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임영이가 돌아왔다
- 손전등의 불빛 아래 나는 내 손에 묻은 것이 시뻘건 피인것을 보았다!
- "소소야 왜 그래!"
- 옆에서 홍하와 방정의 애타는 소리가 들려왔다.
- "피! 천장에서 피가 떨어져!”
- 똑딱똑딱.
- 이때 또 한 방울의 액체가 내 얼굴에 떨어졌다.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손전등을 들어 머리 위로 비추어 보았다.
- 그러나 보자마자 나는 후회했다. 왜냐하면 하얀색의 몸짓이 화장실 천장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피범벅이 된 얼굴, 일그러진 몸과 한 쪽이 빠져나온 눈동자.
- 임영이다!
- 나는 무서워서 등골이 오싹해졌다. 충격적이기도 했다.
- 임영이는 이미 자기가 죽었다는 걸 의식했어야 하지 않은가? 왜 아직도 환생하러 가지 않은거지?
- "아!"
- 옆 칸의 방정과 홍하의 비명 소리 들려왔다. 내 손전등의 불빛 때문에 그녀들도 임영을 본것이다.
- 나는 허둥지둥 화장실 문을 열고 몸 전체를 아예 바닥으로 던져 나가 넘어졌다. 나는 즉시 같이 뛰어 나온 방정과 홍하와 부딛치고 말았다. 우리는 미친듯이 화장실 밖으로 마구 뛰어갔다.
- 펑!
- 뒤쪽에서 갑자기 큰 소동이 들려왔다.
- 나는 괜히 머리를 돌려 임영이가 바닥에 떨어져 우리를 향해 빠르게 달려오고 있는걸 보았다. 그녀의 뼈 대부분이 부러져서 몸은 일그려져 있지만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빨라 눈 깜박할 사이에 우릴 따라잡으려 했다!
- "끅끅..."
- 산산조각인 그녀의 몸속에서 기괴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웃음소리 같았다.
- 다음 순간 그녀는 갑자기 땅에서 뛰어오르더니 곧장 우리에게로 달려들어 덮치려 했다!
- "아!"
- 홍하는 놀래서 다리가 후들후들거렸고 기절할 것만 같았다.
- 나와 방정도 피해 갈수 없어 임영의 피범벅이 된 몸이 우리를 향해 덮쳐오는 것을 빤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 이런 위기일발의 순간에 나는 본능적으로 두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 1초, 2초, 3초.
- 삼초가 지났는데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놀라 팔사이로 머리를 들어 보니 임영이가 바로 우리 앞에 엎드려서 목구멍에서 분노에 찬 고함 소리를 내고 있는것이였다.
- 나는 멍해졌다. 그녀는 왜 우리를 공격하지 않지?
- "소소, 네 팔찌!"
- 방정의 고함소리가 울려 퍼지고 나는 재빨리 머리를 숙여 내 왼쪽 손목에 있는 팔찌가 시뻘건 빛을 반짝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
- 설마 그녀가 이 팔찌를 무서워하는 건 아니겠지?
- 나는 도무지 자세히 생각하지 못할것 같아서 방정과 홍하를 끌고 기숙사로 돌진했다.
- 임영이는 다시 따라잡지 못했다.
- 기숙사로 돌아온 후 나는 신속하게 문을 걸어 잠그고 의자를 전부 문 앞에 틀어막고 나서야 침대에 앉을 수가 있었다.
- 기숙사에는 정적이 흘렀고 홍하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 "임, 임영이는 우리를 죽여 같이 가려하는 걸까…"
- "그만해! 울지 마! 울어도 소용 없잖아."
- 방정은 심란해져서 욕설을 참을 수 없었다.
- 홍하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훌쩍거리며 울었다.
- 방정은 나를 보았다.
- "소소, 이 옥팔찌는 뭐야? 임영이가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 "어떤 친구가 준 건데 사악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하더라."
- 나는 그녀들에게 명혼을 한 사실을 감히 알리지 못해 할 수없이 거짓말을 했다. 다행이도 그녀들은 의심하지 않았다.
- 나는 침대로 드러 누워 손목의 옥팔찌를 잡았다.
- 설찬이란 남자 귀신이 싫긴 하지만 결국 그의 옥팔찌가 구해준건 맞았다.
- 내 생각을 들었는지 그 옥팔찌에서 갑자기 다시 빨간 빛을 냈다.
- "왜, 낭자, 이제야 이 서방님이 생각나더냐? "
- 경망한 목소리가 내 귓가에서 울렸다.
- 설찬이다!
- “아니! 아니야!”
- 생각도 없이 눈 앞의 공기를 향해 소리쳤다.
- "소소? 누구랑 얘기하는 거야?”
- 방정과 홍하가 긴장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그게…"
- 펑펑!
- 마침 대답하기 곤란했는데 갑자기 문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 이제 겨우 긴장을 좀 풀었는데 단번에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 우리는 와들와들 떨며 서로를 껴안고 문밖으로 보았다.
- 기숙사의 문은 격렬한 충돌로 끊임없이 흔들렸지만 그래도 단단한 편이어서 열리지는 않았다. 문밖의 물건이 대략 열 몇번을 부딪치다 포기했다.
- 밤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 늦은 밤, 임영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세 사람은 날이 밝을 때까지 여전히 긴장을 풀 수 없었다.
- 홍하는 날이 밝자 임영이의 사인을 조사해야 한다 제기하였다.
- 홍하의 성격은 외유내강인 셈이다. 어젯밤엔 놀라 죽을 뻔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임영의 사인늘 조사해 문제를 풀기로 결심했다.
- 그녀는 방정과 따로 움직이기로 했다. 한명은 남아서 임영의 유물을 검사하고, 한명은 경찰서에 가서 소식을 알아보기로 했다.
- 그리고 나는 설풍을 찾아가기로 했다. 아무래도 그는 내가 알던 사람 중에서 유일하게 귀신을 볼 수 있는 사람인데 어쩌면 그에게는 임영을 상대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 학교 뒤의 작은 숲에서 설풍을 찾았을 때 그는 한 여자와 진하게 키스하고 있었다. 더 재미있는 건 이 여자는 어제 그 모델이 아니였다.
- 갑자기 나타난 나를 보니 설풍은 어색해져서 그녀더러 먼저 가라고 했다. 그 여자는 나를 힐끗 한 번 보고는 떠났다.
- “안소야, 네가 어떻게 날 찾아온 거지?”
- 나는 설풍과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어 줄곧 임영이의 일을 모두 털어놓고 물었다.
- "선배님, 임영이는 이미 자기가 죽은 걸 알면서도 왜 환생을 안 하는 겁니까?"
- 설풍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 "임영이 지금 하는 짓을 보면 자신이 이미 죽은 걸 의식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원한이 있기 때문에 인간 세상에 남아 있는 거야."
- "원한이요?”
- "응, 내가 생각한게 틀림 없다면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것 같아, 그래서 원한이 풀리지 못한거고.”
- 나는 멍해졌다.
- 임영은 역시 자살한게 아니였나?
- "그럼 그녀의 영혼은 그녀를 죽인 범인을 찾아가야 하지 않나요? 우리는 그녀와 원한 없이 지냈는데 왜 우리에게 달라 붙는 겁니까?"
- 설풍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 "나도 모르지. 그녀의 사인을 밝혀야 할 것 같은데."
- 역시 관건은 임영이의 사인이다.
- 걱정스러운 내 얼굴을 보더니 설풍은 갑자기 눈썹을 치켜들었다.
- "말하자면 너는 어떻게 나를 찾아와? 네 곁에는 나보다 훨씬 대단한 인물이 있잖아."
- 나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 그가 말한 것은 그 남자 귀신이었던 설찬인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말을 꺼내지 않았더라면 몰라 그가 이렇게 말을 꺼내니 나는 오히려 그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는게 생각났다.
- "설풍 선배, 아직 어떻게 제 명혼에 대해 아는지 얘기 안해주지 않았나요?"
-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설풍의 얼굴에서 뭔가를 알아내려 했다.
- 설풍은 내가 묻는 말을 못 들은 척하며 주머니에서 작은 봉지를 꺼내 나에게 건네주었다.
- "이거 주사야, 너희들 주머니에 좀 넣어다니고 기숙사 문 앞에 뿌려 놓으면 그 귀신이 문을 두드리러 오지 않을 거야."
- 설풍이 일부러 말을 돌리는 것 같았지만 이 주사가 너무 매혹적이여서 나는 얼른 손을 내밀어 받았다.
- "선배님, 고맙습니다만 그래도 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 나는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 설풍은 허탈하게 웃었다.
- “안소야, 이 문제는 내가 지금 대답해 줄수가 없어, 때가 되면 알게 될거야. 넌 일단 네 룸메이트 일이나 잘 처리해야지.”
- 그는 내게 더 물을 기회를 주지 않고 손을 저으며 잽싸게 가 버렸다.
- 난 주사 들고 멍하니 있었다.
- 내 직감이 설풍은 뭔가 알고 있는게 확실하다고 알려줬다. 말하자면 설찬도 설씨고 설풍도 성이 설씨인데 혹시 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건가?
유료회차
결제 방식을 선택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