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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기습하다

  • 휴대폰 너머에서 강진욱이 무슨 말을 했는지 강 회장의 표정은 어두웠다.
  • “강진욱, 까불지 마. 반 시간 내로 내 앞에 나타나.”
  • 말이 끝나고 강 회장은 전화를 끊었다.
  • 그는 옆에 얼떨떨하게 서 있는 둘째 며느리를 짚으며 말했다.
  • “예슬아, 기다려. 내가 진욱이 너한테 사과하게 할게.”
  • 고예슬은 머리를 흔들었다.
  • “아니요, 괜찮아요.”
  • 그녀가 먼저 강진욱의 약을 올린 거였다.
  • 잠시 후, 강진욱이 부랴부랴 들어왔다.
  • 집에 들어오자 그는 강 회장의 뒤에 숨어있는 고예슬을 발견했다.
  • 그는 고예슬이 아버지 앞에서 억울한 척 연기한다고 생각했다.
  • 자신을 지켜보는 강진욱의 눈빛에 그녀의 심장은 빨리 뛰었다.
  • ‘혹시 내가 조카라고 부른 사실을 까발리면 어떡하지?’
  • 고예슬은 눈을 데구루루 굴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 “여보 돌아왔어?”
  • 강진욱은 한순간에 태도가 변하는 고예슬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저씨, 조카라고 부르며 약을 올리더니 지금은 또 여보라고 부르고 있었다.
  • “꺼져.”
  • “여보 미안해.”
  • 고예슬은 싹싹한 태도로 말했다.
  • 그녀는 강진욱이 뭐라 하든 미안하다고 싹싹 용서를 구하겠다고 생각했다.
  • 강 회장은 화를 참지 못했다.
  • “강진욱, 내가 와이프를 괴롭히라고 가르쳐 줬어?”
  • 집에 돌아오자마자 강 회장한테 욕을 들은 강진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 그는 남자로서 고자질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고예슬의 손을 뿌리치고 소파에 가 앉았다.
  • “할 말 있으면 해요.”
  • “예슬한테 사과해.”
  • 강진욱은 고예슬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강진욱의 시선이 따가웠는지 고예슬은 눈길을 피했다.
  • ‘내가 왜 사과해?’
  • 자신이 먼저 강진욱을 약을 올린 게 미안했는지 고예슬은 얼른 대화를 마무리 지으려 했다.
  • “부부는 일심동체예요. 우리 남편은 나한테 사과하지 않아도 돼요. 아버님도 화 푸시고요. 진욱 씨가 돌아왔으니까 두 분이 얘기하세요. 전 이만 방에 돌아갈게요.”
  • 다른 사람이 뭐라 하기도 전에 그녀는 총총 방으로 달려갔다.
  • 방안에 돌아온 그녀는 내심 자신이 빨리 돌아온 데 대해 다행이라 생각했다.
  • 점심, 그녀는 앉아 반 시간을 생각했다.
  • ‘이 집안에서 강 회장을 건드리면 안 돼. 어쩌면 강 회장은 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도 있어. 어젯밤, 내 행동이 이미 강 회장의 심기를 건드렸는데 오늘 일까지 강 회장이 알게 되면 날 가만두지 않을 거야. 강 회장뿐만 아니라 강진욱 이 사람도 건드려서는 안 돼. 그냥 평소에 약이나 올리지, 진짜 화나면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
  • 생각도 생각이었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성격을 못 참을까 겁이 났다.
  • 갑자기 문이 열리고 그 바람에 고예슬은 비틀거렸다. 그녀는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뒤를 돌아보니 그 남자가 서 있었다.
  • “하이~”
  • 고예슬은 손을 들어 강진욱에게 웃으며 인사했다.
  • “아저씨?”
  • 강진욱은 태도가 한순간에 변하고 거짓말도 눈 깜빡하지 않고 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 눈앞에 있는 여자가 거슬렸는지 강진욱은 고예슬의 목덜미를 잡았다.
  • “기습할래?”
  • 고예슬은 목덜미가 잡혀 움직이지 못했다.
  • “강진욱, 손 비켜.”
  • 강진욱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고예슬의 키는 그의 허리 정도였다.
  • 고예슬은 머리를 들지는 못하지만 두 손으로 강진욱 팔을 꼬집었다.
  • “손 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