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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재회

  • 전화기 너머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성세연은 의식대로 행동하였다.
  • 오디션 현장에서 남진은 로빈과 함께 연기하고 있는 파트너를 보고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 두 사람의 연기는 거품처럼 가벼워 보였고 진중한 면이라고는 보이지 않았으며 눈빛도 애매하고 지어는 움직임마저 경직되어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 남진은 이미 로빈의 연기에 대해 큰 기대를 품지 않았고 오로지 그녀가 대세 여배우로써 그에 걸맞은 화제성으로 시청률과 관심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하였다. 그런 그녀한테 남진이 매번 기회를 주는 원인은 그때 자신을 구해준 은혜에 보답하려는 셈이었다.
  • 하지만 한 개의 드라마를 성공시키려면 화제성 뿐만아니라 배우의 연기력도 일정하게 안받침 해줘야 가능한데 후자가 빠지면 필시 삼류 드라마가 될 것이다.
  • 남진은 자신이 투자한 드라마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들여도 삼류로 낙인 찍히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가 없었다.
  • 그런 드라마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회사의 이미지도 무조건 타격을 받을것이고 그 때가 되면 돌이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며 돌이킨다 하여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것이 분명하였다.
  • 남진은 십여 분 동안 오디션을 보러 온 배우들의 연기를 관찰하였지만 제대로 된 연기를 하는 배우는 거의 없었다.
  • 대부분 배우들의 연기는 울음도 웃음도 과장되였고 더욱이 무표정한 표정도 어색해 보였다.
  • 옆에서 같이 지켜보고 있던 강철도 그들의 발연기를 보고 있자니 심장이 철렁하여 말을 하려던 찰나에 남 대표님의 핸드폰이 울렸다.
  • 남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현장을 힐끗 쳐다보며 곧바로 으슥하고 조용한 곳을 찾아 몸을 일으켰다.
  • 로빈은 남빈이 자리를 뜨는 것을 보고 그를 따라가기 위해 하던 연기를 잠시 중지 시키였다.
  • 남진이 오디션 현장을 보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꽤 오랫동안 연기를 연습하고 준비했는데 아직 준비한 공연을 마무리 짓지 못하였다!
  • 그녀는 남진을 쫓아가기 위해 몸을 돌려 뛰여갔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그만 강철에게 가로막혔다.
  • “로빈 씨, 남 대표님을 방해하지 마세요!”
  • 화가 난 로빈은 이를 악물었지만 따라갈 용기도 없었고 남진을 화나게 하면 그녀한테 득이 될 것이 없었기에 강철의 말을 따르기로 하였다.
  • 남진은 꽤 오랫동안 걸어서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겨우 멈춰 섰고 뒤따라 오던 두 명의 경호원들도 즉시 그를 경호하려는 자세를 취하였다.
  • 그는 전화를 끊고 막 떠나려는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여인의 목소리를 듣게 되였다.
  • 남진은 흐릿하게 들리는 소리를 좇아 걷다보니 어느 문 앞에 도착했다.
  • 그는 방안의 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귀를 기울였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오로지 그와 문을 사이에 두고 있는 방 안에서 연영은 소리치다가 지친 듯이 절망적인 표정을 하고 주저앉아 있었다.
  • 방금 전 누군가가 그녀의 코와 입을 막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숨을 참았지만 결국 소량의 약물을 들이마셔 그대로 기절하였고 눈을 떠보니 밖으로 문을 잠군 창고에 갇힌 채로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창고의 위치가 너무 구석진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에도 아무런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 연영은 눈을 지그시 감았고 그 순간 머릿속에서 갑자기 집에 있는 두 아이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 오늘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난 두 아이는 연영한테 엄마 힘내라고 크게 외치며 응원해 주었다.
  • 그래서 그녀는 아무리 힘들어도 결코 포기할 수가 없었다.
  • 연영은 가방에서 아무렇게나 손에 잡히는 카드를 꺼내 잠긴 문을 열어 보려고 하였다.
  • 문밖에 서있던 남진은 안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눈살을 찌푸리며 떠날려고 할때 다시금 바스락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안에 있는 사람이 갇혀서 문을 못 열고 있는 듯싶었다.
  •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문고리를 부시기 시작했다.
  • 그런데 굳게 잠겨있던 문이 갑자기 안에서 열리게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 그는 관성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앞에 있는 여자를 밀쳐 그녀와 함께 땅에 넘어져 버리고 말았다.
  • 그녀의 몸은 여리여리하고 부드러웠으며 오렌지 블로섬 향이 났는데 남진은 순간 5년 전 그날 밤을 떠올리였다.
  • 연영은 남진의 밑에 깔리여 조급한 나머지 있는 힘껏 발버둥 쳤지만 남성의 몸을 움직이기에는 그 힘이 미약하였다.
  • “이것 좀 놔주세요. 급히 오디션을 보러 가야 해서요.”
  • 어두컴컴한 창고에서 남진은 몸 밑의 여인의 움직임에 삽시에 온몸이 뜨거워났다.
  • 남진은 몸을 일으키고 싶었지만 발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그녀의 몸과 더욱 가깝게 밀착되었다.
  • 연영은 한편으로 부끄럽고 화도 났는데 갑자기 다리에서 무엇인 가가 뜨겁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