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참을만큼 참았어
- 긴 고민 끝에 고예슬은 남은 12일 동안 쥐 죽은 듯 조용히 지내기로 했다. 그래서 고예슬은 되도록 강 회장과 위혜영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방에서 잘 나오지 않았다. 고예슬은 평소에 부모님께 매일 안부 전화를 걸었지만, 요즘에는 부모님 목소리만 들어도 괜히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전화도 잘 드리지 못했다.
- 같은 시각. 고예슬의 부모님 역시 요즘 들어 부쩍 연락이 뜸한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되어 양손 가득 선물을 사 들고 강씨 가문으로 찾아왔다.
- 고예슬의 어머니는 행여나 자신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딸에게 피해를 줄까 봐 잔뜩 긴장했다. 위혜영은 자기 앞에서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고예슬의 어머니를 보고 피식거리며 코웃음을 쳤다. 고용인의 말에 따르면 위혜영은 도도한 자태로 고예슬의 부모님을 위아래로 흘겨봤다고 한다. 그녀는 두 사람이 사 온 선물을 힐끔 보더니 고용인을 시켜 구석에 갖다 놓으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