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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이 남자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 곧 염우영과 조효성은 프로젝트 현장에 도착했다.
  • 이곳은 원래 폐공장이었고 천강그룹은 이 땅을 사들여 운건에게 대형 전략 창고의 건설을 위탁했다.
  • 프로젝트가 반쯤 진행됐을 때 한 무리의 깡패들이 이 땅을 점령하여 이곳을 그들의 활동지대로 삼았다.
  • 전에 있던 공장 사장이 그들의 임금을 체불했다는 이유에서였다.
  • “당신들 혹시 단체로 기억상실증이라도 왔어? 또 우리를 쫓아내려고 왔어?”
  • “전에 사장이 월급을 안 줘서 우린 여기를 절대 못 떠나!”
  • “웅 씨 어르신도 당신들과 협상하지 않을 거니까 당신들이 몇 번을 찾아오든 소용없어! 내가 장담해!”
  • “죽는 게 무섭지 않으면 어디 한 번 경찰에 신고해 보든지!”
  • 염우영과 조효성이 찾아온 것을 본 공장의 깡패들은 욕설을 퍼부었다.
  • 그들은 하나같이 두려운 게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 운건 회사에서 만약 그들을 상대할 방법이 있었다면 진작에 그들을 쫓아냈을 테고 지금까지 시간을 질질 끌지도 않았을 것이다.
  • 조효성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염우영을 쳐다보았고 마음속으로는 이미 물러날 준비를 했다.
  • 하지만 임무를 완성하여 진유월을 집으로 데려가 지애란을 만나게 해야 하는 염우영은 어떻게 그리 쉽게 포기할 수 있겠는가?
  • “당신들 보스한테 나를 만나러 오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나도 당신들한테 예의를 차리지 않을 거야!”
  • 염우영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하든 확고한 눈빛으로 협박했다.
  • 그는 이 깡패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잘 알고 있다. 상대가 약해 보일수록 그들은 그를 괴롭힐 것이다. 그러니 강해져야만 그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 역시나 염우영의 말이 끝나자 깡패들은 조용해졌고 심지어 누군가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꽁초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 오호, 박력 있는 걸!
  • 여기서 버티고 있는 동안 그들은 염우영처럼 이렇게 앞뒤 안 가리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 딸랑 두 명이서 왔는데 감히 이렇게 큰소리를 낸단 말인가?
  • 조효성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염우영을 바보라고 생각했다. 돈을 좀 벌려고 감히 이런 깡패들과 싸우려 하다니?
  • 이때 공장 입구에 또 한 대의 차가 나타났다.
  • 장미란이 회사 차를 몰고 현장에 온 것이다.
  • 그녀는 방금 전의 분을 참지 못하고 일부러 염우영이 죽는 꼴을 보러 온 것이다!
  • 그녀는 일부러 스타일리시한 선글라스를 끼고 붉은 입술에 곡선을 그리며 상황을 지켜봤다!
  • 염우영은 그녀가 무슨 이유로 왔든 관심이 없었고 마침 잘 됐다고 생각했다!
  • “장미란, 이 사람들이 제 발로 여기서 기어나가게 빨리 법무 서류를 꺼내서 보여줘!”
  • 뭐지?
  • 염우영의 말에 장미란은 어안이 벙벙했다.
  • 무식한 놈에게는 약도 없다더니!
  • 염우영은 너무 멍청했다. 법과 이치를 따지는 깡패가 어디 있단 말인가?
  • 이렇게 쉽게 해결될 일이었다면 그녀가 진작에 해결했을 것이다!
  • “미란 씨, 왜 그래요? 법률 문서는 가지고 오신 거죠?”
  • 장미란의 속을 알 리 없는 융통성 없는 조효성은 멍해 있는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 아니나 다를까 공장에 있던 깡패들은 하나같이 장미란을 빤히 쳐다보며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 장미란은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 만약 이 깡패들이 손을 쓴다면 그녀도 분명 피해를 입을 것이다.
  • 그들이 나쁜 생각이라도 품는다면 그녀처럼 연약한 미인은 아마 흉악하고 음험한 손길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 “효성 씨, 무슨 말이에요? 서류라니요? 난 아무것도 몰라요, 허튼소리 하지 말아요!”
  • 장미란은 재빨리 거짓말로 두 사람과의 관계에 선을 그었고 심지어 뒤돌아 도망가려고 했다.
  • 염우영의 웃음거리를 보러 온 그녀는 하마터면 자신이 웃음거리가 될 뻔했다.
  • 그러나 그녀가 차를 몰고 떠나기도 전에 염우영은 손을 뻗어 차 안에 있는 법률 문서를 꺼내갔다!
  • 그러고는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장미란을 쳐다보며 일부러 서류를 흔들어댔다.
  • “미란 씨, 젊은 나이에 치매가 온 건 아니죠? 이게 서류가 아니고 뭔데요?”
  • 장미란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어두운 얼굴로 돌아섰다.
  • 순간 화가 치민 장미란은 이을 악물고 염우영을 향해 말했다.
  • “당신 미쳤어?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난 당신이랑 같이 죽을 생각 추호도 없으니까! 당신 주제에 이 깡패들을 쫓아내겠다고? 당신이 정말 해낸다면 내가 뽀뽀라도 해줄게!”
  • 그러나 그녀의 말에 염우영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 “미안하지만 난 당신한테 관심이 없어…”
  • 장미란은 염우영을 노려보며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 염우영도 그녀와 실랑이를 하기 싫어 서류를 들고 다시 대문으로 향했다.
  • 그러나 뒤돌아서보니 건물 안에서 십여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줄지어 나오고 있었고 순식간에 그 세 사람을 포위했다.
  • “우영 씨, 우리 그만 철수하죠?”
  • 깡패들의 기세에 조효성은 순간 움찔했다.
  • 그도 임무를 완성하고 싶은 건 맞지만 목숨까지 걸고 싶지는 않았다!
  • 장미란은 얼른 차에 올라탄 뒤 창문을 열고 염우영을 비웃으며 말했다.
  • “돈에 미쳤어? 장가를 못 가서 목숨 걸고 돈 버는 거야?”
  • 염우영은 장미란의 말을 아예 무시했다.
  • 장가를 못 간다고?
  • 그는 지금 아내를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다!
  • 염우영은 십여 명의 깡패들을 상대하면서도 전혀 겁을 먹지 않고 서류를 펼쳐 보여주었다.
  • “이건 천강 그룹의 부동산 서류이고, 운건의 건축허가증도 있어요. 이 부지는 이미 천강 그룹의 소유입니다. 당신들의 이전 사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이곳을 즉시 떠나 주세요!”
  • 염우영이 진지하게 말하자 깡패들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곧이어 소리 내어 웃었다.
  • “하하, 이놈은 머리가 모자란 모양인데? 우리한테 이런 얘기를 해?”
  • “법이 뭔데? 먹는 거야?”
  • “쓸데없는 소리 작작하고 빨리 끝내버리자!”
  • 한 무리의 사람들이 주먹을 불끈 쥐고 천천히 모여들었다.
  • 조효성은 놀라서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는 그저 평범한 직장인인데 주먹다짐을 해본 적이 어디 있겠는가?
  • 장미란은 문을 걸어 잠갔고 언제든 차를 몰고 도망갈 작정이었다.
  • 염우영과 조효성이 죽든 살든 그녀는 상관하지 않았고 오로지 스스로의 안전만 생각했다!
  • 그러나 염우영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칠 년 동안 군 생활을 하면서 싸움은 둘째치고 전쟁터에 나가 목숨을 부지한 적도 수없이 많은데, 이런 깡패들이 두렵겠는가?
  • 웃기는 소리!
  • “이 녀석, 넌 끝났어!”
  • 이때, 폭탄 머리 남자가 염우영을 향해 쇠사슬을 세게 휘둘렀다.
  • 그는 웅 씨 어르신의 유능한 수하로 싸움과 구타가 일상인 사람이다. 그들을 쫓아내기 위해 온 사람을 해결하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하나의 실적이다!
  • 이전에 그는 많은 사람을 다치게 했고, 심한 경우 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처치를 받았다.
  • 그들은 이런 방법으로 운건 회사의 사람들을 겁주어 그들의 프로젝트 담당자가 감히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했다.
  • 그렇게 점점 아무도 그들을 간섭할 수 없게 되었고 그들의 땅을 점령하는 목표도 달성했다!
  • 모두가 염우영이 쇠사슬에 맞아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로 피를 뿜어낼 거라고 예상하고 있던 그때, 염우영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가볍게 공격을 피했고 오히려 주먹으로 반격을 날렸다.
  • 퍽!
  • 폭탄 머리 남자는 저 멀리 나가떨어졌고 피를 뿜어내면서 뒤에 있던 대여섯 명을 함께 넘어뜨렸다.
  • 사람들은 두 눈을 의심했다!
  • 사람들의 미소는 점차 사라졌고 얼굴은 굳어버렸다.
  • 장미란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염우영의 모습을 쳐다봤다.
  • 염우영이 싸움을 이렇게 잘했다니!
  • 폭탄 머리 남자가 일어나기도 전에 염우영은 그에게로 걸어가 차가운 얼굴로 그의 다리를 세게 내리밟았다.
  • 퍽!
  • “으악…!!”
  • 폭탄 머리 남자는 위로 튕겨졌다가 다시 세게 바닥에 떨어졌고 얼굴빛은 순식간에 새파랗게 질렸다. 그는 바닥에서 고통스럽게 뒹굴며 돼지 멱따는 소리를 질렀다!
  • 모두들 놀라서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 독하다!
  • 다리 하나를 부러뜨리고 눈 하나 깜짝 안 하다니?
  • 이 남자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