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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가 도망가요[제1부]

아빠, 엄마가 도망가요[제1부]

솔빛글

Last update: 2021-11-04

제1화 당신이 나의 해독약이 되어줘

  • “우웩…!”
  • 안성하는 위액까지 모두 토해냈고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을 보는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 그녀는 호텔 방안의 세면대에 엎드려 있었고 거울 안에서 보면 그녀와 일 미터 떨어진 곳에 온몸에 피가 가득 묻은 남자 하나가 누워 있었다!
  • 그녀는 두 눈을 크게 뜨고는 뒷목을 잡은 채 회상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맞아 쓰러졌었다.
  • 그녀는 계모가 그의 어머니가 이중장부를 만든 것이 마음에 걸려 자살한 것이라고 모욕하는 것을 엿듣고는 자신을 괴롭히던 의붓 남동생을 계단에서 밀어버렸었다.
  • 그 때문에 계모가 그녀를 때려 쓰러트린 것이였다.
  • 하지만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방에 있었다.
  • 안성하는 분노에 이를 갈다가 누군가의 발소리를 들었다.
  • 그리고 몇 분도 안 돼서 누군가가 안으로 들이닥쳤다.
  • 하지만 만일 그 사람이 이 광경을 보면 자신이 누워있는 남자를 죽였다고 오해할 소지가 다분했다!
  • 그녀는 계모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게 만들고 자신을 콩밥 먹이려 하는 것에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 그녀는 이곳을 당장 떠나야 했다!
  • 안성하는 허둥지둥 자신의 지문을 모두 닦아내고 이십 초 정도 남았을 때 이를 악물고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 그와 동시에 방문이 열렸고 안성하는 창문 밖에 매달려 이도 저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살겠다는 욕망이 그녀에게 힘을 실어줬는지 그녀는 점차 위쪽으로 기어올랐고 다행히 위쪽 창문이 열려 있은 덕분에 그녀는 살금살금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 눈앞은 어두컴컴했고 안성하는 아직도 벌렁거리는 가슴을 살살 두드렸다.
  • 아까는 너무 위험했다! 만일 그녀가 한발이라도 늦었더라면 그녀는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평생을 감옥에서 망가져야 했다.
  • 이 시각 같은 방안, 남자의 검은 잠옷은 살짝 열려 있었고 보일락말락 한 가슴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남자의 깊고도 야성미 가득한 눈동자는 마치 어둠을 뚫고 사람의 영혼마저 들여다볼 듯 그녀를 보고 있었다…
  • 안성하는 낯선 방안에 들어오자 떨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고 한시라도 빨리 방에서 나가고 싶었다.
  • 그녀는 어둠 속에서 두 손을 더듬거리며 문 쪽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는데 이때 웬 딱딱한 살에 부딪히고 말았다!
  • “어… 뭐야?”
  • 그녀는 호기심을 못 이겨 손으로 그것을 움켜잡았다.
  • 순간 하늘과 땅이 회전하는 듯싶더니 안성하는 침대에 던져졌고 귓가에는 남자의 차갑고 위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99층인데도 제법 용을 쓰는구나.”
  • ‘방안에 사람이 있어!’
  • ‘그것도 남자!’
  • 안성하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 그런데 이때 발코니에서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젠장! 그새 도망갔나 봐!”
  •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안성하는 놀라서 몸을 떨었고 잘못 들은 거라고 믿고 싶었다… 그 소리는 다름 아닌 그녀의 남자 친구인 한호진이었다.
  • 안성하는 그와 삼 년 동안 사귀면서 그가 그 모녀와 함께 자신을 해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
  • 예전에 저런 쓰레기 같은 놈을 좋아했다니 정말 눈이 삔 것이 틀림없었다!
  • 하지만 얼마 안 돼서 초인종이 울렸다!
  • 그들이 그녀를 잡으러 온 게 틀림없었다!
  • “제발 문 열지 말아 주세요!”
  • 안성하의 옷소매에는 죽은 자의 혈흔이 묻어 있어 발각되면 빼도 박도 못할 처지에 놓였다.
  • 때문에 급한 나머지 그녀는 작은 몸으로 문 앞에 막아서면서 말했다.
  • “도와주세요. 저 사람들이 저를 모함하려고 해요!”
  • “그렇다고 해도 내가 왜 당신을 도와야 되지?”
  • “당신… 당신 설마, 저 사람들과 한패예요?”
  • 안성하는 화나 미치는 줄 알았다.
  • 그녀는 홧김에 어디에서 나온 용기인지 남자의 목을 끌어당겨 자신의 입술로 그의 입술을 막았다!
  • ‘하, 미인계라니.’
  • “네가 자초한 일이야.”
  • 남자는 바로 주도권을 빼앗았고 긴 다리를 그녀의 다리 사이에 밀어 넣고는 그녀의 얼굴에, 목에 천천히 불을 지폈다.
  • ‘이런 파렴치한! 어디서 비겁하게!’
  • 이때 밖은 다시 조용해졌고 따라서 안전해졌다. 안성하는 혐오하듯 입을 닦고 뒤돌아서 문밖으로 도망치려 했다.
  • 하지만 그녀의 얇은 허리는 이내 남자의 팔에 휘감겼다.
  • “이용만 하고 이렇게 가려고? 응?”
  • “놔요!”
  • “내가 버스인 줄 알아? 오르고 싶으면 오르고, 내리고 싶으면 내리게?”
  • 남자의 목소리는 이발 사이를 비집고 나왔고 맹수처럼 사람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 안성하는 바로 대꾸하려고 했지만, 그의 몸에서 부단히 느껴지는 열기 때문에 멈칫했다. 설마 이 남자가…
  • “당신이 나의 해독제가 되어줘야겠어…”
  • 남자는 그녀의 허리에 감은 손에 힘을 주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옷은 아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