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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염우영, 제발 죽지 마!

  • 염우영의 뒷모습을 보니 조효성은 몸에서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 사실 프로젝트의 진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쫓아내는 일은 운건 법무팀의 일원인 그의 임무이다!
  • 지금 염우영은 목숨을 걸고 일을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가 어찌 모른 척할 수 있겠는가?
  • “젠장, 죽으면 죽었지 뭐! 오늘 밤 나도 한몫하는 거야!”
  • 조효성은 괜히 염우영한테 자극을 받고 이를 악물고 그를 따라나섰다.
  • 고개를 돌려 조효성을 본 염우영은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 최전방에 있을 때 그에게는 죽고 못 사는 형제들이 많았다. 하지만 운성으로 돌아온 후 임범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 밤 기꺼이 그와 함께 싸워줄 사람이 있을 줄이야!
  • 더 이상 경비원들에게 쫓겨나지 않기 위해 염우영은 아예 룸으로 들어갔다.
  • “노래하고 있어요, 난 밖을 좀 돌아보고 올게요!”
  • 산부인과 의사인 염우영은 여자한테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는 곧장 복도를 나와 조용히 걸어 다니며 류연화를 찾아다녔다.
  •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는 곧 메이크업을 마친 류연화를 발견했고, 보아하니 웅 씨 어르신한테로 갈 모양이었다!
  • 마침 그의 뒤를 따라온 조효성은 류연화의 뒤를 따라 웅 씨 어르신의 룸으로 가려는 염우영을 보고는 놀라서 얼른 그를 잡아당겼다!
  • “잘 생각해 봐요! 이건 마지막 기회예요! 안에 사람들 꽉 차 있는 거 못 봤어요?”
  • 조효성은 작은 목소리로 설득했다.
  • 그러나 염우영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 조효성은 웅 씨 어르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염우영이 모르는 줄 알고 얼른 그에게 웅 씨 어르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 “웅 씨 어르신은 독한 사람이에요. 그 사람 손에 죽은 사람만 해도 몇 명인 데요!”
  • “게다가 데리고 다니는 보디가드들이 있는데 하나같이 얼마나 싸움을 잘하고 흉악한데요!”
  • “우영 씨가 룸에 들어가서 웅 씨 어르신한테 프로젝트 부지에서 나가라고 한다면 웅 씨 어르신은 우영 씨를 죽일지도 몰라요!!”
  • 이렇게 말하면 염우영이 겁을 먹을 줄 알았으나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 “오늘 저 사람들을 쫓아내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지연될 수밖에 없어요!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어요!”
  • 대체 왜?
  • 조효성은 아예 이해할 수 없었다!
  • 이 남자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뿐이지 않는가, 설마 스스로를 천강 그룹 대표라고 생각하는 건가?
  • 진짜 대표도 이 정도로 급해하지는 않을 텐데, 그는 왜 굳이 목숨까지 걸고 싸운단 말인가?
  • 두 사람이 밖에서 꾸물거리는 사이, 룸 안에서 갑자기 꽈당하는 소리가 들렸다!
  • 무슨 일이 생긴 거지?
  • 조효성과 염우영은 바로 귀를 쫑긋 세웠다.
  • 룸은 방음이 잘 되어있지 않아 그들의 대화 내용은 고스란히 두 사람의 귓가에 들렸다.
  • “내 앞에서 순진한 척하지 마! 다른 사람들은 널 여신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내 앞에서 넌 아무것도 아니야!”
  • “옷을 벗고 웅 씨 어르신의 시중을 들지 않는다면 난 지금 바로 널 망가뜨릴 거야!”
  • 그 말을 들은 조효성은 더욱 겁을 먹었다!
  • 염우영은 하필이면 이런 타이밍에 문을 박차고 룸으로 뛰어들었다.
  • 무슨 상황이지?
  • 안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멍해졌다!
  • 조효성은 넋이 나갔고 두 다리는 그 자리에 고정된 듯 부들부들 떨렸다!
  • “이 놈 자식, 너 누구야?”
  • 뒤늦게 반응을 한 십여 명의 사내들은 우르르 일어섰다.
  • 그들은 염우영을 험악하게 노려보았고 당장이라도 공격을 해 올 것 같았다!
  • 웅 씨 어르신을 따라 이 바닥에서 구르면서 클럽을 누비고 다녔지만 감히 그들의 방 문을 발로 차고 들어오는 사람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 그것도 혼자서!
  • 죽고 싶어 환장했나?
  • 염우영은 룸을 한 번 훑어보았고 안에는 술접대를 하는 여자가 열대 명이나 있었다.
  • 류연화를 제외한 나머지 여자들은 거의 팬티 한 장 달랑 걸치고 있었고, 류연화와 웅 씨 어르신의 다툼으로 인해 다들 한쪽에 숨어 입도 끔벅 못하고 있었다.
  • 류연화는 이 남자들과 옷을 벗고 놀기를 거부했는지 옷에는 와인이 흠뻑 젖어 있었다!
  • 와인은 그녀의 은색 미니 스커트를 적시고 하얀 허벅지를 따라 뚝뚝 떨어졌고 그 모습은 특히 유혹적이었다!
  • 염우영이 쳐들어오자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도 참지 못하고 염우영을 몇 번 훑어보았다!
  • 그녀는 그제야 그가 방금 전 웅 씨 어르신의 수하를 자칭했던 남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 보아하니 그는 웅 씨 어르신의 수하가 아닌 모양이다!
  • “난 웅 씨 어르신을 찾으러 왔다.”
  •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였어도 염우영은 여전히 덤덤하게 웅 씨 어르신을 쳐다보며 말했다.
  • “내 이름은 염우영이고 천강 그룹의 대표입니다!”
  • “오늘은 웅 씨 어르신에게 통보를 드리려고 특별히 찾아왔어요. 어르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프로젝트 부지에서 나가주세요. 당신들은 지금 불법으로 부지를 사용하고 있어요!”
  • 염우영의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두 귀를 의심했다.
  • 요즘 아르바이트생들은 이렇게 목숨을 바쳐서 일한단 말인가?
  • 혼자 클럽에 쳐들어와 지하 세계의 보스와 대적하는 이유가 단지 맡은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서라니??
  • 술접대 아가씨를 포함한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멍하니 염우영을 쳐다봤다!
  • 조효성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차마 고개를 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 유독 류연화만이 자기도 모르게 염우영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녀는 왠지 그가 바보 같지 않았고 어쩌면 만만한 상대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 지력과 담력은 물론 매력도 넘쳤다!
  • “처리해!”
  • 웅 씨 어르신이 차갑게 명령을 내렸다.
  • 재미를 즐기고 있던 그는 염우영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저 쉽게 처리해 버리면 그만이다!
  • “병신! 죽어!”
  • 두 수하는 즉시 맥주병을 들고 염우영의 머리를 향해 세게 내리쳤다.
  • 조효성은 이미 눈을 가렸고 그 광경을 쳐다볼 용기가 전혀 나지 않았다.
  • 콰직!
  • 맥주병이 깨지는 소리가 어김없이 들려왔다.
  • 조효성이 손가락을 천천히 벌려 그 사이로 눈앞의 광경을 봤을 때에야 그는 비로소 다른 사람들처럼 어안이 벙벙해졌다!
  • 염우영은 주먹으로 술병을 깨뜨렸고 심지어 두 사람을 그냥 날려버렸다!
  • 그의 주먹에는 비록 핏자국이 있었지만, 눈빛은 더할 나위 없이 이글거리고 단호했으며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 ‘멋있어!’
  • 류연화는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도 감탄했다.
  • 곧 또 두 명의 수하가 깨진 유리 조각을 들고 염우영을 향해 달려들었다.
  • ”꺄!”
  • 룸 안의 아가씨들은 놀라서 기겁을 하며 비명을 질러댔다.
  • 염우영은 다시 좌우 협공을 피하더니 마치 사자가 포효하는 것처럼 소리를 지르며 힘 있는 두 손으로 두 사람의 머리를 서로 찧었다!
  • 두 사람은 순식간에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 현장에 있던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 알고 보니 이 남자는 덜렁이가 아니라 지독한 캐릭터였다!
  • 그 시각, 포엠 아파트, 진유월은 끝내 참지 못하고 염우영의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다.
  • 그녀는 지금 대체 어떤 상황인지 시급하게 알고 싶었다.
  • 그러나 아쉽게도 계속 받는 사람이 없었다!
  • “설마 맞아 죽은 건 아니겠지?”
  • 진유월은 착잡한 기색으로 핸드폰을 내려놓았고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 그 남자가 맞아 죽으면 그녀는 다시 자유의 몸으로 돌아간다!
  • 그런데 왜 이토록 마음이 불안한 걸까?
  • 이때,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 진유월은 잠시 멈칫했고 냉미녀의 얼굴에 미세한 변화가 있었다. 염우영이 돌아온 걸까?
  • 그런데 물을 열어보니 집에 온 사람은 할아버지였다!
  • “유월아, 염우영은 어디 있어? 너 왜 염우영한테 이 일을 처리하게 한 거야?”
  • 방금 전 통화로는 부족했는지 진천후는 직접 그녀의 집으로 찾아왔다!
  • 천강 그룹의 회장인 그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무서운 일들을 이미 추측했고, 더구나 웅 씨 어르신의 파워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진 씨 가문도 감히 그와 대놓고 부딪힐 수 없다!
  • “나 대신 이 일을 해결해 주겠다고 헤븐 클럽에 갔어요.”
  • “뭐?”
  • 손녀의 말을 들은 진천후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다급한 목소리로 호통을 치며 말했다.
  • “지금 당장 가서 염우영을 데려오너라! 염우영은 네 남편이야! 염우영이 죽기라도 한다면 난 널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잘 기억해, 우리 진 씨 집안에 딸이 재혼을 하는 일은 여태껏 없었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 진유월은 순간 미간을 찌푸렸고 말도 안 된다는 기색을 드러냈다.
  • 할아버지는 줄곧 그녀에게 관대했고 지금껏 한 번도 그녀에게 이렇게 큰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겨우 몇 번 보지도 못한 남자 때문에 그녀를 용서할 수 없다니?
  • 만약 염우영이 죽으면 설마 그녀는 평생 과부로 살아야 한단 말인가?
  • 그녀도 화가 났지만 할아버지가 이렇게 흥분하면서 얘기하시니 진유월은 차가운 얼굴로 곧바로 옷을 걸치고 집을 나섰다!
  • 염우영, 제발 죽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