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그는 질투를 안 해
- 채원은 여전히 자리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저 무표정하게 서 있을 뿐.
- 고은은 상대가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나서야 무슨 의도인지 알아챘다. 그녀는 조금 어색해 하면서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몰라 했다. 이런 헌팅은 그녀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이런 장소라면 더욱더.
- 오상은 한참 전부터 옆에서 고은을 보며 헤벌쭉 웃고 있었다. 고은은 말을 얼버무리고는 시선을 앞쪽에 옮기자 몇 발자국 뒤에 서있는 채원을 보았다. 채원은 재미난 구경이라도 하는 듯한 모양이었다. 아마 오랫동안 서 있었을 거라고 고은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