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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귀염둥이 납시오

  • 5년 후, 환성 국제공항.
  • 성세연은 더 앞쪽으로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 속에서 힘겹게 누볐다.
  • 이때, 공항 통로에서 예쁜 어른 한 명과 두 명의 꼬마가 걸어 나왔다.
  • 여인은 흰색 맨투맨과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질질 끌리다 못해 조금 과장된 쪼리를 신고 있었다.
  • 그녀는 편안한 옷차림이었지만 여전히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다웠다.
  • 이목구비가 뚜렷했고 피부는 부드러웠으며 몸매도 알맞춤했다.
  • 그녀는 양손에 한 명씩 꼬마들을 이끌고 사방을 둘러보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를 찾고 있는 듯하였다.
  • 아이들도 무척 예뻤다. 오뚝한 작은 코와 밤하늘의 별 같은 큰 눈, 그리고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는 하늘에서 내려온 한 쌍의 천사 같았다. 이러한 조합은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와, 저기 저 사람들 좀 봐. 너무 예쁘잖아!”
  • “유전자가 끝내주네, 나도 애 낳고 싶어지게 만드네….”
  • “영아, 여기야!”
  • 성세연은 힘껏 손을 흔들며 세 사람 앞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 연영은 성세연을 보자 웃음을 띠었다.
  • “세연이모 안녕하세요!”
  • 똑닮은 두 꼬마가 이구동성으로 외치자 그 귀여움에 성세연은 웃음꽃을 피웠다.
  • “아이고, 이쁜 것들. 세연 이모가 너희들 너무 보고싶었어.”
  • 두 꼬마는 똑같게 생겼고 모두 남자옷에 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아들딸 쌍둥이였다.
  • 오빠 연서후는 날카롭고 무뚝뚝했으며 컴퓨터 천재였다.
  • 여동생 연서하는 똘망똘망하고 귀여운 먹보였다.
  • 연영은 성세연이 두 아이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 “세연아, 애들 좀 봐줘. 나 짐 찾으러 갔다 올게.”
  • 성세연은 두 귀염둥이에게 푹 빠져 연영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 “그래 그래. 내가 두 귀염둥이들을 보고 있을게.”
  • 연영은 저도 모르게 웃은 뒤 짐을 찾으러 갔다.
  • 5년 전, 그녀는 병실에서 나온 후 화장실에 가서 그녀와 몸매가 비슷한 한 여자아이를 찾았다.
  • 그녀는 몸에 지니고 있던 돈을 모두 그 여자아이한테 주면서 그 여자아이와 옷을 바꿔 입은 후 그 아이더러 연지강과 로이를 떼어버리라고 했다. 그제서야 그녀는 탈출에 성공했고 두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되었다.
  • 그때 그녀는 많이 망설였지만 지금 두 아이를 남긴 것이 가장 큰 다행이었다.
  • 연서하는 엄마가 간 것을 확인하고 성세연과 오빠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틈을 타서 빠져나갔다.
  •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을 반대했었고 오랫동안 참았던 그녀에게 드디어 기회가 생긴 것이다.
  • 그녀는 아이스크림을 산 후 돌아가려고 했었다.
  • 그때 VIP 통로에서 한바탕 소란이 생겼고 누군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 “그녀가 왔어! 로빈이 나왔어!”
  • 비서와 보디가드의 경호 속에 로빈은 살짝 거만하게 턱을 들어 올리고 VIP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
  • 그녀는 드라마 “우레”에 들어갔고 남진 도련님까지 잡은 바람에 연기 실력은 서툴지만 스타덤에 오르면서 환성 엔터테인먼트의 톱스타가 되었다.
  • 어린 연서하는 엄청난 인파에 휩쓸려 놀란 나머지 기둥 한편에 웅크린 채 벌벌 떨고 있었다.
  • “저기 어린애가 놀란 것 같은데 빈아 네가 가서 저 아이를 안아주면 내일 실시간 검색어는 따놓은 거야.”
  • 로빈의 곁에 있는 노련한 매니저 왕소윤이 낮은 목소리로 귀띔해 주었다.
  • “나 어린아이 제일 싫어하는 거 알잖아.”
  • 로빈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 왕소윤은 듣고만 있지 화를 내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 노련하게 설득을 할 뿐이었다.
  • “‘우레 2’도 곧 찍을 건데 노이즈 마케팅 좀 해야지.”
  • 로빈은 그제서야 연서하한테 걸어갔다. 그녀는 속으로 짜증 나고 싫었지만 겉으로는 얼굴에 따뜻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 “아가야, 무서워하지 마, 언니가 안아줄게.”
  • 아이를 안은 그 순간, 로빈은 깜짝 놀랐다. 이 아이의 모습,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