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5화 첫 부부싸움

  • 그는 귀가 간지러워 곧바로 고개를 숙인 다음 다시 들어 신부님을 바라보았다!
  • 신부님은 강진욱의 눈빛을 확인한 뒤 미소를 머금은 채 다시 물었다.
  • “신부 고예슬 양은 신랑 강진욱 군과... 영원히 맹세?”
  • “맹세합니다!”
  • 고예슬은 열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큰 소리로 대답했다.
  • 그녀가 입을 열자 강 회장과 고씨 가문 부부는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 신부님은 또 신랑에게 물었다.
  • “신랑 강진욱 군은... 영원히 맹세합니까?”
  • “맹세합니다.”
  • 그의 목소리가 고예슬의 귀에 고스란히 들려왔다.
  • 고예슬은 저도 모르게 다시 고개를 들어 옆에 서 있는 남자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거래든 아니든 어차피 이 남자는 미래 자기 남편이 될 사람이다!
  • “자 이제 반지 교환식이 있겠습니다.”
  • 현장에 있던 하객들은 열렬한 박수를 보내주었다.
  • 박수 소리를 들은 고예슬은 어색함을 풀기 위해 강진욱에게 먼저 물음을 건넸다.
  • “반지를 교환하는데 박수는 왜 치는 거야?”
  • 강진욱은 가볍게 무시한 뒤 그녀의 네 번째 손가락에 거칠게 반지를 끼워주었다.
  • 고예슬은 그에 대한 인상이 확 안 좋아졌다, 거친 남자 같으니!
  • 고예슬의 차례가 되자 그녀도 일부러 힘을 주어 반지를 끼워주었다.
  • 움찔거리는 고통에 강진욱은 자신이 눈앞의 아이를 얕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흠, 어린 줄만 알았는데 뒤끝이 있군.’
  • 고예슬은 강진욱에게 사소한 복수를 할 계획이었는데 그의 눈빛과 다시 마주치고 말았다. 그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고예슬이 무안해할 만큼.
  • 그녀는 조금 전 자신이 한 행동 때문에 강진욱이 화가 난 줄로 알고 있었다.
  • ‘흠, 뒤끝 있는 남자네!’
  • 그렇게 하루 만에 결혼이 이루어졌다.
  • 그날 밤, 고예슬은 강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그들 본가로 향했다.
  • 신혼 첫날 밤이라 그런지 고예슬은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 “오늘 밤 어떡하지?”
  • 방문이 열리자 그녀는 놀란 나머지 눈을 번쩍 뜨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 방으로 걸어들어오는 남자를 보고 그녀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 이 남자와 한 침대에서 잘 것을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 강진욱은 서서히 고예슬에게로 다가왔다.
  • 고예슬은 당황하여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 “저기... 통성명부터 하지. 난 고예슬이라고 해. 올해 스무 살이고 방학만 지나면 대학교 2학년생이야. 난, 난, 난...”
  • “대체 무슨 방법으로 그 사람을 설득한 거야?”
  • 강진욱은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눈앞의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아버지 손에 있는 자료가 절실했기에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식을 올린 것뿐이었다.
  • ‘강씨 가문과 혼인을 요구하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는데 이토록 평범한 여자아이가 어떻게 그 고집불통인 늙은이를 설득해 시집을 온 거지?’
  • 고예슬은 멈칫했다.
  • “말이 앞뒤가 없이 복잡하네. 무슨 뜻인지 이해 못했어.”
  • 강진욱은 내키는 대로 말을 꺼냈다.
  • “네 것이 아닌 것에 욕심부리지 마. 고예슬, 강씨 가문에 들어온 게 잘한 일이라 생각하지 마. 딱 그 반대니까.”
  • 고예슬은 단번에 알아챘다. 그는 자신이 악의적인 수단으로 강 회장을 협박하여 그에게 시집온 줄로 알고 있다.
  • 두 사람 사이의 오해를 제거하기 위해 고예슬은 다급히 해명했다.
  • “강진욱, 당신도 약점 잡혀서 한 결혼이야? 사실 나도 그래.”
  • 강진욱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는 말투로 말했다.
  • “오늘 하루 고씨 가문이 접수한 프로젝트만 해도 적어서 15개야. 이런데도 네가 약점 잡힌 거라고?”
  • 그의 이 한마디는 단번에 고예슬의 화를 불러일으켰다.
  • 그녀는 좋은 마음으로 해명했지만 되돌아온 건 불신뿐이었다.
  • “강진욱, 당신 지금 우리 아빠를 모욕하는 거야? 말하는데, 당신이 우리 아빠를 몰아붙이지만 않았어도 내가 당신한테 시집오는 일은 없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