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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한밤중의 격투

  • 내 머릿속에는 분노와 욕망이 뒤엉켜있었다.
  • 나는 이소희가 대가를 치르도록 하고 싶었다.
  • ‘내가 못생겼다고 싫어했지? 내가 네 남자가 되어 주겠어.’
  • 장미리는 바닥에 꿇어 앉아 나에게 큰 소리로 용서를 구했다. 그녀는 자기 옷을 벗으며 나에게 말했다.
  • “이연준, 소희를 놔줘. 나를 가져! 내가 너를 만족시켜 줄게. 내가 너를 기분 좋게 해줄 수 있어. 소희는 놔줘!”
  • 나는 그녀를 흘끗 보고 차갑게 웃었다.
  • “포기해, 이건 내 복수야!”
  • 이소희는 이미 고통으로 의식이 흐릿해져있었는데, 그런 와중에 몽롱하게 중얼거렸다.
  • “아빠……아빠 구해줘요……”
  • 그 순간 나는 뭔가에 세게 맞은 것처럼 마음이 움찔했다.
  • 나는 그동안 아저씨가 나를 어떻게 돌봐주었는지 생각났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없는 나를 아저씨가 이만큼 키워주셨다. 내 이름 이연준도 아저씨가 지어준 이름이다.
  • 나는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아저씨의 말이 생각나서 이소희를 놓아주었다.
  • ‘남자는 영웅적 기개가 있어야지, 파렴치한 짓을 하면 못쓴다.’
  • 아저씨는 남자가 가난한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반드시 올바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 아저씨는 늘 나를 친아들처럼 생각해 주었다.
  • 그런데, 나는 지금……아저씨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 내 머릿속에서 욕망이 사라졌다. 나는 주먹을 쥐고, 이소희의 얼굴을 세게 몇 차례 때렸다.
  • “나쁜 것! 내가 너희들을 얼마나 오래 참은 줄 알아? 왜 나한테 기회를 안 줘. 왜 나를 죽이려고 해!”
  • 매번 나는 온 힘을 다해 때렸다.
  • 이소희는 크게 울면서 말했다.
  •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제발 그만 때려!”
  • “나쁜 것! 나를 그렇게 오래 모욕하고, 게다가 나를 죽이려고 해? 내가 그렇게 간단하게 너를 용서할 것 같아?”
  • 나는 다시 그녀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그리고, 달려들어 그녀의 입술을 물었다.
  • 이소희는 겁을 집어먹고, 심지어 감히 반항도 못했다. 오히려, 혀를 내밀더니 내 입맞춤에 반응을 해왔다.
  • 달콤한 느낌……
  • 그녀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까? 그녀의 입술은 어떻게 이렇게 달콤할까?
  • 나는 정말 그녀를 좋아한다. 사실은 나야말로 웃기는 놈이다. 그녀는 나를 두꺼비 취급하는데, 나는 지난 오랜 시간 동안 그녀를 좋아했었다. 단지 그녀가 넋을 잃을 만큼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나야말로 자존심도 없는 바보 멍충이다.
  • 그러나, 그녀가 나를 죽이려고 한다는 것을 아는 순간, 그녀에 대한 좋아하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다.
  • 나는 다시 힘껏 그녀의 입술을 깨물어 피가 나게 했다.
  • “이건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뜻이야!”
  • 나는 무시무시하게 한마디 했다. 바로 그때, 갑자기 뭔가가 세게 내 등을 내리쳤다.
  • ‘설마 장미리?’
  • 나는 아파서 돌아보았다. 빛이 움직이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핸드폰으로 이쪽을 비추고 있었다.
  • “빌어먹을! 못생긴 놈아! 내 여자친구 놔줘.”
  • 이소희의 남자 친구 담동우다.
  • 이소희는 그를 보자마자 즉시 울기 시작했다.
  • “동우야, 구해줘”
  • 나는 담동우를 발견하고, 마음에 본능적으로 두려움이 생겼다.
  • 왜냐하면, 그는 항상 이소희와 함께 나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 담동우는 같은 반 친구로, 잘생기고 돈도 많은 데다가, 사람이 정직해서 여자 아이들이 좋아했다.
  • 그러나, 그의 정직은 가짜다!
  • 그는 이소희와 함께 삼 년 동안 나를 모욕했는데, 그는 잘생겼고 나는 못생겼다는 이유로 친구들은 그의 행동을 모른척해 주었다.
  • 지금 내가 자기 여자 친구 괴롭히는 것을 보았으니, 그는 틀림없이 나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 그러나, 이미 거의 광분해 있었던 나는 그에게 냅다 소리 질렀다.
  • “나는 못생긴 놈이 아니라 이연준이야! 나를 괴롭혔던 것들에게 모두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그래, 내가 네 여자를 괴롭혔다. 못 참겠으면 와서 나를 죽여!”
  • 담동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난 그는 오히려 웃었다.
  • “좋아! 내가 너를 죽여주마!”
  • 말을 마친 담동우가 바로 뛰어내렸다. 그 정도 높이는 담동우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 집에 돈이 많으니, 그는 항상 헬스 클럽에서 운동을 했고, 온몸이 우람한 근육이다.
  • 나는?
  • 어려서부터 장미리는 나에게 좋은 것을 주지 않았고, 굶어 죽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었다. 나는 피골이 상접한 편이고, 이소희 같은 약한 여자를 괴롭힐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담동우를 상대할 능력은 없다.
  • 작은 산 같은 느낌의 담동우가 나를 향해 걸어오더니, 나를 힘껏 밀었고, 나는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 “젠장!”
  • 나는 승복할 수가 없었다.
  • 나는 몸을 일으켜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 나는 그의 관자놀이 쪽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 그러나, 내 주먹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갑자기 나를 들어올리더니, 바닥으로 세게 내팽개쳤다.
  • 바닥에 떨어진 나는 온몸이 아팠고, 힘도 다 빠졌다.
  • 나는 미웠다!
  •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도 그의 적수가 될 수 없는 나 자신이 너무 미웠다.
  • “아아아!”
  • 나는 거의 미치광이처럼 고함을 지르며, 담동우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는 냉랭하게 쓰레기라는 한마디를 내뱉으며, 주먹으로 내 배를 때렸다.
  • 나는 배를 맞고 토했다.
  • 그러나, 나는 물러나지 않았다.
  • 나는 그를 덮쳐서 얼굴을 세게 물었다.
  • 나는 다시는 누구도 나를 괴롭히지 못하게 할 것이다. 절대로 다시는!
  • 담동우는 나에게 물린 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주먹으로 끊임없이 내 배를 때렸다.
  • “놔! 놓으라고!”
  • 나는 너무 맞아서 점점 더 힘이 없어졌고, 시력도 점점 희미해져갔다.
  • ‘더 이상 힘이 없어……’
  • 나는 흐물흐물 바닥에 쓰러졌다. 담동우는 얼굴을 감싸며 욕설을 내뱉었다.
  • “개냐? 죽여버리겠어!”
  • 그는 갑자기 바닥에서 돌을 집어 들더니,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 나는 입을 벌리고 웃었다.
  • 슬픈 웃음이었다.
  • ‘죽여라, 네가 나를 안 죽이면, 내가 틀림없이 너를 죽일 테니까.’
  • 담동우가 소리를 질렀다.
  • “젠장, 내가 못할 줄 알아?”
  • 그는 돌을 치켜들었다.
  •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내가 만일 내 얼굴을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증오로 가득했을 것이다.
  • 그때, 갑자기 담동우 뒤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 그 거대한 그림자를 보고 나는 놀라서 온몸을 떨었다.
  • 그것은……곰!
  • 유원일을 먹어버린 그 곰이었다.
  • 장미리도 곰을 보고 놀라 비명을 질렀다.
  • 담동우는 상황을 알지도 못하고, 장미리가 자기 때문에 놀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장미리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의 허벅지를 음흉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 “아줌마, 겁내지 마세요. 내가 당장 이 녀석을 없애버릴게요.”
  • 장미리는 곤두박질치듯 암초에서 뛰어내렸다. 자신이 다쳤는지도 잊어버린 듯했다.
  • 그녀의 큰 동작이 곰을 놀래켰는지, 거대한 불곰은 즉시 우리를 향해 달려왔다.
  • 담동우는 뒤쪽의 움직임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려보았고, 놀라서 황급히 도망가려고 했다.
  • 그러나, 이미 너무 늦었다.
  • 불곰은 한 손으로 담동우를 쳤다.
  • 세상에!
  • 나는 담동우의 반쪽 얼굴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 그는 바닥으로 쓰러졌고, 불곰이 한 쪽 발로 그의 몸을 밟았다. 불곰은 그를 밟은 채 우리를 향해 크게 짐승의 울부짖음 소리를 냈다.
  • 덜덜!
  • 나는 겁을 집어먹고 덜덜 떨었다.
  • 나는 심지어 불곰에게서 나는 악취를 맡을 수 있는 거리였다.
  • 이소희는 울면서 소리쳤다.
  • “죽은척해요, 엄마. 죽은척해요!”
  • 나는 떨리는 것을 참으며 말했다.
  • “죽은척하는 건 소용없어. 우리 걸어요. 천천히 걸어요!”
  • 나는 도박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저 곰이 배가 고프지 않기를!
  • 동물의 사고는 아주 간단하다. 동물은 아무 이유없이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 나는 용감하게 몸을 일으켰다. 곰은 여전히 나를 향해 포효하고 있었다.
  • 그때, 장미리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 “연준아, 나 다리가 너무 아파! 부탁인데, 나를 좀 부축해주면 안 되겠니? 부탁이야. 내가 정말 잘못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