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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아들은 그녀 혼자만의 소유이다

  • “너희 둘, 엉덩이 맞고 싶어?”
  • 안성하는 아들 둘을 말로 당해내지 못하자 진성을 따라 주방으로 들어갔다.
  • 진성은 익숙하게 칼솜씨를 뽐내다가 고개를 들고 안성하를 요염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 “아들들이 한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네. 우리 둘이 그냥 살림 차리는 게 어때?”
  • “꿈 깨시지? 어디서 아들 둘을 공짜로 가지려고!”
  • 안성하는 진성이 농담하는 걸 알고 있었다.
  • “성하야, 이번에 돌아온 건 무슨 계획이라도 있는 거야?”
  • 역시나 진성은 바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 “지금은 우선 아들 둘을 잘 키워내는 게 목적이야. 다른 건 생각할 틈이 없어.”
  • 그녀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 “아직도 아줌마의 죽음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 진성도 사실 의심은 되지만 안타깝게도 내세울 증거가 없었다.
  • “이 일은 내가 반드시 알아낼 거야!”
  • 안성하는 영원히 엄마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던 장면을 잊을 수 없었다.
  • 엄마가 이중장부를 만들다니? 그렇게 착한 사람이 어떻게!
  • 식사를 마친 뒤 안성하는 자기 아들 둘을 진성한테 맡기고는 밖으로 나갔다.
  • “웬 남자가 엄마를 납치라도 됐으면 좋겠어!”
  • 안소백이 그녀를 문 앞까지 바래다주더니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 “소백, 엄마가 너를 또 실망시킬 것 같구나!”
  • 안성하는 조금 화가 났다.
  • 아들을 키워 놨더니 걱정해 주기는커녕 나쁜 남자한테 납치나 당했으면 좋겠다니!
  • “엄마가 솔로 건 아니건 우리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더러 아빠 없이 살게는 하지 말아 줘.”
  • 이때 태백이 무뚝뚝하게 한마디 내뱉었다.
  • “…”
  • 안성하는 발을 구르며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버렸다.
  •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는 남자가 뭐가 좋다고 애들이 그렇게나 그 사람을 찾아대는 걸까?
  • ‘흥, 하지만 아들들은 나 혼자만의 소유야!’
  • 달빛이 아름다운 저녁.
  • YH 경매장 문 앞에는 외제 차들이 줄 서 있었다.
  • 오늘 경매장에 적지 않은 스타들이 참척했고 기자들까지 더해지자 엄청 북적거렸다.
  • “아!”
  • 갑자기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고 세련된 복장을 한 여자가 삐끗하더니 낯빛이 어두워진 채 고개를 들고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 “너, 이리 와서 내 구두 닦아!”
  • “저요?”
  • 안성하는 자신을 짚으며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를 확인했다. 하지만 뒤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는 의아한 눈빛으로 다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 “저를… 가리키는 거예요?”
  • “그래. 너 말고 누구겠어? 뭐해? 오지 않고.”
  • 그 여자는 안성하를 호텔직원으로 본 거였다.
  • “죄송한데 제가 좀 바빠서요.”
  • 안성하는 바로 고개를 돌리고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려갔다.
  • 십구층!
  • 경매장에는 명품 옷을 빼입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 안성하는 시간을 딱 맞춰 도착했고 바로 자리를 찾아 착석했다.
  • 이때 멀지 않은 곳…
  • “저거, 안성하 아니야?”
  • 한창 자신의 미모에 심취해 셀카를 찍고 있던 안로아는 놀란 눈으로 한 곳을 쳐다보았고 심장이 불안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 안로아는 평생 안성하를 다시 보고 싶지 않아 했고 그녀가 밖에서 죽기라도 바랐었다.
  • 하지만 분명 그녀가 맞았다!
  • 안성하가 돌아온 거였다!
  • 안성하는 오늘 조용히 있다가 경매품 하나만 낙찰받아 갈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녀의 어머니의 유품이기 때문이었다.
  •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주위를 빙 둘러봤는데 놀랍게도 이곳의 직원들도 그녀보다 더욱 정식으로 옷을 차려입고 있었다.
  • 이러니 오히려 그녀가 유일한 이방인으로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 “경매에 참석하신 귀빈 여러분, 지금부터 첫 번째 경매품을…”
  • “제 손에 든 것은 반만 갈라본 옥석입니다. 나머지 반쪽이 임페리얼 제이드가 맞는지는 아직 누구도 모릅니다. 때문에 모두 신중하게 응찰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천만 원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천이백만 원!”
  • “천사백만 원!”
  • 만약 이 옥석이 임페리얼 제이드가 맞다면 그 가격은 어마어마하기에 사람들은 옥석을 차지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호가했다.
  • “천사백 공일 만 원!”
  • 안성하도 참지 못하고 번호표를 들었다.
  • 그녀의 어머니는 한때 잘나가는 여장부였다. 어릴 적 자신의 어머니 곁에 따라다니면서 봐왔던 옥석이 적지 않았기에 한번 배팅을 해보려고 했다.
  • “이천만 원!”
  • 안로아는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눈썹을 치켜들며 의기양양해서 안성하를 바라보았다.
  • 안성하는 그것을 보고는 입꼬리를 올리며 담담하게 웃었다.
  • 아로아는 역시나 예전부터 그녀의 물건을 빼앗기를 좋아했다…
  • 어릴 때는 그녀의 치마를 빼앗아 불태우고!
  • 커서는 남자를 빼앗아 차버리고!
  • 그녀의 물건이라면 안로아는 모두 빼앗은 뒤 버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