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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꼭 안아줘

  • 장미리가 소리를 지르면 우리는 끝장이다.
  • 저 곰은 사람을 먹는다.
  • 곰이 우리를 발견하기 전에 도망가야 하는데, 소리를 지르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
  • 내 두 다리는 덜덜 떨고 있었다.
  • 장미리는 마침내 소리를 지르지 않게 되었고, 우리는 천천히 뒤로 물러나다가, 어느 정도 거리가 생겼을 때, 달리기 시작했다.
  • 나는 전에 텔레비전에서, 곰이 몇 천 미터 거리에서도 냄새를 맡지만, 물이 그 냄새를 차단할 수 있다고 들었다.
  • 나는 장미리를 데리고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계속 달렸다. 감히 뒤를 돌아보지도 못했다.
  • 우리는 왔던 길로 되돌아가, 처음 깨어났던 곳으로 돌아왔다.
  • 이미 하늘이 깜깜해졌다.
  • 모래 사장은 점점 어두워졌고, 조금의 빛도 없었다.
  • 장미리는 벌벌 떨면서 말했다.
  • “곰이……사람을 먹는 곰이……”
  • “침착해요……”
  • “옷이 전부 젖었으니까 벗어요. 밤에 해변은 아주 추워요. 감기라도 걸리면, 곰을 만났을 때, 어떻게 도망가겠어요?”
  • 그녀는 내 말이 일리가 있고, 깜깜해서 내가 볼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옷을 모두 벗었다.
  • “나쁜 놈아, 손 이리 줘.”
  • 장미리는 무서워서 내 손을 꼭 잡았다. 평소 그렇게 오만방자하더니,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 것이다.
  • 밤에 해변은 너무 춥다. 나는 마른 모래 쪽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모래로 몸을 덮었다. 몸이 훨씬 따뜻했다.
  • 장미리도 내 옆에 구덩이를 파며,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 “여기 짐승들이 사람을 먹어……여기 무인도일까?”
  • 나도 몹시 걱정이 되었다.
  • 만일 무인도라면 큰일이다.
  • 왜냐하면, 섬에 구조를 요청할 설비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장미리는 겁을 먹고 말했다.
  • “소희는 잡아먹힌 걸까? 내 친구한테 걔를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는데……”
  • 나는 겁이 나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 잠시 후, 이상하게 나는 내 마음 속 생각이 점점 사악해지는 것을 느꼈다.
  • 만일 여기가 무인도라면……
  • 내 옆에는 옷을 안 입은 장미리가 있다.
  • 내가 뭘 하든 아무도 알지 못한다.
  • 나는 애써 이런 생각을 억눌렀다. 만일 우리가 무사히 여기를 벗어난다면, 그녀는 절대로 내 학비를 내주지 않을 테고, 그러면 나는 끝장이다!
  • 잠시 후, 장미리는 또 목이 마르다고 했다.
  • 그녀는 하루 종일 목이 말랐다.
  • 나는 사람이 3일동안 물을 안 마시면 죽는다는 것을 안다. 또, 사람이 하루 넘게 물을 안 마시면, 쇼크 상태와 다를 바 없게 된다.
  • 나는 생각을 좀 하다가 마침내 말했다.
  • “오줌을 마셔봐요.”
  • “젠장! 무슨 헛소리야?”
  • “진짜예요. 오줌을 마셔봐요. 살기 위해서예요.”
  • “그 지저분한 걸 어떻게 마셔!”
  • “건강한 사람의 오줌은 균이 없고, 염분도 보충할 수 있어요. 전에 어떤 사람이 지진으로 폐허에 20일 갇혀있었는데, 자기 오줌을 먹고 버텼다고 했어요.”
  • 나는 어둠 속에서 장미리가 침을 삼키는 소리를 들었다.
  • 그녀는 정말 목이 마른 가 보다.
  • “여기 컵도 없는데, 어떻게 받아?”
  • 나는 망설이다가 말했다.
  • “내 꺼 마셔요. 나는 아줌마 꺼 마실게요. 우리 잘 버텨서 소희도 찾아야죠.”
  • 이것은 모두 살아남기 위해서이다.
  • 오늘 하루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우리 두 사람은 모두 목이 말라 죽을 것 같았다.
  • 장미리는 말이 없어졌다.
  • 그녀는 한참을 침묵하더니, 드디어 입을 열었다.
  • “나쁜 놈, 너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죽여버릴 거야.”
  • 말이 끝난 후, 나는 돌연 따뜻하고 부드러운 몸이 내 몸 위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 모래 사장은 아주 어두웠고, 장미리는 내 몸이 꽤 따뜻하다고 중얼거렸다.
  • 나는 그녀가 내 몸 위의 모래를 걷어내는 것을 느꼈고, 심장이 두근두근 요란하게 뛰었다.
  • 그녀가 내 몸에 엎드려서 말했다.
  • “나는 준비 됐어. 자 해봐. 이건 다 우리 소희를 구하기 위해서야.”
  • 나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오줌을 누려고 애썼다.
  • 나는 이것이 별일 아니라는 것을 안다. 이것은 살기 위해서이다.
  • 지난 오랜 시간을 어렵게 버텨왔는데, 절대로 이런 곳에서 죽을 수 없다.
  • 그러나, 문제는……
  • 오줌이 나오지 않는다.
  • 장미리 옆에서 창피하게 몸에서 반응이 왔다.
  • 남자라면 모두 안다. 그런 상황에서 오줌은 나오지 않는다.
  • 장미리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어둠 속에서 손을 내밀어 그것을 잡았다.
  • 내 온 몸은 전기에 감전된 듯 했고, 장미리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 “나쁜 놈, 두꺼비 같이 생긴 녀석이 머릿속으로 감히 그런 일을 생각해?”
  • 어둠 속에서 그녀는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힘껏 내 뺨을 때렸다.
  • ‘나도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나는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혈기왕성한 남자 아이인데, 내가 어떻게 그걸 통제할 수 있냐고!’
  • 장미리는 내 몸을 올라타고, 힘껏 내 뺨을 때렸다. 나는 마음이 급해서 얼굴을 가리며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도대체 용서할 것 같지가 않았다.
  • 나는 너무 맞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아예 그녀를 안았고, 그녀를 들어올려 바닥으로 던져버렸다.
  • 그녀는 모래 사장으로 던져져 비명을 질렀다.
  • 내가 냉랭하게 말했다.
  • “그만 때려요. 기운도 없는데.”
  • “나쁜 놈! 못생긴 놈이……”
  • 장미리가 욕을 했다.
  • “돌아가면 네 살가죽을 벗겨버릴 거야.”
  • “입 닥쳐요! 내가 가서 물 찾아오면 되잖아요.”
  • 저 여자는 매번 나를 위협하고 나를 싫어한다.
  • 만일 내가 정말 이 섬에서 못 나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틀림없이 저 여자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 나는 짜증을 내며 해변으로 갔다. 중요한 순간에 그런 반응을 한 못난 자신이 증오스러웠다.
  • 낮에 여기 배의 잔해가 있는 것을 봤었다. 나는 무슨 쓸만한 것이 휩쓸려 온 것이 없나 살펴보았다.
  • 해변에는 암초가 아주 많았는데, 어두워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
  • 나는 다칠 것을 염려해, 어렵게 기어갔다.
  • 이런 곳에서 다치면 너무 위험하다.
  • 문득 나는 앞쪽에 희미하게 빛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 ‘뭐지?’
  • 나는 급히 암초 뒤에 몸을 엎드리고 몰래 살펴보았다. 앞에 사람이 앉아있었다.
  • ‘이소희 아니야?’
  • 그녀는 암초 뒤에 숨어 벌벌 떨고 있었는데,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손전등 기능을 켜고 있었다.
  • ‘핸드폰을 아직 쓸 수 있다니……’
  • 그녀는 우리와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 우리는 처음부터 그녀와 반대편에서 찾고 있었던 것이다.
  •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이소희의 옆에 광천수가 여러 병 놓여있었다는 것이다.
  •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때, 이소희가 나를 발견했다.
  • “누구야?”
  • 그녀는 핸드폰으로 나를 비췄다. 나인 것을 안 후 그녀는 급히 소리쳤다.
  • “다들 어디 갔었어? 나를 끌어 올려줘. 나 여기 하루 종일 갇혀있었어.”
  • 그녀는 조급하게 일어났다가 자신이 바지를 입지 않은 것을 깨닫고, 황급히 손으로 가렸다.
  • 몇 초 후에 그녀는 이를 악물고 아예 가리지도 않고, 나에게 두 손을 내밀었다.
  • “나를 끌어올려줘. 여기 돌이 너무 미끄러워서 올라 갈 수가 없어.”
  • 나는 머리가 아찔해지는 것 같았다.
  • 그녀는 정말 예뻤다. 곤경에 빠진 상황에서도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 “먼저 광천수를 줘. 그럼 내가 너를 끌어올려 줄게.”
  • “그래.”
  • 이소희는 나를 의심하지도 않고 황급히 나에게 광천수를 건네주었다.
  • 나는 물을 받아 급히 두 모금 마셨다. 기운이 회복되는 것 같았다.
  • 그런 다음, 나는 그녀의 부드럽고 작은 손을 잡아 위로 끌어 올렸다.
  • 이소희는 무겁지 않아서 가볍게 끌려 올라왔다.
  • 그녀가 올라 온 후,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 “괜찮아?”
  • 그녀는 덜덜 떨면서 말했다.
  • “너무 추워……나쁜 놈아, 나 좀 꽉 안아줘. 너무 추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