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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오빠들이 용서를 빌며 오열한다

회귀 후, 오빠들이 용서를 빌며 오열한다

Zoe Bear

Last update: 1970-01-01

제1화 죽은 뒤, 그가 나를 데리러 왔다

  • 한여름의 열기가 대지를 달구던 날, H시 서씨 가문의 대저택 후원 깊숙한 곳에는 외딴 창고 하나가 방치되어 있었다. 그늘 아래 앉아 빈둥거리던 하인 두 명이 코를 킁킁거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 "야, 이 고약한 냄새는 대체 뭐야?" "창고 안에 처박힌 그 계집애 말하는 거지? 이 더위에 죽어서 벌써 썩어 문드러진 거 아니야? 구더기라도 생기면 또 우리가 치워야 할 텐데, 차라리 빨리 죽어버리는 게 도와주는 거지."
  • 하인 중 한 명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 "재벌가 딸 자리 하나 꿰찼다고 그렇게 쉽게 죽겠냐? 돈이 얼만데." "그러게 말이야. 여섯이나 되는 도련님들에 회장 부부한테까지 온종일 붙어서 아부를 떨더니, 결국 서씨 가문 돈 노리는 거였지 뭐."
  • 단 한 겹의 벽 너머, 악취가 배어든 낡은 침대 위에서 서연은 갈라져 피가 맺힌 입술로 조용히 비웃음을 흘렸다. 돈 때문이라고? 서연이 먹고살 능력이 없어서, 혹은 그 알량한 돈 때문에 이런 처참한 꼴을 견딘 줄 아는가. 그저 멍청했을 뿐이었다. '가족'이라는 말 한마디에 목을 매 모든 걸 바친 대가는 다리 골절과 감금, 영구적인 양손 장애, 그리고 오른쪽 신장 강제 적출이라는 비참한 결말이었다.
  • 끼익—
  • 낡은 문이 비명을 지르며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서재우였다. 서연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보게 될 남자이자, 서연을 이 지옥으로 밀어 넣은 장본인이었다. 서재우는 서연의 증오 서린 시선과 마주치자, 마치 역겨운 쓰레기라도 본 듯 미간을 좁혔다.
  • "린은아, 여기 공기 더러우니까 너는 밖에서 기다려."
  • 서재우가 뒤를 돌아보며 다정하게 속삭이자, 서린은이 그의 팔에 살포시 매달리며 가련하게 대답했다.
  • "오빠아, 연 언니가 어제 다섯째 오빠 살리려고 신장 기증했잖아. 동생으로서 감사 인사라도 하고 싶어서 그래. 들어가면 안 돼?" "감사는 무슨."
  • 서재우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 "저 애가 다섯째가 먹던 약에 손만 안 댔어도 병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어. 신장 하나 내놓는 건 당연한 속죄지. 감옥에 안 처넣은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할 판이라고."
  • 그 뻔뻔한 말에 서연의 입에서 메마른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 "감옥에 안 보낸 건, 내가 아직 이용할 가치가 있어서겠지."
  • 서연의 눈빛이 칼날처럼 날카롭게 번뜩였다.
  • "그래서 오늘은 뭐야? 내 각막? 아니면 심장?"
  • 어제였다. 서씨 가문 사람들이 '면회'라는 가증스러운 명분으로 찾아와, '기증'이라는 이름 하에 서연의 신장 하나를 강제로 빼앗아 간 것이. 서재우는 질색하며 혀를 찼다.
  • "누가 네 더러운 장기를 탐낸대? 말하는 것 좀 봐, 역겨워 죽겠네."
  • 서재우는 들고 있던 한약 그릇을 침대 옆 탁자에 거칠게 내려놓았다.
  • "부모님이 네 혼사를 정하셨다. 오늘 신랑 될 사람이 데리러 올 거니까 이거나 마셔 둬. 맨날 죽어가는 사람 꼴로 서씨 집안 망신시키지 말고.“
  • “시집을 간다고? 이런 몸을 누가 데려가겠어?”
  • 서연은 허탈하게 웃었다.
  • 이렇게 망가진 몸은 자신이 보기에도 한심할 정도였다.
  • 그런데 대체 누가 이런 자신과 결혼하겠다는 걸까?
  • ‘설마…… 날 팔아넘기는 건 아니겠지?’
  • 그때 옆에 있던 서린은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 서연을 데려가기로 한 '그 남자'를 떠올리자 질투와 분노가 치밀어 올랐기 때문이다.
  • ‘서연 같은 게 대체 뭐가 잘났다고 그 남자의 선택을 받은 거야?’
  • 절대로 그 남자가 서연을 데려가게 둘 수 없었다.
  • 그 남자는 오직 자신의 것이어야 했다.
  • ‘시간이 없어.’
  • 서린은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 ‘서연은 반드시 죽어야 해.’
  • "오빠, 약 식기 전에 언니 얼른 먹여야지. 내가 직접 먹여줄게."
  • 서린은은 상냥하게 웃으며 숟가락을 서연의 입으로 가져갔다.
  • 서연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입안에 들어온 보약을 그대로 뱉어냈다.
  • “꺄악!”
  • 서린은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펄쩍 물러났다. 마치 뜨거운 국물이라도 뒤집어쓴 것처럼 얼굴을 찡그렸다.
  • "이 미친년이!! 린은이가 선의로 도와주는데 이게 무슨 짓이야!"
  • 서린은이 다쳤을까 봐 이성을 잃은 서재우가 포효했다. 서린은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그의 팔을 붙잡으며 연기를 이어갔다.
  • "오빠, 괜찮아…… 언니가 내가 싫어서 그런 걸 거야. 오빠가 대신 먹여줘.”
  • 곧 신랑이 도착할 터였다. 서연의 이런 처참한 꼴을 그대로 보여줄 수는 없었기에, 서재우는 약 그릇을 들고 서연의 턱을 억지로 벌렸다.
  • "억— 으—!!"
  • 서연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 하지만 온몸이 망가진 데다 두 다리까지 부러진 그녀에게는 저항할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 보약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 달콤해야 할 약이 목구멍을 지나 위장으로 내려가자마자, 속이 불에 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 '독이다.'
  • 역시 그랬다. 서씨 가문이 자신을 고이 살려 보낼 리가 없었다. 입가로 시커먼 핏물이 왈칵 쏟아졌다. 서연은 고통 속에 두 눈을 부릅뜬 채, 단 몇 초 만에 숨을 거두었다.
  • 서재우는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 굳어버렸다.
  • “오빠…… 언니 왜 저래?”
  • 서린은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가늘게 떨리는 두 손으로 서재우의 팔을 꼭 붙잡았다.
  • 그제야 서재우도 정신을 차렸다.
  • 눈을 뜬 채 싸늘하게 식어버린 서연을 바라보던 그의 시선이 천천히 손에 들린 약그릇으로 향했다.
  • ‘독을 넣은 사람이…… 누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