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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다 연준이 한 거야

  • 1반 애들 찾아가서 얘기하기로 했다고 하니 소희도 같이 가자고 아우성쳤다.
  • 대광은 미안해서 말조차 제대로 못했다.
  • 1반은 우리 학교의 우등반이라 그 반에는 정말 책만 읽는 애들뿐이었다.
  • 그들은 이 섬에서 살 곳도 찾지 못하고 물자를 끌고 다니며 혹여 습격 당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다.
  • 하지만 그들과 유지호는 오후에 전에 산토끼 구웠던 작은 언덕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대광에게 들었었다. 하여 1반 애들이 틀림없이 여기 근처에 있을 거였다.
  • 그들을 찾기 힘들 줄 알았는데 언덕에 올라가자 난 웃음을 참지 못했다.
  • 1반 애들이 벌써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니. 그들은 얼마나 이 기회를 놓칠까 두려웠을까?
  • 그들은 남자 5명, 여자 2명, 총 7명이었는데 사람마다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었고 다들 점잖아 보였다.
  • 우리가 나타나자 그들은 급히 물자 곁을 지켰다.
  • 나는 그 물자를 보고 눈이 빨개졌다.
  • 오, 라면, 쏘시지, 과자들이었다!
  • “너희들 이렇게 많은 물자가 어디에서 났어?”
  • 나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 “우리는 자판기와 함께 떠내려 왔어.”
  • 그들은 좀 어색해했고 그중 그들의 리더라도 된 듯한 사람이 안경을 슬쩍 올리더니 말했다.
  • “이렇게 큰 쇠붙이도 떠내려올 수 있어?”
  • 나는 놀라며 물었다.
  • “당시 우리의 선실이 파열됐지만 양쪽으로 75도 정도의 곡선을 이루어 물이 적게 들어와서 우리는 힘껏 물을 밖으로 내다 부어 선실의...... ”
  • “됐어. 됐어. 그만해, 네가 설명해 줘도 난 못 알아들어.”
  • 나는 이 음식이 있는 곳으로 흥미진진하게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
  •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줄래? 친구랑 약속 있어.”
  • “비켜!”
  • 난 직접 그에게 뺨을 한 대 후려쳐 그를 땅에 쓰러뜨렸다!
  • 애들은 모두 놀라서 벌벌 떨었다. 그도 안경을 쓱 올리며 급하게 말했다.
  • “왜 사람을 때려! 너 우리 물건을 뺏으려 하는 거 아니야?”
  • “이게 너희들 거야?”
  • 내가 물었다.
  • “이것들은 우리와 함께 떠내려온 거야!”
  • “자판기 주인의 것이지. 현재 이 물품들은 이미 주인 없는 것으로 변했어......”
  • 나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 “누가 가져가면 누구의 것이 되는 거야. 알았어?”
  • “너!”
  • 그는 화가 나서 얼굴을 붉혔다.
  • 나는 담담하게 물었다.
  • “너 이름이 뭐야?”
  • “임광명!”
  • “오, 우리 학교의 전교 1등이구나. 매번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하는 걔. 너희들은 유지호에게 의지하고 싶은 거야?”
  • 그는 놀라며 물었다.
  • “너 어떻게 알았어?”
  • 나는 차갑게 말했다.
  • “유지호 같은 사람에게 의지하는 것은 아무 소용 없어. 이 친구가 방금 그들에게서 도망쳐왔어. 대광아, 유지호의 생각을 말해줘.”
  • 대광은 높은 소리로 말했다.
  • “유지호가 그랬어. 너희 남자들은 노예로, 여자들은 노리개로 삼겠다고! 그리고 너희들은 비축식량이 될 수도 있어!”
  • 이 말을 들은 1반 애들은 모두 얼떨떨했다.
  • “자, 먹을 것 좀 챙겨! 가져갈 수 있는 만큼 챙겨가! 과자와 쏘시지 같은 부피가 작고 포만감이 좋은 걸 주로 챙겨. 컵라면은 많이 가져가지 못해!”
  • 난 애들을 불러 챙기려고 했고 이소희는 흥분해서 얼른 먹을 것을 가지러 왔다.
  • 임광명은 당황해하며 급히 우리를 막으려 했고, 내가 잭나이프를 꺼내 휘두르자 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 자리에 꼼짝도 하지 못했다.
  • 다들 다 챙기자 난 차갑게 말했다.
  • “우리는 그저 절반밖에 안 가져갈 거야. 너희들에게 빚진 거로 해. 이 빚은 나중에 꼭 갚을 거야! 나는 너희들이 그에게 의지하지 말고, 이 먹을 것을 가지고 어디론가 피해서 너희들 자신이 강해졌으면 좋겠어! 나중에 언젠가 유지호가 너희들을 찾아와 뭐라 하면 나 이연준이 가져간 거라고 대범하게 알려줘!”
  • 말을 마치고, 나도 먹을 것을 들고, 누군가 급습하지 못하도록 한 손에 칼을 들고 떠났다.
  • 1반 애들은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며 움직이질 못했다.
  • 멀어지자 나는 고개를 돌려 차갑게 말했다.
  • “만약 너희들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용기조차 없다면 이 황량한 섬에서 살아남지 못할 거야!”
  • 우리는 목에 힘을 주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먹을 것을 챙겨 작은 바위 굴로 돌아갔다.
  • 이소희는 기뻐하며 과자를 들고 먹기 시작했고 대광도 물을 들고 마시기 시작했다. “뚱뚱이야, 좀 적게 마셔!”
  • 대광이 물을 몇 모금 마시자 이소희는 화를 내며 말했다.
  • “알았어......”
  • 대광은 깜짝 놀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 그는 이소희가 불쾌해 할 가봐 소량의 음식만 가지고 갔다.
  • 나도 대광이가 너무 뚱뚱해 반드시 입맛을 줄여 몸무게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았다.
  • 먹을 것을 세어보니 과자 15봉지, 쏘시지 20개가 있었다.
  • “아껴먹으면 아마도 사흘은 먹을 수 있을 거야.”
  • 내가 말했다.
  • “너 얼굴이 어떻게 된 거야? 여드름 자국 어디 갔어?”
  • 이소희가 내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먹을거리를 찾는 거야.”
  • 내가 말했다.
  • “그래 맞아. 우리가 매번 운을 맡겨 먹을거리를 찾을 수는 없지. 네 생각에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 장미리가 찬성하며 말했다.
  • “여기 근처에 바다도 있고 호수도 있는데 낚시로 허기진 배를 채우기엔 현실적이지 못해. 그리고 오래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발견되기도 쉽고, 그래도 난 바다와 호수에서 찾아보고 싶어. 그건 자연의 먹을거리잖아.”
  • “어떻게 할지 알았어!”
  • 대광이 황급히 말했다.
  • “뚱뚱이야, 네가 만약 못 잡으면 난 너를 잡아먹을 거야!”
  • 이소희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 “난 정말 할 수 있어! 우리 부모님께서 어민이셔서 나 기술을 많이 배웠어! 하룻밤만 주면 난 너희들이 이후에 쭉 먹을 수 있게 될 것을 약속할게! 연준이가 칼을 빌려줬으면 좋겠어.”
  • “정말 그렇게 되면 좋겠어.”
  • 이소희가 차갑게 말했다.
  • “만약 내가 해낸다면 너 더 이상 나를 뚱뚱이라고 부르지 말고 대광이라고 부르면 안 돼?”
  • 대광이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생각지도 마!”
  • 대광은 잔뜩 움츠리고 감히 말을 하지 못하다가 이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 “구해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나 지금 바로 가서 준비할게!”
  • 그는 나에게 칼을 달라고 하고 급히 뛰어나갔다.
  • 나도 그가 무엇을 하려고 한 건지 몰랐지만 난 내 친구를 믿었다.
  • 체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다들 음식을 먹은 후에 모두 쉬고 있었다.
  • 나는 풀더미 위에 앉아 양화 천도를 수련했다.
  • 양화 천도는 너무 오묘하여 난 그저 금방 입문만 했을 뿐 아직 1단계까지 수련하지 못했다.
  • 1단계까지만 수련해도 난 분명히 실력이 강해질 거라고 믿고 있었다.
  • 양화 천도는 자체의 양기를 북돋우는 수련법으로서 수련하면 할수록 몸이 점점 더워지면서 입안이 바싹바싹 말랐다.
  • 갑자기 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나는 깜짝 놀라 체내의 기류가 갑자기 혼란해져 온몸이 아팠다.
  • 수련 중 끊기게 되면 정말 너무 고통스러웠다.
  • 나는 눈을 뜨고서야 날이 곧 어두워진다는 것을 알았다. 내 앞에 서있는 사람은 바로 장미리였다.
  • “너 뭐 하는 거야?”
  • 그녀는 생긋 웃으며 내 바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 난 고개를 숙여 내려다본 후 갑자기 매우 난처해졌다.
  • 내가 수련할 때는 양기가 너무 충족해서 나도 모르게 반응이 있었다.
  •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던 그때 이소희와 하유리가 들어왔다.
  • 그녀들이 볼까 봐 두려웠는데, 장미리가 갑자기 나를 껴안고 내 몸에 엎드려 밀착해 나의 추태를 막아주며 하품을 했다.
  • “날이 어두워졌으니 다들 자. 오늘 밤도 연준이는 나를 안고 잘 거야. 다들 괜찮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