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2화 무인도

  • 당황한 이소희는 바닷물을 피하기 위해 내 몸 위로 힘껏 기어올랐다.
  • 그러나, 물에서 거의 다 기어 나왔을 때, 그녀는 갑자기 다시 물 속으로 돌아갔다.
  • 아마 자신의 핫팬츠가 떠내려간 것을 기억해 낸 것 같았다.
  • “나쁜 놈! 이 나쁜 놈아!”
  • 화가 난 그녀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내 뺨을 세게 때렸다.
  • 바닷물이 불어나는 속도가 아주 빨랐기 때문에 내 머릿속은 몹시 산란했다. 눈깜짝할 사이에 우리 둘은 물에 잠겼다.
  • 나는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이소희를 밀치고, 문을 연 다음 밖으로 헤엄쳐 나갔다.
  • 이소희는 나를 붙잡고 내 목을 단단히 끌어안으며 크게 소리쳤다.
  • “나도 데려가!”
  • 나는 그녀에게 목이 졸려 힘이 하나도 없었고, 혼미한 상황에서 장미리가 당황한 얼굴로 그녀의 방에서 뛰어나오는 것을 보았다.
  • 차가운 바닷물이 다시 밀려왔고, 나는 순간 의식을 잃었다……
  • 내가 깨어났을 때, 나는 어느 모래 사장 위에 누워있었다.
  • 이미 해가 지고 있었고, 나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눈을 비볐다. 모래 사장 위에 배의 잔해가 보였다.
  • 조난이라는 두 글자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 ‘다른 사람들은?’
  • 나는 황급히 일어나 사방을 살펴보다가, 멀리 누워있는 한 사람을 발견했다.
  • 달려가 보니 장미리였다.
  • 그녀는 고통스런 얼굴로 모래 사장 위에 누워있었는데, 바닷물에 젖은 옷이 온몸에 찰싹 달라붙어 섹시한 몸매를 드러내고 있었고, 배는 좀 부풀어 올라있었다.
  • 섹시한 임산부 같았는데, 바닷물을 많이 마신 것이 분명했다.
  • 나는 너무 많은 바닷물을 마시면 인체에 해롭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녀는 거의 익사 상태로 보였기 때문에, 나는 급히 그녀의 가슴과 배를 눌러 압박했다.
  • 장미리는 금방 물을 잔뜩 토해내고, 마침내 정신을 차렸다.
  • 그녀는 헛구역질을 오래 한 후, 입을 닦다가, 내 손이 아직 그녀의 가슴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갑자기 손을 들어 내 뺨을 세게 후려쳤다.
  • “나쁜 놈! 감히 나를 만져?”
  • 나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 “구하느라 그랬잖아요!”
  • “너한테 구조 받느니 죽는 게 낫겠다. 눈 뜨자마자 네 못생긴 얼굴을 보다니, 구역질 나!”
  • 그녀는 몸을 일으키더니, 조급하게 사방을 둘러보았다.
  • “우리 소희는?”
  • “우리 조난 당했어요. 걔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 “그런데 아직 안 찾고 뭐하고 있어? 걔한테 무슨 일 생기면, 너 죽을 줄 알아!”
  • 장미리는 나에게 감사는커녕, 다시 내 뺨을 한대 세게 때렸다.
  • 나는 불쾌한 마음을 참으며 찾으러 나섰는데, 장미리가 다시 나를 불러 세웠다.
  • “같이 가야지! 나를 여기 혼자 둘 거야?”
  • 그녀는 앞으로 걸어가더니, 갑자기 아프다며 자신의 다리를 움켜쥐었다.
  • 무엇에 부딪혔는지 그녀의 다리는 크게 멍이 들어있었다.
  • 장미리는 명령조로 나에게 말했다.
  • “나를 업어!”
  •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 습관이 된 나는 바로 그녀를 등에 업었다.
  • 그녀를 등에 업자 그녀의 가슴이 내 등에 찰싹 달라붙었고, 그녀의 몸이 아래로 좀 미끄러져 내려 나는 별 생각없이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받쳤다.
  • 장미리는 화를 내며 내 뒤통수를 때렸다.
  • “업지 마! 너 일부러 그런 거지? 역겨운 녀석, 앞으로 안아 들어!”
  • 나는 이를 악물고, 그녀를 앞으로 안아 들었다.
  • 이번에 나는 장미리를 만질 수 없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화를 내며 또 내 뺨을 때렸다.
  • “못생긴 녀석, 네 얼굴을 보면 정말 역겨워!”
  • 나는 그녀를 안고 몇백 미터를 간 후, 결국 체력이 다해서 그녀를 내려놓았다.
  • 나는 피곤해서 손목이 끊어질 것 같았다.
  • 장미리는 화를 내며 나를 무능하다고 욕했다. 그녀는 추워서 덜덜 떨더니, 나에게 명령했다.
  • “젖은 옷을 입고 있으려니까 너무 춥다. 옷을 벗어야겠어. 너 눈 감아!”
  • 나는 황급히 눈을 감았다. 그녀는 옷을 벗더니, 그 옷을 내 얼굴에 뒤집어씌워 얼굴을 묶었다.
  • “이러면 나를 못보겠지! 계속 걸어. 내가 길을 알려줄 테니. 빨리 안아!”
  • 나는 마음이 좀 불편했다.
  • “피곤해 죽겠어요. 잠깐 쉬면 안 돼요?”
  • “쉬긴 뭘 쉬어! 소희 못 찾으면, 너는 영원히 대학 갈 생각하지 마.”
  • 나는 위협하는 그녀의 말에 즉시 겁을 집어먹었다.
  • 대학 학비도 그들을 의지해야 한다.
  • 나는 할 수 없이 손을 내밀었는데, 손에 뭔가 말랑 말랑한 것이 닿았다.
  • 장미리의 주먹이 내 얼굴을 쳤다.
  • “어딜 함부로 만져! 내 배 만지지 마!”
  • ‘아, 배였구나……’
  • 나는 조심조심 그녀를 안고 들어올렸다.
  • 그녀는 내 품에 안겨 차갑게 웃었다.
  • “네 역겨운 얼굴을 안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
  • 그런 다음 그녀는 나에게 앞으로 가라 왼쪽으로 꺾어라 명령을 했다.
  • 다행히 모래 사장에는 다른 물건들이 없어, 부딪힐 염려는 없었다.
  • 나는 장미리의 옷에서 나는 향기로운 냄새를 맡아 기분이 좋았다. 그녀의 살 냄새다.
  • 갑자기 장미리가 소리쳤다.
  • “앞에 길이 없어. 멈춰!”
  • 나는 황급히 걸음을 멈췄고, 장미리는 내 뒤로 가더니, 내 얼굴을 가렸던 옷을 벗겨냈다.
  • 앞에는 숲이었고, 분명히 길이 나있었다.
  • “계속 가면 되겠는데요?”
  • 옷을 다 입은 장미리는 싫은 표정을 하고 말했다.
  • “안에 벌레가 있으면 어떻게 해? 벌레가 내 고운 피부를 망친단 말이야.”
  • 그녀의 피부는 확실히 아주 고왔다. 성격은 이렇지만, 피부 관리는 아주 잘했는데, 그녀는 매년 미용에 천만원 넘게 쓴다고 들었다.
  • ‘그런데 나는? 나는 세탁용 가루 비누로 샤워하는데……’
  • 나는 참지못하고 말했다.
  • “이 섬에 사람이 없는 것 아닐까요? 우리 조난 당한 거죠?”
  •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틀림없이 구조하러 올 거야. 나는 지금 목도 마르고 배도 고파. 아까 바닷물을 마셔서 입 속이 바싹바싹 말라.”
  • “그럼 어떻게 해요?”
  • “네가 가서 물이 있나 좀 찾아봐.”
  • 대학만 아니면 정말 이 여자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 나는 할 수 없이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직 몇 발자국 못 갔는데, 수풀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 무언가가 안에서 도망쳐 나왔는데, 자세히 보니 남자의 상반신이었다.
  • 우리 반 최고 미남 유원일이었다.
  • 유원일은 옷을 입고 있지 않았는데, 건장한 근육과 잘생긴 얼굴이 어울려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 나는 이 녀석을 많이 싫어했는데, 왜냐하면 그는 이소희와 친해서 늘 그녀와 함께 나를 업신여기고 괴롭혔기 때문이다.
  • “유원일 학생!”
  • 장미리가 유원일을 부축하려고 황급히 다가가, 부드러운 표정으로 걱정하며 물었다.
  • “괜찮아?”
  • 그녀는 말하면서, 자신의 풍만한 몸을 유원일에게 가까이 붙였다.
  • ‘나쁜!’
  • 나는 그 장면을 보고 질투심이 끓어올랐다.
  • 잘생긴 녀석들은 항상 좋은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나 같은 사람은 방금 장미리를 그렇게 도와줬지만, 그녀는 나를 때리고 소리를 질렀다.
  • 유원일은 장미리가 그를 부축하려고 할 때, 고통스런 얼굴로 비명을 질렀다.
  • 그제야 우리는 그의 몸이 상반신만 남은 상태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수풀 뒤쪽에서 온통 입가에 피 칠을 한 곰 한 마리가 뭔가를 먹고 있었는데, 유원일의 하반신이었다.
  • “아!”
  • 장미리가 놀라서 비명을 지르려고 했다. 나는 황급히 다가가, 그녀를 품으로 끌어안고, 입을 세게 틀어막았다.
  • 내 품에 쓰러진 그녀를 노려보면서, 나는 이를 갈며 말했다.
  • “입 닥쳐! 이 여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