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화 양어머니의 부탁
- 설찬은 이제 나를 더 붙잡아 두진 않았지만, 그의 시선에서 떠나지는 못하게 했다. 미팅을 하거나 고객을 만나러 갈 때도 항상 나를 데리고 다녔다. 하지만 내가 고객을 대할 때의 그 뻔한 인사치레를 불편해해서, 설찬은 고객을 만날 때마다 옆 방을 따로 예약해 주어 그곳에서 기다리게 했다.
-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설찬은 나를 차에 태우고 예약된 식당으로 향했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차창 밖을 바라보며 가고 있던 그때, 길모퉁이에서 익숙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나는 얼굴빛이 바뀌며 재빨리 창문을 내리고 고개를 밖으로 내밀었다. 하지만 길가의 수많은 사람 때문에 그 익숙한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 옆에 있던 설찬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