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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쌍둥이가 엄마를 홍보하다

  • 그녀에게 평생 기억될 악몽을 선사한 남자.
  • “엄마, 형아. 저기 봐. 저 빌딩 엄청 높아!”
  • 그들 세 모자는 공항에서 나온 뒤 바로 택시를 탔고, 안소백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차창 밖의 파란 하늘을 짚으며 말했다. 그가 짚은 곳에는 고층 빌딩이 하늘을 찌르듯 높이 솟아 있었고,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눈에 보일 정도였다.
  • “그러게. 크고, 높고, 장관이네.”
  • 안성하는 소백이가 짚은 곳으로 봤고, 전광판에서 동일한 광고가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걸 발견하였다.
  • 광고에는 세련된 차림을 한 여자 연예인이 나오고 있었다.
  • 안성하는 그녀의 얼굴이 망가져서 재가 돼도 알아볼 수 있었다!
  • 그 여자는 다름 아닌 안로아였다!
  • 지난 5년간 안성하는 계모 이미옥과 그의 딸 안로아가 벌을 받고 엄마의 무덤 앞에 무릎 꿇기를 바랐다.
  • 하지만 애석하게도 세상은 불공평했고. 그들은 벌을 받지 않았고, 안로아는 오히려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청순 여신으로 등극하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 ‘청순 여신, 하’
  • 안로아는 학창 시절에 싸움박질에다, 땡땡이는 기본이었고 사생활도 복잡했었다.
  • 그리고 계모 이미옥은 오 년 간 아버지의 침대 맡에서 배운 것도 재주도 없는 아들 안이준더러 안 씨 그룹을 계승하도록 꼬드겼을 게 분명했다.
  • 하지만, 이제 안성하가 다시 돌아왔다.
  • 그녀는 힘만 있으면 그들에게 꼭 대가를 물을 생각이었다.
  • 끼익!
  • 빨간색 페라리 한 대가 서더니 안에서 섹시한 차림의 여자 한 명이 내렸다.
  • 그녀는 사람들의 부러운 눈길을 받으며 요염하게 허리를 흔들며 사장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 다음 주면 그녀는 상업계의 최고봉 위치에 있는 가장 신비한 신분의 남자와 결혼하게 된다.
  • 안로아는 입꼬리를 씩 올렸고 흥분되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문 앞으로 걸어가 세 번 노크를 한 뒤 우아하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 그녀는 요염한 눈길로 창가에 서 있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 그 남자는 거의 190 되는 키에 잘나가는 모델보다도 완벽한 비율의 소유자였고 점잖은 검은 슈트와 검은 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온몸에서 신비함을 내뿜었다.
  • 길게 잘빠진 두 다리는 정장 바지에 감춰져 은근히 사람의 눈길을 끌었고 그에게 차갑고 준엄한 아우라를 더해줘 사방의 공기마저 무겁게 만들었다.
  • 남자의 옆모습은 신의 조각품처럼 완벽했다.
  • 그는 하나님의 은총을 받고 태어난 게 틀림없었다.
  • 남자는 긴 손가락으로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 “무슨 일이야?”
  • “권용 씨, 오늘 저녁 저와 함께 경매장에 가줄 수 있어요?”
  • 안로아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걸 알았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그날 밤의 여인을 그녀로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미안해. 스케줄이 꽉 차 있어.”
  • 권용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영상 회의 전화가 걸려왔다.
  • “그러면… 그러면 방해하지 않을게요.”
  •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안로아는 억지로 웃어 보이며 나갔다.
  • 하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
  • 그녀가 그의 유일한 여자이자 아내가 될 날이!
  • 택시는 서쪽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고 삼십 분 뒤 오피스텔 앞에 세워졌다.
  • “조금 뒤 들어가면 꼭 예의 있게 행동해야 돼. 알았지?”
  • 안성하는 아들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들 얼굴에 입맞춤했다.
  • “알겠어, 엄마!”
  • 안소백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활기찬 모습을 보였고 긴 여정 때문에 피곤한 느낌은 찾아볼 수 없었다.
  • 안태백은 조심스럽게 동생의 손을 잡고 걸었고, 좋은 형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 안성하가 손을 뻗어 벨을 누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
  • “떠날 때 인사도 없더니, 귀국할 때도 그러냐? 안성하, 너 많이 컸다!”
  • 진성은 불만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 그와 안성하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 형제 같은 친구였고 서로를 무척 신임하고 있었기에 그때 당시 안성하가 말도 없이 떠났을 때 그는 엄청나게 화났었다.
  • “양 아빠!”
  • 하지만 두 꼬마가 자신을 양 아빠라고 부르자 진성은 바로 화가 풀렸다.
  • “앉아. 내가 먹을 걸 좀 내올게!”
  • “양 아빠, 혹시 솔로세요?”
  • “그래요. 양 아빠. 그때, 오 년 후에도 서로 솔로면 우리 엄마와 결혼한다고 했잖아요!”
  • “태백, 소백. 얼른 과일 먹어.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 알겠어?”
  • 안성하는 그들의 말을 끊어 벼렸다.
  • 그녀는 속으로 자신이 대체 얼마나 불쌍하기에 아들들이 자신을 홍보해 나서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엄마, 혹시 갱년기예요?”
  • 안소백은 눈을 깜빡거리며 그녀에게 눈빛을 보냈다.
  • 안성하는 그 말에 어이없어 할 말을 잃었다.
  • “…”
  • ‘갱년기라니, 이렇게나 젊고 예쁜데!’
  • “엄마도 괜찮은 사람 만나서 결혼해.”
  • 이때 태백이 옆에서 무뚝뚝하게 한마디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