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얼마나 큰일인데?
- “너 정말 뻔뻔하군.”
- 임유비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분노에 차 말했다.
- “원래 계약은 이런 내용이 아니었어. 이건 너희가 조작한 거잖아.”
- “조작이라고?”
- 칼자국 남자는 억울하다는 듯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었다.
- “한번 잘 봐봐. 여기 네 자필 서명도 있고, 지문도 찍혀 있잖아. 누가 이걸 가짜라고 하겠어?”
- “어쨌든, 난 이미 빚을 다 갚았어. 더는 날 찾아오지 마.”
- 임유비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 “그건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지. 돈이 없다고? 괜찮아, 네 얼굴도 제법 봐줄 만하니 우리 쪽에서 몇 달만 일하면 돼. 그럼 빚을 대신 갚을 수 있을 거야.”
- 칼자국 남자는 비웃듯 손을 휘저으며 차갑게 말했다.
- “가서 저 여자를 잡아.”
- 그가 명령하자, 건달 몇 명이 임유비를 둘러싸고 천천히 다가왔다.
-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 광경을 지켜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 1억 6천만 원의 빚을 몇 달의 노동으로 갚을 수 있을 리 없었다.
- 임유비가 그들에게 끌려간다면, 그녀의 명예는 분명히 짓밟힐 것이었다.
- 귀족 자제들에게 조롱당하거나, 음란물을 찍고 팔려 나가는 등의 일을 당할 수도 있었다.
- 바로 그때, 한 중년 여자가 집에서 허겁지겁 뛰어나와 임유비 앞을 막아섰다.
- 소박한 옷차림에도 관리가 잘 되어, 젊었을 때의 아름다움이 여전히 남아 있는 그녀는 바로 임유비의 어머니, 유은정이었다.
- “칼자국 오빠, 유비가 철이 없어서 그래요. 부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우리가 빚은 반드시 갚겠습니다.”
- 유은정은 무서운 남자들을 보자마자, 급히 임유비를 뒤로 끌어당겼다.
- “제발 조금만 시간을 더 주세요.”
- 그러면서 그녀는 주머니에서 몇십만 원을 꺼내 조심스럽게 내밀며 말했다.
- “이건 작은 성의예요. 칼자국 오빠와 오빠들께 차라도 한 잔 대접해 드릴게요.”
- “엄마…”
- 임유비는 놀람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으로 어머니를 바라봤다. 어머니가 이들에게 이렇게 비굴하게 굴어야 한다는 사실이 그녀를 더욱 분노하게 했다.
- “팍!”
- 갑자기, 칼자국 남자가 유은정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세차게 내리쳤다.
- “칼자국 오빠, 왜 이러세요…”
- 유은정은 충격을 받은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자신을 때릴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 “팍!”
- 칼자국 남자는 다시 한 번 그녀의 얼굴을 후려쳤다.
- “차 한 잔? 고작 몇십만 원으로 거지를 따돌리려는 거냐?”
- “꺼져, 이년아.”
- 그는 차갑게 웃으며 다시 손을 들어 유은정의 뺨을 한 번 더 때리려 했다.
- 그 순간, 임유비가 재빨리 어머니 앞으로 나섰다.
- 칼자국 남자가 임유비의 얼굴을 향해 손을 휘두르려는 순간—
- 슉!
- 군중 사이에서 누군가가 번개처럼 튀어나왔다. 사람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치채기도 전에, 칼자국 남자는 목이 조여오는 느낌을 받았다.
- 그곳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 얼음처럼 차가운 기운을 내뿜는 남자. 그는 바로 이휘도였다.
- 이휘도는 당당하고 곧은 체구를 지닌 채, 칼자국 남자의 목을 마치 병아리를 쥔 듯 한 손으로 꽉 움켜쥐고 있었다.
- “너…”
- 칼자국 남자는 놀람과 분노가 뒤섞인 채 간신히 한 글자만 뱉었지만, 그마저도 끝맺지 못했다.
- 이휘도가 그의 목을 움켜쥐고는 그대로 땅바닥에 내리쳤기 때문이다.
- 쿵!
- 둔탁한 충격음이 울려 퍼지자, 주변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칼자국 남자의 머리가 바닥에 세차게 부딪치며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 이휘도는 그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틈을 타, 한 발을 높이 들어올리더니 그의 팔을 향해 그대로 내려찍었다.
- “크악!”
-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임유비의 얼굴을 향해 휘두르려 했던 그 손은, 이휘도의 발에 짓밟혀 산산이 부서졌다.
- “크아악—!”
- 칼자국 남자는 마치 돼지가 잡히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
- 그제야 한 건달이 정신을 차렸다.
- 자신들의 우두머리인 칼자국 남자의 팔이 부러지는 것을 보고 그는 분노에 찬 얼굴로 이휘도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휘도는 여전히 차분한 표정이었다.
- 그는 팔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그 건달은 비명을 지르며 몇 미터나 날아갔다.
- 바닥에 처박힌 그는 일어날 기력조차 없이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의 얼굴엔 두려움이 가득했다.
- 다른 건달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주춤거렸다. 그러다 한 명이 외쳤다.
- “이 녀석, 무술을 배웠어! 다 같이 덤벼!”
- 슉슉.
- 몇 명의 건달들이 동시에 몽둥이를 휘두르며 이휘도를 향해 돌진했다. 그들은 이휘도의 머리를 향해 맹렬히 내리쳤다.
- “조심해…”
- 그 장면을 본 임유비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 하지만 이휘도의 표정은 여전히 침착했다. 그는 차분하게 몸을 움직였다.
- 쿵! 쿵! 쿵!
- 둔탁한 소리와 함께, 건달들은 이휘도의 손에 하나둘씩 날아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들은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괴로운 신음을 내뱉었다.
- 순식간에 벌어진 이 광경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말을 잃었다.
- 사람들은 이휘도를 바라보며 마치 괴물이라도 본 듯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나도 압도적인 장면이었다. 영화 속 액션 장면처럼, 혼란 속에서 홀로 다수의 적을 쓰러뜨릴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 임유비 역시 깜짝 놀란 얼굴로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 그녀는 그 남자를 처음 본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완전히 낯선 사람이었다.
- 그렇다면, 이 남자는 왜 자신을 도와준 걸까?
- “이봐, 너…”
- 그제야 칼자국 남자가 정신을 차리고, 이를 악물며 이휘도를 노려보았다. 이 남자가 자신들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 “우리가 누군지 알고 이런 짓을 한 거야? 감히 우리를 건드려? 너 진짜 큰일 났어. 정말 큰일 났다고!”
- 이휘도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 “그래? 얼마나 큰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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