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국 남자는 고통에 신음하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두려움이 속에서 몰려왔지만, 여전히 이를 악물고 거칠게 대답했다.
“소 씨 가문, 알겠지? 우린 소 씨 도련님의 사람이다. 네가 우리를 건드렸으니, 그분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소 씨 가문? 들어본 적 없군.”
이휘도는 무릎을 굽혀 칼자국 남자의 얼굴 가까이에 다가가더니,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거칠게 후려쳤다.
“내가 방금 또 널 때렸는데, 그래서 뭐 어쩔 건데?”
“이 개자식! 넌 분명 후회하게 될 거다!”
칼자국 남자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동해시에서 오랫동안 깡패로 살아오며, 자신을 때릴 수 있는 사람은 소 도련님뿐이라고 생각해왔다. 다른 자들은 감히 그에게 손을 대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어디서 굴러먹다 온지도 모를 놈에게 얻어맞고 있었다. 이런 치욕이 있을까?
“후회한다고?”
“팍—”
이휘도는 대답도 없이 다시 손바닥을 날렸다.
칼자국 남자는 피가 섞인 침을 뱉더니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눈은 여전히 독기를 품고 이휘도를 노려보고 있었다.
“왜? 아까는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더 해보라고?”
이휘도는 그의 뺨을 다시 한 번 세차게 때렸다.
이제 칼자국 남자는 피조차 뱉지 못했고, 독기 가득했던 눈빛마저 사라져 조금 위축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그는 이제 확신했다. 이 녀석은 미쳤다. 자신이 소 도련님의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때리다니, 제정신일 리 없었다.
“말해. 내가 너를 이렇게 때린 지금, 도대체 얼마나 큰일이 난 건데?”
이휘도는 또 한 번 그의 얼굴을 내리쳤다.
칼자국 남자의 양쪽 뺨은 이미 부어오르고 있었다. 그는 분한 마음에 이를 악물었지만, 더 이상 함부로 입을 뗄 수 없었다. 마침내 억울함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오늘은 우리가 졌다. 원하는 게 뭐지?”
“간단해.”
이휘도는 손가락을 튕기며 미소를 지었다.
“너희 전부, 스스로 뺨 열 대씩 때리고, 저 여자들에게 사과해. 정신적 피해 보상도 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오늘 이 자리에서 살아서 나갈 생각은 접어라.”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말에 칼자국 남자와 그의 일행의 얼굴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스스로 뺨을 열 대씩 때리고, 여자들에게 사과까지 하라고? 그런 소문이 퍼지면 동해시에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는가?
“말도 안 돼! 너무 지나치잖아!”
칼자국 남자는 분노에 찬 얼굴로 소리쳤다.
“따르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부숴버릴 수도 있다는 걸 아직도 모르겠나?”
이휘도는 그의 목을 움켜쥐고 들어 올렸다.
이휘도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는 칼자국 남자의 온몸을 압도하고 있었다.
칼자국 남자는 마침내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이휘도의 살기 어린 눈빛은 그의 몸을 얼어붙게 했고, 상대가 실제로 말한 대로 행동할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그는 즉시 마음을 바꾸었다. 여기서 더 강하게 나가봤자 자신만 더 다칠 것이 뻔했다.
오늘은 일단 참고 넘어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후 기회를 엿보아 복수할 계획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이 자식뿐만 아니라 임 씨 모녀도 결코 쉽게 놓아주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좋아, 네 말대로 하겠다.”
칼자국 남자는 마침내 굴복한 듯 대답했다.
이휘도는 그제야 그의 목을 풀어주었다.
이내 칼자국 남자와 그의 일당은 서로 눈치를 보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스스로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열 대의 뺨을 맞고 나니, 그들의 얼굴은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
“아줌마, 죄송합니다. 임유비 씨, 죄송합니다…”
칼자국 남자는 고개를 깊이 숙이며 사과한 뒤, 몇십만 원을 꺼내 유은정에게 건넸다. 정신적 피해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유은정은 잠시 망설이며 돈을 바라보았다. 평소 자신들을 괴롭히던 그들이 이렇게 사과하는 것이 통쾌하면서도, 그 돈을 받으면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칼자국 남자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거의 애원하듯 말했다.
“아줌마, 제발 받아주세요. 제 잘못입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이 소인배는 용서해주십시오.”
유은정은 잠시 주저했다. 그때 이휘도를 힐끔 바라보니, 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미소에는 묘한 안정감이 담겨 있었고, 그 모습을 본 유은정은 마음속 두려움이 서서히 사라져갔다.
결국 유은정은 돈을 받아들었다.
“형님, 이제 우리가 가도 되겠습니까?”
칼자국 남자는 이휘도를 향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꺼져. 다음에 또 걸리면 그땐 손만 부러지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다.”
이휘도는 손을 휘저으며 파리라도 쫓는 듯한 태도로 답했다.
“예, 예—”
칼자국 남자는 허리를 굽힌 채 황급히 대답하며 물러났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여전히 깊은 원한이 남아 있었다.
이휘도는 그 눈빛을 놓치지 않았다. 이 자식이 이대로 물러설 리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분명 다시 돌아와 복수를 꿈꿀 것이다.
순간 이휘도의 머릿속에 스친 첫 번째 생각은 이들을 지금 당장 끝내버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꿨다. 이들을 없애봤자 이들의 배후는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고, 진짜 문제는 그 배후의 사람이었다. 차라리 이들을 보내고, 그 배후를 끌어내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결심한 이휘도는 더 이상 그들을 막지 않고 보내주었다.
칼자국 남자와 그의 일당이 자리를 떠나자, 이를 지켜보던 구경꾼들도 흥미를 잃고 하나둘씩 흩어지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이 떠난 뒤, 이휘도는 임유비 모녀 앞에 다가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여기 방을 빌리러 왔습니다!”
임유비와 유은정은 여전히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렇게 큰 문제가 이렇게 간단히 해결되다니, 믿기 어려웠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