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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아들과 꼭 닮은 남자

  • ‘안로아, 그렇게 빼앗는 걸 좋아해? 그러면 이번에도 한번 끝까지 빼앗아 봐!’
  • 안성하의 눈에는 교활함이 언뜻 스쳐 지나갔다.
  • “이천일만 원!”
  • “사천만 원!”
  • “사천일만 원!”
  • 그녀는 고의로 안로아가 부른 가격에 만 원씩만 더 보탰고 어디 한번 계속 물어보라는 식이었다.
  • “일억!”
  • 안로아는 부르고 난 뒤 바로 후회했다.
  • 안 씨 그룹은 옥석 사업을 하는 건 맞지만 이 옥석이 만약 임페리얼 제이드가 아니면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것과 마찬가지였고 안 씨 그룹의 체면까지 깎게 된다!
  • “로아야, 이 옥석이 비취일 가능성은 있다지만 이렇게 작고 희귀종도 아닌데 일억은 너무 부른 거 아니야?”
  • 안로아의 매니저인 은경이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 “아니. 별거 아니에요. 내가 가지려는 걸 안성하한테 빼앗길 수는 없어요.”
  • 안로아는 일 초간 멈췄다가 은경을 향해 눈썹을 치켜들며 말했다.
  • “이것 봐요. 내가 일억 부르니까 바로 꼬리 내리는 거 봤죠?”
  • “그러게, 확실히 내가 복잡하게 생각한 것 같네…”
  • 은경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일억, 최본가입니다! 세 번 호가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일억! 일억!”
  • 이때 안성하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말했다.
  • “일억일만 원!”
  • 그 소리에 온 경매장은 고요해졌다.
  • “안성하, 내가 지금 어떤 신분이고 네가 어떤 신분인지 모르는 건 아니지? 어디서 나와 경쟁을 하려고 들어?”
  • 안로아는 현재 잘나가는 배우이고 뒤에 권 씨 그룹이 바쳐주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녀의 체면을 봐줘야 했다.
  • “언니, 배우가 됐다고 이렇게 사람을 무시하는 거예요?”
  • 안성하는 손톱을 물며 불쌍한 표정으로 안로아를 바라봤고, 그녀가 배우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 “대박. 저 여자가 안 씨 그룹 정실부인의 딸 안성하 아니야!”
  • “혹시 알아? 안로아는 그저 안 씨 그룹의 의붓딸이야…”
  • “정말, 안 배우님이 사적으로 이런 사람일 줄이야!”
  • 사람들은 약자를 동정하게 돼 있다.
  • “쳇. 스타라고 뭐 대단한 것도 아니었네요. 언니, 설마 일억짜리 돌멩이 하나도 사지 못해요?”
  • 안성하는 안로아를 고의로 자극했다.
  • “로아야, 저 여자가 너를 자극하는 거야.”
  • 은경은 걱정되는 말투로 일깨워줬다.
  • “쟤가 그런 머리는 없을걸요!”
  • 안로아는 이 상황이 우스웠다. 그녀는 안성하가 충동적인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 “이억!”
  • 그리고는 씩 웃으며 본가의 가격을 불렀다.
  • “역시 언니는 시원시원하다니까! 옥석 얻은 걸 축하해요! 그런데 어쩌죠? 비취가 아니라서.”
  • 안성하는 활짝 웃으면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박수를 쳤다.
  • 그제야 안로아는 눈빛이 번쩍거리더니 안성하가 고의로 가격을 높게 끌어올린 거라는 걸 알아차렸다.
  • ‘하지만 안성하가 어떻게 이 옥석이 비취가 아니라는 걸 알지?’
  • 그녀의 눈에 안성하는 예전부터 바보여서 다른 사람한테 당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이번엔 생각밖으로 머리를 조금 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안로아는 표정이 싹 변하더니 안성하 앞으로 걸어갔다.
  • “나와. 할 말 있어.”
  • “오 분 줄게.”
  • 안성하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 안로아는 복도로 나온 뒤, 불쾌한 눈빛으로 안성하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 “안성하, 밖에서 먹고 살기 힘드니깐 이제 집 재산을 노리겠다는 거야?”
  • “그건 우리 엄마가 차린 회사야. 처음부터 내 거야!”
  • 그녀는 당연히 경쟁해야 했고 자신의 엄마를 죽게 한 사람들에게 줄 수는 없었다.
  • “안성하, 너 정말 웃기네…”
  • 안로아가 안성하를 모욕하려고 하던 찰나 누군가가 권용을 부르는 소리에 눈에서 번쩍 빛이 났다.
  • ‘그가 왔나?’
  • “안성하, 솔직히 말해줄게. 아빠와 우리 엄마는 오래전부터 같이 있었어. 너의 엄마야말로 첩이야!”
  • 안로아는 갑자기 안성하 앞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음흉한 표정으로 말했다.
  • “너의 엄마는 천것이야. 너도 마찬가지고!”
  • “닥쳐!”
  • “네 엄마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 십구층에서 누군가가 밀어서 떨어져 죽었어. 내가 보기엔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했을 거야! 하하하!”
  • “짝!”
  • 엄마 죽음의 진상을 알게 된 안성하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손은 뇌의 공제를 받지 않고 안로아의 얼굴을 사정없이 갈기고 싶었다!
  • “훗, 네가 왜 G대에 합격하지 못한 줄 알아? 그건 내가 너 몰래 네 지망을 고쳤거든, 그리고 합격 통지서도 깨끗이 태워버렸어!”
  • “안로아! 네가 뭔데 내 인생을 망가트려!”
  • 안성하는 분노에 눈이 충혈된 채 안로아의 위에 올라타 그녀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미친 듯이 때리고 욕했다.
  • 그런데 이때, 그녀의 팔목은 힘 있는 손에 잡혔다.
  • “놔!”
  • 안성하가 분노에 겨워 뒤를 돌아본 순간, 익숙하면서도 낯선 얼굴과 마주하게 됐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 이 얼굴은… 그녀의 아들 얼굴을 크게 확대해 놓은 것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