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왜 접니까?
- "나는 다른 귀신들과 달라 내 몸 속의 귀기는 무척 강하지. 다른 여자들은 사주에 음기가 가득 하다고해도 내 사악한 귀기에 다칠것이네. 허나 네 팔자가 세서 내 귀기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일세."
- "팔자가 세다는게 무슨 말입니까?"
- 나는 더욱 이해가 안 됬다.
- "팔자란건 복잡할세. 네가 태어난 시간과 장소와 별자리 모두 관련이 있을세. 센 팔자라는 것은 천성적으로 귀기에 저항력이 있다는 것이네. 쉽게 말해 넌 사주에 음기가 가득하여 귀신을 불러 드리기 쉬운데 동시에 팔자가 세니 귀기에 저항력이 있다는 말일세."
- 나는 들으면 들을수록 더 헷갈렸다.
- “그러니까 내가 어쩌다 천성적으로 귀신에게 가까이 갈 수 있고 상처를 받지 않을수 있다는 말인가요?”
- 나는 그의 말을 총결해보았다.
- "대체로 그렇지만…"
- 설찬은 갑자기 얼굴을 더 가까이 들이대며 검은 눈동자에서 흥미가 보였다.
- "당신의 이 기이한 사주와 팔자가 무슨 '어쩌다'라고 믿진 않네."
- "무슨 말씀이세요?"
- "만물은 모두 원인과 결과가 있으니, 너의 팔자와 사주 역시 우연이 아니라 풍수와 상학을 이용해 정교하게 짜여진것 일세."
- "이런 걸 마음대로 짜여낼수 있는가요?"
- 난 깜짝 놀랐다.
- "팔자 잡기는 쉽지만 팔자가 너무 복잡해 이론상 어쩔 수 없지만 사람 하기에 달리지 않느냐."
- 설찬이 설명해 주었다.
- "인과에는 나름대로 보응이 있고, 기이한 팔자를 만들려면 가장 쉬운 방법은 조상들이 선행을 하고 덕을 쌓는 것이니 그 덕행은 결국 한 세대에서 폭발해 기이한 팔자가 생성되는 것이네."
- 이쯤 말하고 나니 설찬의 눈이 번쩍였다.
- "안소, 너의 부모님과 조상님은 혹시 의약세가이신가, 혹은 현문대가인가?"
- 나는 아연실색했다.
- 고아로서 나는 나의 신분에 대해 짐작해 본적이 없는건 아니였다.
- 하지만 부모님은 나를 버리고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찾아오지 않았으니 십중 팔구는 가난뱅이일거라 생각했다.
- 생각지도 못하게 보통 사람이 아니다니?
- "몰라요. 저는 어려서부터 고아였어요. 지금의 부모님은 양부모시고 친부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요."
- 나는 눈을 아래로 떨구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 설찬은 분명 내 신세를 모르는 듯 해 나의 대답을 듣고 그는 약간 의아해 했다.
- "내가 너의 신세를 알아봐 주었으면 하느냐?"
- 설찬은 잠시 후 입을 열었다.
- 나는 설찬의 능력을 잘 알고 있다. 틀림없이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 그러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 "저희 부모님이 절 원하지 않으신 만큼 저도 그들을 찾고 싶지 않네요."
- 설찬은 날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갑자기 나를 안아들어 침대에 내려놓았다.
- "뭐...뭐하려는 거에요!"
- 나는 깜짝 놀랐다.
- 빌어먹을, 이 남자가 한번 구해줬다고 그가 얼마나 악질적인지 잊을뻔 했다.
- 설찬은 몸을 숙여 부드러운 입술로 내 몸 전체에 키스를 했다.
- 나는 무서워 벌벌 떨며 그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려나 했는데 그는 갑자기 옆으로 눕더니 나를 안으며 나지막이 말을 했다.
- "잘자게, 내일 아침 나와 함께 설씨 집에 다녀오게."
- 나의 팽팽하던 몸이 이제야 긴장이 풀렸다.
- "설씨 집에 가서 뭐 해요?"
-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 "몇 가지 일을 처리하려 하는게다."
- 설찬이 간략하게 대답했다.
- 설찬의 몸은 아주 차가워서 그에게 안긴 나는 마치 얼음물에 담긴것 같아 잠들 수가 없었다.
- 나는 어색하게 몸을 한 번 뒤집었다.
- "여기가 너무 비좁네요, 제가 홍하 침대에 가서..."
- 말을 하며 일어나려 했는데 설찬이 나를 다시 끌어왔다.
- "움직이지 말게. 오늘 밤 나를 모시고 싶지 않으면."
- 그는 내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위협했다.
- 동시에 나는 등 뒤에 어떤 차가운 물건이 느껴졌다. 나는 어리둥절해져서 갑자기 알아차렸다.
- 이런!
- 나는 인차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 "전... 그쪽이 자는데 불편할까봐 그런는 거에요…"
- 나는 핑계를 댔다.
- "안심하게, 나는 잠을 자지 않아도 될세."
- 어이가 없네. 잠 잘 필요도 없으면서 왜 이 작은 침대에 같이 누운거냐고!
- 나는 화가 났지만 나도 모르게 설찬의 차가운 품 속에서 잠들어 버렸다.
- ……
- 다음 날 아침, 설찬과 함께 택시를 타고 설씨 집으로 향했다.
- 내가 오기 전에 설풍에게 전화를 해서 우리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이 여기로 달려왔다.
- 그 사람들은 모두 중년 남자였고 저마다 명품 양복을 입고 있었다.
- 그 사람들은 마치 나를 못 본 것 같이 나를 돌아서서 설찬 앞으로 가 허리를 굽신댔다.
- "설찬 나리, 어서 오세요."
-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 이 사람들은 뜻밖에도 모두 설찬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그들은 모두 설찬에 대해 잘 알고 있는것 같은데?
- "안소 양, 나리랑 마침내 화해했네요."
- 익숙한 목소리가 내 뒤에서 들렸다.
- 나는 의아해 고개를 돌려보니 설풍이 웃으며 나를 보고 있었다.
- "설풍 선배, 왜 설씨네 사람들은 모두 설찬이 보이는 거지요?"
- 나는 질문을 참을 수 없었다.
- "우리 설가 조상은 현학대가여서 현학은 몰락했지만 전통은 남아 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모두 영안을 열고 있지.”
- 설풍의 말은 너무 정보량이 많아 난 소화를 하는 데 한참이 걸렸다.
- 현학, 내 기억으로는 도학과 같은 것 같은데. 풍수학, 모산술, 시체몰이술 등을 일컫는 말이다.
- 설씨네 집안은 전국 최고 갑부라 나는 조상님들부터 장사를 하셨을거라 생각했는데 옛날에는 이렇게 신비한 가족이었다니.
- 설풍한테 더 물어보려고 했는데 손에서 갑자기 차가운 촉감이 느껴졌다.
- 고개를 돌려보자 설찬이 설풍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는게 보였다.
- 설풍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 "설찬 나리, 이번에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난 항상 약속을 잘 지키는 편일세.”
- 설찬이 차갑게 말을 했다.
- 나는 옆에서 듣고 있자니 뭐가 뭔지 이해가 안갔다.
- 약속?
- 무슨 약속?
- 내가 캐물으려 하자 설찬이 나를 설씨 댁으로 끌고 들어갔고 따라 설씨 집안 사람들도 얼른 따라 들어왔다.
- 설씨 댁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한 남자와 여자가 나란히 서있는 것을 보았다.
- 그 두 남녀를 보니 나는 몸이 굳어졌다. 곧 그 남녀도 나를 보고 눈을 갑자기 동그랗게 떴다.
- "안소? 너가 왜 여기 있어?”
- 눈앞에 있는 유자호를 보며 나는 속으로 욕을 한 바탕 퍼부었다.
- 빌어먹을, 잊을 뻔했네. 이 놈도 설씨 집안 사람인 셈이지.
- 유자호 옆에 서있는 중년 부인이 바로 그의 어머니 설교교였다.
- 설교교는 설가네 서자여서 그러고 보니 유자호는 설풍의 사촌동생인 셈이다.
- 다만 설풍은 설씨네의 정당한 큰 도련님이고 유자호는 서자에 불과해 설씨 집안에서 둘의 서열은 천차만별이였다.
- 설교교는 공교롭게 나를 보고 콧구멍까지 크게 벌리며 갑자기 무언가 생각 난듯 내 코를 가리키며 크게 얘기했다.
- "형님들, 오늘 오신다는 귀신을 쫓는 대단한 스승이 안소 이 계집애를 말하는 게 아니겠지요?”
- 나도 모르게 얼떨떨해졌다.
- 설씨 댁으로 들어설때부터 유자호와 설교교는 옆에 있는 설찬을 무시하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이들은 설찬이 안 보이는 건가?
- 설씨네 사람들은 설교교를 보자 모두 혐오하는 분위기였다.
- 하긴, 서자인 그녀를 누가 좋게 봐줄까?
- "고모님, 이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 아버지쪽에서 알아서 할 일입니다."
- 보다 못해 설풍은 예의 바르게 말했다.
- 그런데 설교교가 그말을 고분히 들을리가 있나?
- "오빠들, 제가 끼어들려는 게 아니라 내가 이 계집애를 너무 잘 알아서 그래요. 얘가내 아들 전 여친인데 평소에 호러 영화를 봐도 겁을 먹는데 어떻게 귀신 쫓는단 말입니까! 다들 얘한테 속은 게 틀림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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