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욱은 한순간에 태도가 변하는 고예슬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저씨, 조카라고 부르며 약을 올리더니 지금은 또 여보라고 부르고 있었다.
“꺼져.”
“여보 미안해.”
고예슬은 싹싹한 태도로 말했다.
그녀는 강진욱이 뭐라 하든 미안하다고 싹싹 용서를 구하겠다고 생각했다.
강 회장은 화를 참지 못했다.
“강진욱, 내가 와이프를 괴롭히라고 가르쳐 줬어?”
집에 돌아오자마자 강 회장한테 욕을 들은 강진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는 남자로서 고자질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고예슬의 손을 뿌리치고 소파에 가 앉았다.
“할 말 있으면 해요.”
“예슬한테 사과해.”
강진욱은 고예슬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강진욱의 시선이 따가웠는지 고예슬은 눈길을 피했다.
‘내가 왜 사과해?’
자신이 먼저 강진욱을 약을 올린 게 미안했는지 고예슬은 얼른 대화를 마무리 지으려 했다.
“부부는 일심동체예요. 우리 남편은 나한테 사과하지 않아도 돼요. 아버님도 화 푸시고요. 진욱 씨가 돌아왔으니까 두 분이 얘기하세요. 전 이만 방에 돌아갈게요.”
다른 사람이 뭐라 하기도 전에 그녀는 총총 방으로 달려갔다.
방안에 돌아온 그녀는 내심 자신이 빨리 돌아온 데 대해 다행이라 생각했다.
점심, 그녀는 앉아 반 시간을 생각했다.
‘이 집안에서 강 회장을 건드리면 안 돼. 어쩌면 강 회장은 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도 있어. 어젯밤, 내 행동이 이미 강 회장의 심기를 건드렸는데 오늘 일까지 강 회장이 알게 되면 날 가만두지 않을 거야. 강 회장뿐만 아니라 강진욱 이 사람도 건드려서는 안 돼. 그냥 평소에 약이나 올리지, 진짜 화나면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
생각도 생각이었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성격을 못 참을까 겁이 났다.
갑자기 문이 열리고 그 바람에 고예슬은 비틀거렸다. 그녀는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뒤를 돌아보니 그 남자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