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열기가 대지를 달구던 날, H시 서씨 가문의 대저택 후원 깊숙한 곳에는 외딴 창고 하나가 방치되어 있었다. 그늘 아래 앉아 빈둥거리던 하인 두 명이 코를 킁킁거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야, 이 고약한 냄새는 대체 뭐야?" "창고 안에 처박힌 그 계집애 말하는 거지? 이 더위에 죽어서 벌써 썩어 문드러진 거 아니야? 구더기라도 생기면 또 우리가 치워야 할 텐데, 차라리 빨리 죽어버리는 게 도와주는 거지."
하인 중 한 명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재벌가 딸 자리 하나 꿰찼다고 그렇게 쉽게 죽겠냐? 돈이 얼만데." "그러게 말이야. 여섯이나 되는 도련님들에 회장 부부한테까지 온종일 붙어서 아부를 떨더니, 결국 서씨 가문 돈 노리는 거였지 뭐."
단 한 겹의 벽 너머, 악취가 배어든 낡은 침대 위에서 서연은 갈라져 피가 맺힌 입술로 조용히 비웃음을 흘렸다. 돈 때문이라고? 서연이 먹고살 능력이 없어서, 혹은 그 알량한 돈 때문에 이런 처참한 꼴을 견딘 줄 아는가. 그저 멍청했을 뿐이었다. '가족'이라는 말 한마디에 목을 매 모든 걸 바친 대가는 다리 골절과 감금, 영구적인 양손 장애, 그리고 오른쪽 신장 강제 적출이라는 비참한 결말이었다.
끼익—
낡은 문이 비명을 지르며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서재우였다. 서연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보게 될 남자이자, 서연을 이 지옥으로 밀어 넣은 장본인이었다. 서재우는 서연의 증오 서린 시선과 마주치자, 마치 역겨운 쓰레기라도 본 듯 미간을 좁혔다.
"서린아, 여기 공기 더러우니까 너는 밖에서 기다려."
서재우가 뒤를 돌아보며 다정하게 속삭이자, 서린이 그의 팔에 살포시 매달리며 가련하게 대답했다.
"오빠아, 연 언니가 어제 다섯째 오빠 살리려고 신장 기증했잖아. 동생으로서 감사 인사라도 하고 싶어서 그래. 들어가면 안 돼?" "감사는 무슨."
서재우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저 애가 다섯째가 먹던 약에 손만 안 댔어도 병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어. 신장 하나 내놓는 건 당연한 속죄지. 감옥에 안 처넣은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할 판이라고."
그 뻔뻔한 말에 서연의 입에서 메마른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감옥에 안 보낸 건, 내가 아직 뽑아낼 게 남아서겠지."
서연의 눈빛이 칼날처럼 날카롭게 번뜩였다.
"그래서 오늘은 뭐야? 내 각각을 떼러 왔어? 아니면 심장이라도 필요해?"
어제였다. 서씨 가문 사람들이 '면회'라는 가증스러운 명분으로 찾아와, '기증'이라는 이름 하에 서연의 신장 하나를 강제로 빼앗아 간 것이. 서재우는 질색하며 혀를 찼다.
"누가 네 더러운 장기를 탐낸대? 말하는 것 좀 봐, 역겨워 죽겠네."
서재우는 들고 있던 한약 그릇을 침대 옆 탁자에 거칠게 내려놓았다.
"부모님이 네 혼사를 정하셨다. 오늘 신랑 될 사람이 데리러 올 거니까 이 보약이나 마셔 둬. 시집가는 주제에 이런 반송장 꼴로 서가 망신시키지 말고." "……시집?"
서연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이런 해골 같은 몸을 대체 누가 데려간단 말인가. 그 순간 서린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서연을 데려가기로 한 '그 남자'를 떠올리자 질투가 번개처럼 치밀어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쓰레기 같은 게 감히 그 남자의 눈에 들었다고? 절대 안 돼. 그 남자는 내 것이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