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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다

  • 동굴 안에서 때리던 사람들이 즉시 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 하유리도 나 때문에 놀라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
  • “왜 바로 소리를 질렀어?”
  • 나는 그녀에게 겁내지 말고 내 뒤에 숨어있으라고 말했다.
  • 3반의 녀석들이 나를 발견하고 즉시 비웃었다.
  • “4대 호구가 다 모였어?”
  • “저건 못생긴 놈이잖아. 너 지금 누구한테 말하는지 알고나 있어? 어이쿠, 못생긴 놈이 안 못생겨졌네?”
  • 대광이가 바닥에 엎어져서 약하게 소리쳤다.
  • “이연준 나는 상관하지 말고 빨리 도망가!”
  • “겁내지 마. 내가 너를 데리고 갈 거야.”
  • 나는 동굴 쪽으로 걸어갔다. 그들은 즉시 동굴에서 나와 나를 둘러쌌다.
  • “제기랄! 먼저 이 바보 멍충이를 흠씬 패주자.”
  • 한 노랑머리가 짜증이 났는지, 바로 잭 나이프를 들고 나에게 달려들었다.
  • 이런 상황에서 그는 정말 나를 찌를 것이다.
  • 그러나, 나는 많이 민첩해졌고, 그가 아직 나한테 가까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 나는 한 발로 그의 가슴을 걷어찼다.
  • 걷어차인 그는 즉시 뒤로 2미터 가까이 날아가 바닥에 떨어졌고, 바라보던 사람들은 모두 아연실색했다.
  • 나도 내 위력에 깜짝 놀랐다.
  • 노랑머리는 고통스럽게 두어 번 몸부림쳤지만, 결국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에게 달려가, 발로 그의 손목을 밟았다.
  •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칼을 떨어뜨렸고, 나는 그 칼을 즉시 집어 들었다.
  • 내가 냉랭하게 말했다.
  • “나는 이 섬에서 너희들하고 안좋게 지내고 싶지 않아. 내 친구 넘겨줘.”
  • 나는 아직 내 실력을 잘 모르고, 그들은 심지어 무기도 있다.
  • 나는 한 사람이고 저들은 여러 사람인데, 만일 그들이 나를 찌르기라도 하면, 나도 여기서 끝나는 것이다.
  • 한 사람이 나에게 욕을 하며 소리쳤다.
  • “빌어먹을, 아주 자신만만하네. 네가 여기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 내가 독살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 “못 나가겠지. 나도 내가 쉬운 목숨이라는 걸 알아. 너희들이 나를 죽일 수 있겠지. 하지만, 나도 틀림없이 죽기 전에 몇 사람을 찌를 거야. 이 섬에는 약도 없고 의사도 없는데, 너희들 생각에 그래도 괜찮겠어?”
  • 그들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 내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 소염제도 없는 이 황량한 섬에서 상처를 입으면 큰일이다.
  • 상처를 입었을 때 치러야할 대가가 너무 크다.
  • “지금 내가 내 친구를 데려갈 건데, 만일 누가 방해하면 바로 그 사람을 찌를 거야.”
  • 칼이 손에 있으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 나는 칼을 들고 동굴 쪽으로 다가갔는데, 그들은 감히 나를 막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다가 나에게 길을 열어주었다.
  • “대광아, 가자!”
  • 나는 칼로 3반 녀석들을 겨누며, 대광이를 부축해 밖으로 나갔다. 그들은 그저 무서운 눈으로 나를 노려볼 뿐이었다.
  • “젠장, 너 오늘 운이 좋은 줄 알아……”
  • 한 녀석이 참지 못하고 나에게 말했다.
  • “우리 반 지호가 여기 있었으면, 네 녀석은 죽었어.”
  • “만날 기회는 많으니까, 그 사람은 다음에 만나겠지!”
  • 나는 대광이를 부축하며, 하유리를 데리고 그곳을 떠났다.
  • 하유리는 몹시 흥분해서 나에게 말했다.
  • “정말 대단해! 그 사람들 방금 다 겁먹었어.”
  • “이 섬에서는 무기가 있어야 해. 의사도 없고 약도 없어서, 조그만 상처도 큰 낭패가 될 수 있어. 누구나 조심할 수 밖에 없지.”
  • 대광이가 고마워하며 말했다.
  • “연준아, 고마워. 나를 위해서 지호한테도 찍히고.”
  • 하유리가 말했다.
  • “지호가 누구야?”
  • 대광이가 말했다.
  • “3반 대장이잖아. 유지호! 아주 거칠고 악랄하대. 어제 들으니까, 3반은 유지호가 나서서 모이기 시작했대. 삼사십 명 되는 것 같아. 어제 저 사람들이 나를 때렸는데, 유지호가 사람을 먹고, 여자들을 빼앗고, 군대를 세워서, 이 섬에서 왕이 되겠다고 했기 때문이야. 유지호의 명령을 듣고 나를 죽여 양식으로 삼으려고 한 거지. 사람을 죽인 적이 없으니까, 감히 나를 죽이지 못하고, 돌아가면서 나를 때린 거야. 누구 운 나쁜 놈이 나를 죽일 때까지 돌아가면서 때리는 거지.”
  • 하유리가 듣고 몹시 화를 냈다.
  • “유지호 너무 심하잖아! 지금은 서로 단결해야 하는 상황인데!”
  •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 “아니야. 지금 이 섬은 원시 시대를 지나 부락 문명 시대로 접어든 것과 마찬가지야. 유지호는 큰 부락을 형성한 거고. 자기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욕망을 해결하게 해 준 거지. 우리는 부락이 없는 유랑자들이고.”
  • “자기야,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 유지호를 건드렸으니. 그 사람이 우리를 괴롭히면……”
  • “겁내지 마. 유지호는 우리가 안 건드렸어도, 사람을 해칠 성격이야. 지금 사람들 마음에는 원시적인 욕망만 남은 것 같아. 다른 사람이 우리한테 선량하기를 기대하면 안돼.”
  • “그럼 우리도 다른 부락에 가입할까?”
  • “그건 급할 것 없어. 우리는 아직 이 섬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어.”
  • 대광이가 우리 말을 듣다가 물었다.
  • “유리야, 너는 왜 이연준을 자기라고 불러?”
  • 하유리가 갑자기 부끄러워하자,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 “우리 정식으로 사귀어.”
  • 대광이가 원망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 “이연준은 정말 팔자가 좋구나. 좋아해 주는 여자도 있고. 나는 결혼을 할 수 있다는 희망도 없어. 내 유일한 꿈은 죽기 전에 이소희의 발가락에 입맞춤하는 거야.”
  • 나는 놀라서 물었다.
  • “왜 발가락이야?”
  • “다른 곳은 감히 생각도 못해. 나는 이렇게 보잘것없고, 그녀는 선녀같이 예쁘잖아. 보기만 해도 나는 심장이 빨리 뛰고, 숨도 잘 쉴 수가 없어.”
  • 나는 어이가 없었다.
  • “그럼, 너 이따가 심장마비 일으키지 마.”
  • 나는 대광이를 데리고 바위 굴로 갔다. 장미리와 이소희를 본 대광이는 아연실색했다.
  • 그는 얼굴이 벌게져서 이소희를 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 내가 소개하며 말했다.
  • “여기는 내 친구 대광이고, 이쪽은 이소희, 이쪽은 장미리, 우리는 아줌마라고 불러.”
  • 이소희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 “너무 뚱뚱하다. 우리 양식을 얼마나 먹을까? 이렇게 뚱뚱한데, 밤에는 밖에서 자.”
  • 대광이는 벌벌 떨면서 말했다.
  • “조금만 먹을게. 지금부터 다이어트 할거야. 나는 이 섬에 와서 아직 아무것도 안 먹었어. 네가 자라고 하는 곳에서 잘게.”
  • “그럼, 이틀하고도 반나절을 아무것도 못 먹었네?”
  • 나는 놀라서 물었다.
  • 이소희가 짜증을 냈다.
  • “그 뚱뚱한 돼지는 상관하지 마. 나도 어제 오후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어. 가서 먹을 것 좀 가져와. 많이 좀 가져와. 양식을 좀 모아두자.”
  • 그렇다.
  • 오늘 식량을 아직 못 구했다.
  • 대광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 “나는 어디 먹을 것이 있는지 알아. 하지만, 우리는 얻을 수 없어.”
  • “어? 어디?”
  • 나는 즉시 흥미가 생겼다.
  • “3반은 유명한 불량 학생들이잖아. 1반은 모두 공부 벌레들이고. 1반 학생들은 생활 기술도 없는데, 운 좋게 어디서 많은 물자를 주웠대. 3반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들었는데, 1반 학생들이 유지호한테 자기들을 거둬달라고 부탁했대. 쌍방이 오늘 오후에 만나 거래를 할건데, 1반이 물자를 바치고 유지호의 동맹이 되는 거야. 그런데, 3반 아이들이 몰래 하는 말이, 유지호는 그들을 받아줄 의사가 없대. 노예로 삼다가 배고프면 죽여서 양식으로 삼을 건가 봐.”
  • 내가 물었다.
  • “1반은 몇 명인데?”
  • “일여덟 명밖에 안되나 봐.”
  • 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 “나를 1반 아이들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줘. 이렇게 좋은 걸 유지호가 차지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벌써 그 녀석에게 한 번 찍혔는데, 다시 또 찍힌다고 뭐 다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