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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젠장! 내 친구들이 맞고 있었다고?’
  • 열이 받은 나는 황급히 해가 지는 쪽 방향을 향해 뛰었다.
  • 그 여학생이 나에게 소리쳤다.
  • “서쪽에 있는 작은 언덕 아래야. 너 유미 찾아오는 거 잊지 마!”
  • 나는 속력을 내어 달렸다. 바람이 귓가에서 휙휙 소리를 내고 있었다.
  • 내 친구들……
  •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괴롭힘을 당해본 사람만이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를 안다.
  • 우리는 세상에서 제일 친한 4인방이다. 우리는 함께 노력해서 더 멋진 인생을 만들기로 했었다. 아무도 다시는 우리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 4인방 친구들에 대한 마음은 나의 가장 진실한 감정이었다. 특히……그 친구!
  • 십여 분을 달려서 나는 정말로 그 작은 언덕을 발견했다. 막 다가가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 나는 서두르지 않고, 몰래 언덕으로 올라갔다.
  • 언덕 아래에 여러 사람들이 있었는데, 우리 학교 3반 사람들이었다.
  • 우리 학교는 한 학년에 12반이 있는데, 그중 3반이 가장 난폭하다.
  • 당시 분반할 때, 성적이 가장 나쁜 학생들을 그 반으로 보냈다. 그 반 학생들은 모두 학교의 불량 청소년들이었는데, 모두 한 반에 몰아넣은 것이다.
  • 그들은 머리를 염색하고, 어른들 같은 차림을 하고 있었다. 어디서 토끼를 잡아왔는지, 신나게 토끼의 가죽을 벗기고 있었다.
  • 세상에!
  • 불량 청소년들이라 확실히 다르다.
  • ‘놀러 나오면서 잭나이프를 다 챙겨오다니!’
  • 토끼의 가죽을 다 벗긴 후, 그들은 토끼를 한 뚱보에게 던져주었는데, 그 뚱보는 내 친구 중 하나인 장대광이었다.
  • 장대광은 몸이 뚱뚱해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지금 그는 불씨를 얻기 위해 나무를 문지르고 있었다.
  • “제기랄!”
  • 한 깡패 같은 녀석이 그를 발로 찼다.
  • “30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안 돼?”
  • 장대광이 아파서 소리쳤다.
  • “처음이라서 그래. 노력하고 있어!”
  • 나는 장대광 외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열심히 찾아보았다.
  • 나는 높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아래 쪽이 한눈에 잘 보였고, 멀지않은 곳에서 덤불 뒤에 숨어 관찰하고 있는 한 여학생을 발견했다.
  • 내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녀는 내가 열심히 찾고 있던 사람이었다.
  • 하유리!
  • 그녀는 우리 4인방의 유일한 여학생이었는데, 사람들은 그녀를 반쪽 미녀라고 불렀다.
  • 하유리 얼굴의 반쪽은 아주 예뻤다. 그러나, 다른 반쪽에 반점이 있어서, 늘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았다.
  • 자존감이 낮은 그녀는 늘 머리카락으로 반쪽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
  • 못된 친구들은 항상 그녀의 머리카락을 들추며 큰 소리로 괴물이라 소리쳤고, 그녀는 그런 일로 매일 울다가, 우리 4인방에 가입했다.
  • 나와 하유리는 관계가 아주 좋았다. 심지어 약간 썸을 타는 느낌이었다.
  • 그녀가 때로 힘들어할 때 나는 그녀를 안아주고, 내가 고통스러워할 때 그녀가 나를 안아주었다.
  • 우리는 또 만일 장래에 결혼 상대를 만나지 못하면, 둘이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 나는 그녀가 사고를 당하게 내버려 둘 수 없다.
  • 지금 하유리는 덤불 뒤에 숨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 나는 몰래 산비탈을 내려가 그녀의 뒤로 갔다.
  • 그리고, 그녀를 뒤에서 덮치고 그녀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 하유리는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다행히 내가 입을 막았다.
  • 그녀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눈에 즉시 눈물이 고였고, 나를 꼭 끌어안았다.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 나도 그녀를 꼭 끌어안았고,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 “괜찮아. 내가 왔어.”
  • “나는 네가 죽은 줄 알았어……”
  • 그녀는 떨면서 말했다.
  • “너무 보고 싶었어. 너무 걱정했어. 사랑해!”
  • 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말이었다.
  • 그것은 하유리가 처음으로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 것이다. 우리는 전에 친밀한 관계였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한 적이 없었다.
  • 갑자기 그녀는 내 머리를 안더니, 내 입술에 입을 맞췄다.
  • 그녀의 입맞춤은 달콤했다.
  • 그녀의 반쪽 얼굴은 정말 예뻤지만, 나에게 그녀는 전체가 다 아름다웠다.
  • 그녀는 나에게 입을 맞추며 울었다.
  • “나는 우리가 약속한 때까지 기다릴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지금 말해야겠어. 나 너를 정말 사랑해. 나는 시험 때문에 내내 참고 있었어. 이번 여행에서 너에게 고백하려고 했는데, 하늘이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준 것 같아.”
  • “유리야……”
  • 나는 그녀에게 키스를 돌려주며, 조용히 말했다.
  • “우리 안전한 곳으로 가자.”
  • 나는 그녀를 데리고 몰래 산 등성이로 올라갔다. 거기서 3반 학생들을 관찰하는 것이 훨씬 수월했다.
  • 나는 그녀에게 물 한 병을 건네주었다.
  • 그녀도 목이 마른 상태였는지, 허겁지겁 물을 마셨다.
  • 물을 마신 후, 그녀는 다시 내 옆에 꼭 붙으며 나를 안았다.
  • “내가 다시 키스하게 해줘. 나는 죽는 것도 겁났지만, 죽기 전에 너한테 내 사랑을 표현하지 못할까 봐 더 겁났어.”
  • “유리야……”
  • “나 너한테 고백하려고 특별히 꽃무늬 원피스도 샀어. 네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의 제일 좋아하는 가사가……‘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너와 결혼할 거야’ 잖아……”
  • 나는 완전히 감동했다.
  • 그녀는 이소희처럼 예쁘고 자신만만하거나, 오유미처럼 우아하지는 않지만, 그녀는 나를 이렇게나 사랑하고, 늘 내 곁에 있어주었다.
  •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귀엽고 또 대담했다. 그녀는 힘껏 내 품으로 파고들었고, 나와 영원히 붙어 있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 그때, 장대광이 마침내 불을 피워냈다.
  • 그 불량배 같은 학생들은 곧 장대광을 옆으로 밀어내고, 토끼 고기를 구웠다. 장대광은 배가 많이 고팠는지, 그들에게 한 입만 달라고 부탁했다. 한 학생이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
  • “먹지 마. 넌 다이어트해야지! 다이어트도 하게 해주고, 우리가 고맙지?”
  • 너무 심하다!
  • 나도 배가 고팠다……나는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 몹시 배가 고팠다.
  • 하유리가 말했다.
  • “저 사람들 아까 대광이를 붙잡았을 때, 대광이가 뚱뚱하다고 먹을게 없으면 대광이를 먹자고 했어. 나는 농담이 아닐까 봐 걱정돼.”
  •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 “이런 상황에 오래 굶주리면, 그런 일도 저지를 수 있지.”
  • “대광이를 구할 방법이 있겠어? 저 사람들 우리가 머물던 동굴을 빼앗고, 대광이를 심하게 때렸어. 대광이가 나더러 도망가라고 했어.”
  • “동굴? 그럼 저 사람들 오늘 거기서 자겠네?”
  • “아마 그렇겠지.”
  • “그럼 우리 일단 내려가자…… 나도 너무 배가 고파서 어질어질 한데, 저 사람들은 먹고 있네. 우리 자신을 먼저 잘 보호해야 대광이도 구할 수 있어. 밤에 네가 나를 동굴로 데려다 줘. 기회를 엿보자.”
  • “그래.”
  • 우리는 산비탈을 따라 몰래 내려갔다. 다른 사람이 토끼 고기 먹는 것을 본 나는 정말 배가 고파서 풀이라도 뜯어 먹고 싶었다. 하유리도 몹시 배고파했다.
  • 우리는 손을 잡고 걸었는데, 둘다 힘이 하나도 없었다.
  • 나는 그녀를 데리고, 이소희와 장미리가 있는 해변으로 갔다. 내가 돌아갔을 때, 두 사람은 모래 사장에 누워 꼼짝도 않고 있었다.
  • 내가 뭐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이소희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 “배고파 죽겠어. 움직일 수가 없어……반쪽 야수는 또 왜 데리고 왔어?”
  • 이소희의 말을 듣고, 하유리가 고개를 푹 숙였다.
  • 나는 화가 나서 말했다.
  • “입 좀 닥쳐!”
  • 나는 반쪽 미녀가 가장 심한 별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소희는 하유리를 반쪽 야수라고 불렀다.
  • 정말 형편없는 인간이다!
  • 이소희가 괴로운 듯 말했다.
  • “먹을 걸 구하지도 못했으면서, 사람을 하나 더 데려오면 어떻게 해? 이연준, 나 먹을게 어디 있는지 알아, 그런데 나는 가져올 수가 없어. 너 가져올 수 있겠어?”
  • 나는 먹을 것이 있다는 소리에 흥분했다.
  • “어디?”
  • 그녀가 말했다.
  • “우리 음식이……지금 담동우를 먹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