야.”“요즘 인턴들 정말 못 믿겠어. 우리가 실험 대상도 아니고…”“다행히 허 의사가 바로잡아줘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큰일 날 뻔했어!”환자들의 말에 허 의사는 더욱 의기양양해졌다.“윤하영, 임 선생이 널 신뢰한다고 해서 네가 모든 걸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착각하지 마. 이번 일은 정말 큰 실수야. 약을 전부 돌려놓지 못하면 환자들에게 직접 찾아가 사과해야 할 거야!”그때, 소란을 듣고 유 주임이 걸어 나왔다.“허 의사님, 너무 과민 반응하는 거 아닙니까?”허 의사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주임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환자들을 철저히 책임져야 합니다. 환자의 문제에는 작은 실수도 용납될 수 없어요. 작은 실수가 환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니까요. 반드시 윤하영이 약을 회수하도록 해야 합니다!”허 의사의 말이 끝나자, 주변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잘 말했어!”“이게 진짜 의사다운 태도지!”허 의사는 자신이 도덕적 우위를 차지했다고 믿으며 뿌듯해했다.그러나 윤하영은 여전히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허 의사님, 처방전을 다시 한번 보시죠. 허 의사님이 얼마나 꼼꼼히 약을 조제했는지 확인해 보세요.”허 의사는 화가 나 소리쳤다.“내가 10년 넘게 의사로 일하면서 양심을 저버린 적은 없어! 네가 뭘 안다고 감히 나를 비방해?”윤하영은 처방전을 들어 보이며 차분히 말했다.“이 처방전을 보세요. 동일한 효능의 약재가 세 가지나 중복돼 있어요. 이런 중복 처방이 효과를 두 배로 만드는 건 아니죠. 대신 환자는 불필요한 약값을 더 지불해야 하고, 허 의사님의 인센티브는 늘어나겠네요.”허 의사는 얼굴이 붉어지며 목소리를 높였다.“너 같은 인턴이 뭘 안다고! 의사 자격증도 없는 주제에 처방전을 읽을 줄이나 아는 거야? 네가 의사야, 내가 의사야? 네 말은 모두 모함이야!”윤하영은 차분한 태도로 말했다.“의사는 환자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병을 고치는 것이 다가 아니라, 환자로 하여금 가장 적은 돈과 고통으로 나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의사의 역할 아닐까요?”유 주임이 둘 사이를 가로막으며 말했다.“그만들 하세요. 윤하영 씨, 우선 약국 일을 멈추고, 방금 약을 가져간 환자들의 기록을 찾아서 약을 갖고오세요.”윤하영은 어깨를 으쓱하며 환자 기록을 조회해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환자들이 약을 들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약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였다.유 주임은 환자들에게 사과하며 약을 전부 열어 꼼꼼히 확인했다.“이게…”환자들은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약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유 주임은 약을 살펴보다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분량이 완벽히 정확합니다. 정말 한 치의 오차도 없어요.”환자들은 어이없어하며 말했다.“약에 문제가 없다면 왜 우리를 다시 부른 거죠?”유 주임은 당황한 얼굴로 사과하며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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