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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전 여친은 무엇인가

  • 설교교가 "전 여친"세 글자를 말 할때 설찬이 내손을 갑자기 꽉 쥐는 것을 느꼈다.
  • 나는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
  • 고개를 돌려보니 설찬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 "전 여친? 그게 무슨 말이냐?"
  • 설찬의 눈빛에 놀라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가 전 여친의 뜻을 모른다는 말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설찬은 날 좋아하지 않지만 그가 조선사람이라면 자신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사귀었다는 걸 받아들일수 없겠지?
  • "그냥 말한 데로에요. 전의 여성 친구... 후엔 사이가 안 좋아 졌고..."
  • 나는 일부러 아주 애매하게 설명하며 설찬의 눈을 피했다.
  • 한편 설교교는 여전히 침이 튀고 있며 얘기하고 있었다.
  • "오빠들, 내가 한 말은 모두 진담이에요. 모두 이 계집애한테 속은거에요. 내 아들이 얼마를 사기 당했는지 몰라요, 당신들도 속아선 안 되죠."
  • 나는 더 이상 들어 줄 수 없었다. 설교교가 나를 줄곧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건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녀가 고의로 나를 무안하게 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 "어머님,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유자호의 돈은 한 푼도 써본 적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 설교교는 과장하게 크게 웃기 시작했다.
  • “안소야, 어디서 순진한 척이야, 내 아들 돈을 썼는지 안 썼는지 뻔하지. 남자들은 잘 속아도 난 그렇게 잘 속지 않는다고!”
  • "유자호, 네가 그러고도 남자야? 네 엄마가 저렇게 헛소리를 하는데 보고만 있냐?"
  • 나는 참다 못해 옆에 있던 유자호에게 입을 열었다.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 나는 유자호가 마마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 정도로 겁이 많을 줄은 몰랐다!
  • 예전에 나는 분명 눈이 멀어서 이런 남자를 좋아했었겠지! 설교교는 내가 말을 하지 않자, 묵인했다고 생각하여, 갑자기 더욱 득의양양해졌다.
  • "안소,할말없지? 내가 말하는데 그때 네가 뻔뻔스럽게 내 아들의 침대에 기어오르지 않았다면 내 아들이 어떻게 너를 좋아하겠니!"
  • 설교교가 입이 닳도록 말을 절반 쯤 했을때, 그녀의 얼굴에는 갑자기 커다란 핏자국이 갈라지자, 그녀는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
  • "엄마!"
  • 유자호는 깜짝 놀라 얼른 앞으로 나가 설교교를 붙들었다.
  • "귀... 귀신이다! 이 집에 정말 귀신이 있었어! "
  • 설교교는 정말 깜짝 놀라 마치 미쳐 버린 것처럼 허공을 향해 마구잡이를 하였다.
  • 이 기괴한 장면을 보고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고, 아니나 다를까 설찬이는 무표정하게 나를 쳐다보았고 고운 얼굴에는 오싹한 냉기가 베어 있었다.
  • 그가 설교교를 다치게 하였다.
  • 내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설찬은 갑자기 긴 팔을 내밀어 나를 자기 앞으로 끌어갔다. 곧이어 나의 턱이 그에게 잡히고 그의 짙고 검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 "친구랑도 잠자리를..? 안소 넌 정말 대단하군.“
  • 그는 차가운 말투로 비꼬았다.
  • 나의 턱은 꼬집혀 아팠고 얼굴은 일그러졌다.
  • "아니야.."
  • 나는 유자호와 잠자리를 해본 적이 없고 단지 설교교의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설찬은 나를 뿌리치고 현관을 가로질러 홀로 걸어갔다. 나는 해명을 하고 싶었지만 이젠 할 수가 없다. 됐어, 이 남자 귀신은 내 남자 친구도 아닌데, 내가 왜 이렇게 신경 써서 해명하지? 그가 나와 유자호가 무슨 일이 있었다고 오해하여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내가 오히려 안전해지는 거잖아?
  • 설씨 가족은 설찬이 화가 난 것을 알고 이내 유자호에게 소리치면서 말했다.
  • "당장 너의 창피한 엄마를 데려가지 못할까! 서자는 역시 내세울게 아니지!"
  • 유자호는 얼굴이 새파래졌다가 창백해졌다 했지만 반항도 하지 못하고 얼른 울부짖는 설교교를 데리고 나갔다. 설씨네 사람들은 괴상하게 나를 쳐다보더니 설찬을 따라 홀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 나는 이를 악물고 따라갔다.
  • 내가 거실에 들어서자 설 씨 가족의 시선은 온통 내 몸에 꽂혔다.
  • 설 씨네 집주인 설풍의 아버지 설오천이 말을 했다.
  • "설찬 나리, 죄송하지만 명혼상대는 깨끗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시 찾아드릴까요? ”
  • 설찬은 냉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 "사주에 음기가 가득하고 팔자가 센 여자가 찾기 쉬운 줄 아느냐?"
  • 설오천은 목이 메었다.
  • 옆에 있던 나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있었다.
  • 뭐? 설 씨네 가족이 나를 찾아서 설찬 씨한테 준거였어?
  • 나는 갑자기 생각이 났다. 처음 설찬을 만났을때 그가 나는 다른 분이 그에게 바친거라고 한 말을, 알고보니 설 씨네 집이였어?"
  • 나는 순간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 "어르신, 왜 미리 제 뜻을 묻지 않고 명혼을 주선해준 겁니까?"
  • 나는 화가나서 말했다.
  • 나의 노여움에, 설오천은 못 참고 담담하게 말했다.
  • "안소 양, 이 일은 확실히 우리 설씨네 집에서 너에게 빚진 것이다. 이렇게 합시다. 원하는 금액을 말해보세요 얼마든지 줄수 있습니다."
  • 말투에 미안한 기색이 전혀 없다.나는 화가나서 쌍욕을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 "어르신, 제가 거래하는 물건으로 보입니까?"
  • 나는 화를 참으며 냉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 이번에는 설오천도 안색이 안 좋아 졌다.
  • 내가 설 씨네 가족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설찬은 계속 냉정하게 보고 있었고 입가에는 조롱하는듯한 웃음이 걸렸다.
  • 나는 설 씨네 가족들과 말을 많이 하고싶지 않아 벌떡 일어나 홀 밖으로 나갔다.
  • 휘황찬란한 복도에 들어서자마자 설풍은 뒤쫓아 나왔다.
  • "안소!"
  • 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지만 그래도 설풍은 나를 따라잡았다.
  • "안소, 이번 일은 우리 설 씨네 가족이 잘못한 걸 알아, 아버지의 태도도 무례하고, 정말로 미안해."
  • 설오천의 거만스러운 태도와 달리 설풍은 정말로 미안해 하는게 보인다.
  • 하지만 미안한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
  •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 인생을 마음대로 바꿨다는 사실은 돌려 놓을수 없는데.
  • 무표정한 나를 보고 설풍은 어쩔 수 없이 말을 했다.
  • “우리가 이기적인 행동을 한 걸 알지만 요즘 설씨네는 정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설씨네 공사장 직원이 자살했다는 뉴스는 너도 알겠지만, 사실 그건 사고가 아니라, 악귀가 수작을 부린거야.”
  • 나는 마음속으로 다소 의아해 하였지만, 얼굴에는 드러내지 않았다.
  • 설풍이 이어서 얘기했다.
  • "우리도 많은 도사를 불러 귀신을 잡으려 했는데 결국 성공하지 못해 설찬 나리께 도움을 청했는데 명혼상대를 찾아달라고 해서... 오랫동안 찾았는데 조건이 맞는건 너뿐이였어.그래서-"
  • "그래서 저한테 물어 보지도 않고 나를 귀신한테 바쳤다구요?”
  • 나는 설풍의 말을 끊고 얘기했다.
  • "제가 왜 제 평생의 행복을 걸고 설씨 집안을 도와야합니까!"
  • 설풍은 내 말에 낯빛이 어색해졌다.
  • "안소야, 솔직히 말하면 넌 사주랑 팔자때문에 정상으로 결혼 못 해, 누구든 너랑 결혼하면 죽을거야.”
  • 설풍이 진심어리게 말을 했다.
  • 몸이 떨렸다.
  • 고아로서 어릴 때부터 내 가정을 꾸리는 것을 꿈 꿔 왔는데, 갑자기 결혼을 못한다니.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 "그게 뭐 어때서요? 그래도 설씨네 집안이 내 인생을 바꿀 자격은 없어요."
  • 나는 화가 치밀어 올라 말을 뱉고는 바로 옆의 화장실로 들어갔다.
  • 설씨네 집은 화장실마저 호화로워서 마치 호텔같았다. 나는 변기에 오래 앉아 있다가 느릿느릿 일어섰다.
  • 손을 씻고 막 떠나려던 참이었다.
  • 와르르.
  • 내 뒤에서 갑자기 물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