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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

  • 난 대광이가 게잡이 통발로 도대체 게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었다.
  • 우리는 먼저 음식을 잘 숨긴 뒤 흥미진진하게 바닷가로 향했다.
  • 대광은 자신의 옷을 잘라서 통발에 묶고 또 안에 쏘시지를 하나 넣었다.
  • “만약 게를 잡지 못하면 오늘 이 쏘시지가 네 밥이 될 거야!”
  • “무조건 잡을 수 있을 거야!”
  • 대광은 자신만만하게 통발을 바다에 던지고 떠내려 가지 못하게 끈을 옆에 있는 돌에 묶고 말했다.
  • “이제 기다려 보자. 좀 있다가 들어 올리기만 하면 돼.”
  • “얼마나 걸려?”
  • “아마도 2시간은 있어야 할 거야. 너희들은 먼저 가서 하고 싶은 일을 해. 내가 여기서 지켜볼게.”
  •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여자애들과 함께 숲으로 들어갔다.
  • 우리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수원을 보충하는 것 등이 있었다.
  • “난 흙을 구해 도자기를 몇 개 만들 생각이야. 도예 수업에서 배운 적 있어. 비록 이쁘게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물을 담기에는 문제없을 거야.”
  • “물을 담가둬야 할 것 같아. 매번 생수병으로 물을 긷는 게 너무 번거로워. 그렇게 하자. 우리 같이 해.”
  • “징그러워......”
  • 이소희가 말했다.
  • “손에 흙이 가득 묻잖아. 난 안 할 거야. 하려면 너희들이나 해.”
  • 나는 어이가 없었다.
  • 이소희는 늘 이랬다. 자신이 예쁘다고 멋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 나는 이제 익숙해졌다.
  • 우리는 물을 긷고, 하우리와 함께 흙을 파서 도자기를 만들었다.
  • 시간이 거의 다 되자 나는 대광에게 가겠다고 했고 하유리와 장미리더러 계속 도자기를 만들어라고 했다.
  • 이소희는 더러워서 도자기 하기 싫다고는 나와 함께 대광이를 찾으러 가겠다고 했다.
  • 우리가 바닷가에 도착했을 때, 대광은 통발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 게잡이 통발을 다 끌어올리자, 와! 엄청 많았다!
  • 게잡이 통발 안에는 게가 가득 찼다!
  • “이거 너무 대단한 거 아니야?”
  • 나는 감격에 겨워 대광에게 달려갔다.
  • “하루 4번 걷으면 우리가 배불리 먹기 충분해. 이 통발은 아직 초기 버전이라 더 크고 더 좋은 거로 만들 거야.”
  • 대광은 웃으며 말했다.
  • “뚱뚱이가 이런 능력이 있을 줄을 몰랐네.”
  • 이소희도 기뻐하며 말했다.
  • “야!”
  • 우리가 흥분하고 있을 때, 뒤에서 갑자기 고함소리가 들렸다.
  • 고개를 돌려 보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무숲에서 나와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 대광은 앞장선 사람을 보고는 갑자기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다.
  • 그 사람은 체격이 우람하고 어깨에 호랑이 머리 문신을 하고 있었다.
  • “지호...... 지호 형......”
  • “3반의 지호 형이야!”
  • 대광은 바들바들 떨며 말했다.
  • 유지호?
  • 나는 이렇게 빨리 그들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해 놀랐다.
  • 유지호는 물자가 많아, 심지어는 담배를 물고 나를 향해 걸어왔다.
  • 그가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뒤에 있는 애들이 욕을 하기 시작했다.
  • “젠장. 너 참 거만해! 네가 이연준이야?”
  • “우리의 물자를 뺏어? 우리 손에 죽고 싶어?”
  • “어떡해! 이렇게 빨리 찾아왔어!”
  • 이소희는 너무 놀라 황급히 말했다.
  • “유지호? 어떻게 이렇게 빨리 나를 찾을 수 있어요?”
  • 난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 “웃기고 있네. 네가 뭐라고 내가 특별히 마음 써서 찾을 만하다고 생각해......”
  • 유지호는 욕설을 퍼부으며 말했다.
  • “우리는 매일 바닷가에 나와 떠내려오는 물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어. 그러던 중 오늘 마침 누군가가 네놈을 알아본 거야.”
  • 이건......
  • 운이 정말 나빴다!
  • “우리 거래하면 안 돼요?”
  •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 “너 나랑 거래할 자경이 있다고 생각해? 먼저 이소희 보고 무릎 꿇어 입으로 나를 기쁘게 하라 그래! 정말 이뻐. 전교 2등인 얼짱을 내가 만나다니.”
  • 유지호는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 이소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 나는 그녀가 2등이라는 것에 불만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당연히 1등은 오유미였다.
  • 두 사람은 인격 차이로 다들 오유미를 1등 얼짱이라고 여겼다.
  • “지호 형이라고 했죠? 이 황량한 섬에서는 누구나 물자가 필요해요.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다 같은 동창인데 여학생을 너무 괴롭히지 마세요.”
  • 나는 공손하게 말했다.
  • “여학생들을 괴롭힌다고?”
  • 유지호는 무언가 웃기는 말을 들은 것 마냥 갑자기 웃었다.
  • “이 섬에서 여자들의 유일한 역할은 개가 되는 거야!”
  • “이리 와!”
  • 그는 고개를 돌려 뒤에 대고 소리쳤다.
  • 한 여자가 급히 달려와 유지호의 옆에 멈춰 섰다.
  • 그녀는 바로 우리 반의 노동부장 이예나였다!
  • 그녀는 우리 반에서 항상 열정적이었는데 왜 유지호를 따라다니는지 알 수 없었다.
  • “난 지금 기분이 너무 안 좋아. 네가 어떻게 해야 될까?”
  • 유지호는 그녀의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차갑게 말했다.
  • 이예나는 이 말을 듣자마자 서둘러 유지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 젠장!
  • 나는 이 광경을 보고 얼마나 마음이 괴로웠는지 말할 것도 없었다!
  • 우리 반 여학생을 이렇게 모욕하다니!
  • 이소희도 징그러운 듯 두 발짝 뒤로 물러섰다.
  • “왜 이래! 법이 없어?”
  • “이 섬에서는 내가 정하는 게 바로 법이야!”
  • 유지호는 갑자기 발을 들어 입으로 그를 기분 좋게 해주고 있는 이예나를 걷어찼다.
  • “제가 잘 하지 못했어요. 대왕님, 화내지 마세요.”
  • 이예나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지 못하고 얼른 일어나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 대왕?
  • 그는 정말 자신을 왕이라고 했다!
  • “이쁜 동생, 이 두 사람은 무조건 죽을 건데, 넌 살 수 있어. 나는 지금 왕후가 필요한데 내 왕후가 되지 않겠어?”
  • 유지호는 음탕한 눈빛으로 이소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 대광은 서둘러 이소희 앞에서 가로막았지만 이소희는 그가 싫어서 밀치고 내 뒤에 숨었다.
  • “유지호, 여기는 황량한 섬이야. 약도 없고 의사도 없는데 너희들 나를 다치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나도 너희들을 다치게 할 수 있어.”
  • “너 누구를 놀래려고 그래! 칼? 누가 칼이 없어!”
  • 유지호는 사납게 웃으며 뒤에서 당검을 빼들었다.
  • 나는 얼떨떨했다. 그에게 이런 물건이 있을 줄은 몰랐다.
  • 그리고 그의 뒤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장검을 꺼내 들어 보는 내가 무서워 벌벌 떨었다.
  • 맙소사! 나는 이 바다에서 이런 물건이 어떻게 떠내려 왔는지 어디서 구한 건지 믿기지 않았다!
  • “너 전에 너에게 겁을 먹었던 놈을 기억해? 그 겁쟁이는 이미 죽었어! 우리의 앞으로의 식량이 될 거야. 나는 바다에서 소금을 구해와 그들을 훈제 고기로 만들 거야!”
  • 유지호는 사납게 말했다.
  • “너희들 사람 맞아?”
  • 이소희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 “이 황량한 섬에서 잔인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 내 곁에는 겁쟁이가 필요 없어, 난 용사가 필요해! 저들을 죽여 버려! 이소희는 남겨둬, 난 그녀가 임신할 때까지 데리고 놀아 이 황량한 섬에서 아이를 낳는 첫 번째 여자가 되게 해줄 거야!”
  • 유지호의 명령에 그의 뒤에 있던 사람들은 바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 “대광아! 빨리 도망가!”
  • 나는 다급해진 나머지 황급히 대광을 바다로 밀쳤다.
  • 내 기억으로는 그가 어촌에서 자랐기 때문에 수영을 아주 잘했던 거 같았다.
  • 그들이 이렇게 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어 우리는 한 사람이라도 도망가는 게 맞았다!
  • 대광을 밀치고 나는 이소희의 손을 잡고 그녀를 데리고 도망치려 했다.
  • 그러나 그녀는 빨리 달리지 못해 나는 그녀를 안고 달리려고 했으나 너무 늦게 발을 떼어 하마터면 한 명에게 칼을 맞을 뻔했다.
  • 이 자식들은 진짜로 죽일 기세였다!
  • 나는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